'단일 칩' 솔루션은 슈퍼컴퓨터급 아니면 달성 가능성 낮아
윌리아드 투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수석 디렉터 등 인터뷰

윌리아드 투(Willard Tu)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시니어 디렉터와 웨인 라이온즈(Wayne Lyons)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전략 및 고객 마케팅 담당 디렉터가 인터뷰 도중 웃고 있다./KIPOST
윌리아드 투(Willard Tu)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시니어 디렉터와 웨인 라이온즈(Wayne Lyons)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전략 및 고객 마케팅 담당 디렉터가 인터뷰 도중 웃고 있다./KIPOST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단일 반도체로 구현할 수 있을까. 

엔비디아의 ‘자비에(Xavier)’,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DS) 컴퓨터’에 이어 웨이모까지 자율주행 전용반도체(ASIC) 개발에 뛰어들면서 단일 반도체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이 같은 이상은 슈퍼컴퓨터급 칩이 탄생하지 않는 한 현실화되기 어렵다.

1일(현지 시각) ‘자일링스 개발자 포럼(XDF) 2019’에서 만난 윌리아드 투(Willard Tu)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시니어 디렉터와 웨인 라이온즈(Wayne Lyons)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전략 및 고객 마케팅 담당 디렉터가 지적했던 것도 이 점이다.

 

통합의 기술, 자율주행

자율주행은 통합의 기술이다. 여러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모으고, 이 데이터를 인프라와 차량에서 보내오는 데이터와 합쳐야한다. 이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산⋅관리해야한다.

따라서 완성차 및 반도체 업체들의 자율주행 컴퓨팅 구조(Architecture)에 대한 관점도 ‘통합’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자일링스와 협력 중인 포니AI(Pony.ai)의 렉서스 자율주행차./포니AI
자일링스와 협력 중인 포니AI(Pony.ai)의 렉서스 자율주행차./포니AI

 

하지만 각 업체마다 통합의 수준과 방식은 서로 다르다. 부품을 인포테인먼트·조향·제동 등 역할별로 나누기도 하고, 인포테인먼트·인지·제어·판단 등 기능별로 나누기도 한다. 

‘자율주행 반도체’를 전면에 내세운 업체들은 슈퍼컴퓨터급 성능을 갖춘 반도체가 이 모든 부품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과연 가능할까.

 

완전 자율주행을 ‘단일 칩’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현재 기술 수준에서 구현된 자율주행차는 하루에 대당 4TB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센서의 정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 대차량통신(V2X) 기술까지 들어가야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처리해야하는 데이터의 양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둘 중 하나다.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보내 인근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하게 하거나,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연산을 하는 것이다. 망 및 서버 구축에 대한 비용, 지연시간 등을 감안하면 답은 후자다.

전용 반도체(ASIC)를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웨이모·테슬라 등 ‘자율주행 반도체’를 다루는 업체들은 이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칩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이미지 처리, 오디오 코덱 등 다른 부품을 흡수한 것처럼, 단일 칩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플랫폼 ‘FSD(Full Self-Driving)’./테슬라
▲테슬라의 자율주행 플랫폼 ‘FSD(Full Self-Driving) 컴퓨터’. 이 제품의 핵심은 가운데 'TESLA'가 새겨진 칩이다../테슬라

이를 현재 구현하기는 불가능하다. 양사가 출시한 솔루션들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인포테인먼트만 겨우 다룰 뿐이다. 주행 여부를 판단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처럼 부하가 큰 소프트웨어는 감당할 수 없다.

윌리아드 투(Willard tu)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담당 시니어 디렉터는 “단일 칩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할 정도의 컴퓨팅 성능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R&D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단일 칩을 팔 경우 투자수익률(ROI)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성능 프로세서로만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프로세서와 센서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둘 사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병목현상이 생겨 성능 개선에 한계가 있다.

웨인 라이온즈(Wayne Lyons) 자일링스 오토모티브 전략 및 고객 담당 디렉터는 “앞으로도 어렵다”며 “반도체 최신 제조 공정에 드는 비용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성능 개선은 그만큼 올라가지 않고 있고 최신 제조 공정 자체가 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워크로드에 맞춘 가장 현실적인 대안

자일링스가 구상한 자율주행 컴퓨팅 아키텍처는 이들과 확연히 다르다. 통합은 통합이지만, 반도체가 아닌 시스템의 통합이다. 여기에 전통 컴퓨팅 아키텍처 대신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작업 흐름에 따라 아키텍처를 만들었다는 게 특징이다.

자일링스의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중앙처리모듈에 올라간다. 이 중앙처리모듈은 데이터 수집 및 전처리 장치(DAPD)와 연산 가속기, 고성능 직렬 프로세서, 보안 프로세서로 구성된다.

 

자일링스의 자율주행 중앙처리모듈./자일링스

센서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DAPD에서 1차로 처리되고, 중요한 정보만 주행 판단을 내리는 상위 직렬 프로세서로 내보낸다. 가속기는 DAPD와 직렬 프로세서의 연산 속도를 높여주고, 보안 프로세서는 두 장치의 데이터 보안성을 강화한다.

윌리아드 시니어 디렉터는 DAPD, 가속기, 고성능 프로세서, 보안 프로세서 등도 단일 반도체로는 제대로 된 성능을 내기 어렵다고 본다. 원칩으로 가능해져도 이 모듈에는 4개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그는 “(완전자율주행은 아니지만)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차 중에서는 DAPD로만 8개의 FPGA를, 연산 가속기로 3개의 SoC를, 고성능 직렬 프로세서로 x86 기반 CPU 1~3개가 들어간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많은 업체가 자일링스의 도움을 받아 4단계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개발했다. 웨이모를 포함해서 포니에이아이(Pony.ai), 우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도 자일링스의 고객사다. 

인텔·엔비디아와 달리 안전(Safety)과 관련된 레퍼런스도 탄탄하다. 자일링스는 ADAS SoC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ADAS 반도체 6000만개를 포함, 현재까지 차량 반도체로만 1억6700만개를 출하햇다.

윌리아드 시니어 디렉터는 “자율주행 알고리즘, 다시 말해 신경망의 흐름을 가장 최적화할 수 있는 컴퓨팅 아키텍처를 생각해야한다”며 “FPGA는 이를 위한 최고의 제품이며, 넓은 설계자산(IP) 생태계도 갖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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