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시장에서 우선 확산 중...애플이 개인화 첫 발
인프라 투자 필요 없는 TWR 방식 먼저 활용할 것

알아채지 못했지만, 우리는 이미 초광대역(UWB) 실시간 위치추적(RTLS) 기술의 혜택을 이미 누리고 있다. 대표 사례가 TV 스포츠 중계다. 미식축구는 선수들 플레이 사이사이에 각 선수들이 어느 경로로 이동했고, 어떤 전술을 이용했는지를 실시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선수별 이동거리, 즉 누가 가장 부지런히 플레이 했는지도 알 수 있다.

이는 미식축구 선수 어깨보호대에 UWB 센서가 내장된 덕분이다. 미식축구 경기장 내 UWB 앵커(리더)는 선수들 어깨에서 나오는 UWB 신호를 1초에 2000번씩 읽어들인다. 이 위치 정보를 연결하면 각 선수의 이동경로 및 거리를 도출할 수 있다.

미식축구 경기 중 선수들이 착용하는 어깨보호대. UWB 칩이 내장되어 있다.
미식축구 경기 중 선수들이 착용하는 어깨보호대. UWB 칩이 내장되어 있다.

가장 정확한 위치정보 기술 UWB

 

이미 스포츠 중계나 공장자동화⋅물류 등 산업 현장에는 UWB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11’ 시리즈에 처음 ‘U1’칩을 장착하면서 UWB 기술의 개인화에 물꼬를 튼 셈이다. 

그동안 실시간 위치추적 기술로는 ▲UWB ▲저전력 블루투스(BLE) ▲RFID ▲와이파이를 이용한 기술들이 후보로 거론됐다. 이 중에 UWB는 측정오차가 센티미터 단위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하고, 소비전력도 적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아왔다. BLE 역시 소비전력이 적으나 측정오차가 1~5m 수준이다. 정밀하게 사용자 위치를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다.

UWB의 사전적 정의는 ‘500메가헤르츠(㎒)이상의 대역폭을 사용한 무선통신’이다. 짧게는 수 나노초(ns) 혹은 피코초(ps) 정도의 짧은 펄스를 다른 전파의 간섭 없이 전송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6.0~7.2㎓ 대역을 UWB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이 대역을 UWB용으로 추가 할당했다. 

실시간 위치추적 기술 간 비교. /자료=데카웨이브
실시간 위치추적 기술 간 비교. /자료=데카웨이브

UWB 위치 측정 기술은 크게 도착시간차(TDoA) 방식과 양방향측정(TWR) 방식으로 나뉜다. 전자는 사용자의 지도상 절대적 위치를, 후자는 두 디바이스 간 상대적 거리를 재는데 쓰인다.

우선 TDoA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쓰이는 위성항법장치(GPS)와 유사하다. UWB 칩이 연속적으로 시간 정보(Time Stamp)를 담은 전파를 전송하면, 이 신호를 받아보는 쪽(앵커)에서 시간 정보와 현재 시간의 격차를 계산해 거리를 추정해낸다. 

전파의 이동 속도는 항상 일정하므로, 전파가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만 알면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만약 UWB 칩이 동시에 3군데 이상의 앵커와 통신한다면, 삼각측량에 의해 절대적 위치가 도출된다.

UWB가 1초에 수천번 이상 시간 정보를 전송하기 때문에 약간의 위치 변화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게 위치를 측정한다.

이에 비해 TWR은 한쪽 기기에서 상대방 기기에 전파를 보냈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가늠한다. 이는 마치 최근 스마트폰에 양산 적용되고 있는 비행시간차(ToF) 3차원(3D) 카메라와 구현 원리가 비슷하다. ToF 카메라도 적외선(IR) 빛이 사물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거리를 측정한다. 

TDoA 방식으로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 최소 3군데 이상의 앵커와 시간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TDoA 방식으로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 최소 3군데 이상의 앵커와 시간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TWR로 시작해 TDoA로 생태계 넓힐듯

 

애플은 UWB 칩을 아이폰11 시리즈에 탑재하면서 우선 TWR 방식을 활용할 전망이다. TWR은 기기간 통신을 통해 거리를 측정하는 만큼, 추가 인프라 투자가 필요치 않다. UWB 칩이 장착된 기기가 늘어날수록 쓰임이 많아진다. 우선 UWB 칩이 장착된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동시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예컨대 사용자가 집 안에 들어왔을 때 애플 홈팟이 사용자가 선호하는 음악을 자동으로 재생하거나, 집안 조명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향후 자동차에 UWB 칩이 장착되면 차키 없이 자동차 가까이에 가는 것만으로 차 문을 열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쓰는 차라면, 운전자가 누구인지를 파악해 시트 높낮이, 룸미러의 위치 등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이 홈페이지 상에서 예로 들어 놓은 ‘에어드롭’에서의 활용도 TWR 방식의 UWB 기술이다.

이에 비해 TDoA는 인프라 투자가 필수다. 고정된 3개 이상의 앵커가 있어야 삼각측량이 가능한 만큼, 실내 곳곳에 앵커를 설치해야 한다. UWB를 이용해 실내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하려면 TDoA 앵커 투자가 필요하다. 

TWR 방식의 UWB 적용 사례. 운전자가 차 뒤로 이동하면 트렁크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사진=NXP
TWR 방식의 UWB 적용 사례. 운전자가 차 뒤로 이동하면 트렁크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사진=NXP

벽면⋅기둥 등 장애물이 있을 경우, UWB 신호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실내에서는 투자 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의 UWB 위치추적 기술이 주로 자동화된 공장, 항만, 물류창고 등 탁 트인 장소에서 B2B 용도로 국한돼 사용되는 이유다(KIPOST 2017년 9월 20일자 <페타리, 초광대역 활용한 물류 위치추적 서비스 첫 상용화> 참조).

따라서 초기에는 대규모 쇼핑몰처럼 이용자 편의를 위해 인프라 투자가 가능한 곳을 중심으로 TDoA 방식의 UWB 솔루션이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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