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AOD 첫 적용...LTPO OLED 힘 실려
카메라 중심으로 발전한 아이폰11

매년 이맘때 개최하는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 주인공은 아이폰 신제품이다. 여기서 발표한 신모델을 포함해 애플은 매년 4분기에만 7000만대 안팎의 아이폰을 판매한다. 

올해는 달랐다. 올해 스페셜 이벤트의 주인공은 온라인동영상콘텐츠(OTT) 서비스인 ‘애플TV+’였다. 파격적인 가격 정책과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로 애플 기기 사용자들을 자사 브랜드에 확실히 묶어두겠다는 전략을 노출했다. 

KIPOST는 애플TV+를 포함해 이번 스페셜 이벤트에서 주목할 점을 꼽아봤다. 

애플TV+ 이미지. /사진=애플
애플TV+ 이미지. /사진=애플

① 넷플릭스에 전면전 선포한 애플TV+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가 열린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넷플릭스의 주가가 순간적으로 3% 이상 빠졌다. 결국 2.16% 하락으로 마무리했지만, 넷플릭스 주가는 장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애플이 공개한 애플TV+의 가격 정책 때문이다.

애플은 이날 스페셜 이벤트에서 애플TV+의 구독료가 월 4.99달러(약 6000원)라고 발표했다. 특히 애플 기기 구매자들은 1년간 무료로 애플TV+에 접속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은 동일한 OTT 서비스들 대비 파격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의 기본 상품 가격은 월 8.99달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탠더드 상품은 12.99달러다. 11월 서비스를 시작할 ‘디즈니+’도 월 6.99달러로 애플TV+보다 비싸다.

이는 애플의 OTT 서비스 목적이 단기 수익창출이 아니라 장기적인 생태계 공고화라는 점을 강변한다. 락인(Lock in) 효과를 통해 소비자들을 애플 생태계 안에 묶어 두겠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로서는 압도적인 콘텐츠 경쟁력으로 승부할 수 없다면, 애플TV+를 따라 가격을 내리는 게 불가피하다. 이날 넷플릭스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던 이유다. 

팀 쿡 애플 CEO가 애플TV+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애플
팀 쿡 애플 CEO가 애플TV+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애플

콜린 길리스 채텀로드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가격 정책은 넷플릭스가 장악하고 디즈니가 강력한 경쟁자가 될 이 시장에 상당히 진지하게 뛰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선두자들을) 따라잡는 과정에서 애플은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TV+는 오는 11월 1일부터 100여개국에서 동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TV+용 콘텐츠 제작에 6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했다. 리즈 위더스푼과 재니퍼 애니스톤 주연 '모닝쇼' 등 자체 제작 드라마와 TV쇼도 제공될 예정이다.

 

② 애플워치, 애플기기 첫 AOD...비결은 LTPO

 

이날 깜짝공개된 ‘애플워치 시리즈5’에는 애플 기기로는 처음 ‘올웨이즈온디스플레이(AOD)’가 적용됐다. 그동안 애플워치는 평소 디스플레이가 꺼져있다가 사용자가 기기를 바라보면 자동으로 켜지는 방식이었다. 가뜩이나 짧은 배터리 수명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애플워치 시리즈5. /사진=애플
애플워치 시리즈5. /사진=애플

그러나 애플워치 신제품은 항상 디스플레이가 켜진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설정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자랑하는 AOD 기능이다.

AOD 첫 적용은 애플이 ‘애플워치 시리즈4’부터 사용한 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LTPO)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덕분이다. LTPO OLED는 아이폰에 장착된 저온폴리실리콘(LTPS) OLED 대비 전력 소모가 적다. 

특히 검은색 표현을 위해 화소가 꺼져있는 부분(문턱전압 이하)에서 전력소모가 LTPS OLED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서 아낀 배터리로 AOD와 같은 부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셈이다. 애플워치 시리즈5의 배터리 지속시간은 AOD 기능이 추가됐음에도 18시간으로 동일하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애플은 LTPS OLED가 사용되는 아이폰에도 LTPO OLED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LTPO OLED가 애너지 절감 기술인 만큼, 아이폰 배터리 지속시간을 늘려주거나 배터리를 더 작게 만들어 기기를 경박단소화 할 수 있다.

각 TFT 별 전력소모량 비교. 문턱전압 아래서 IGZO의 전력소모량이 적다. IGZO는 LTPO를 구성하는 한 요소다. /자료=샤프
각 TFT 별 전력소모량 비교. 문턱전압 아래서 IGZO의 전력소모량이 적다. IGZO는 LTPO를 구성하는 한 요소다. /자료=샤프

다만 LTPO OLED 생산을 위해서는 기존 LTPS OLED 라인에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LTPO OLED 전환 투자할 경우, 생산능력이 20% 가량 줄어들게 된다는 점에서 디스플레이 재료비(BOM)는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애플에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추가 투자를 위한 지출이 불가피하다.

이 밖에 애플워치 시리즈5는 나침반과 고도계 기능이 추가됐다. 또 기존 알루미늄⋅스테인리스스틸 바디 외에 티타늄⋅세라믹 소재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애플워치 시리즈5 출시와 함께 종전 ‘애플워치 시리즈3’는 199달러로 가격이 내렸다.

 

③ 카메라 중심으로 발전한 아이폰

 

아이폰은 이번 가을 출시 모델부터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보급형으로 자리를 잡았던 ‘아이폰 XR’은 ‘아이폰11’이 계승했다. 고급형인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는 각각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 프로 맥스’로 계승됐다. 애플이 아이폰에 ‘프로’라는 이름을 붙인 건 이번 시리즈가 처음이다. 라인업 전반적으로 포지셔닝을 상향 평준화 한 셈이다. 

외관은 뒷면을 보지 않으면 아이폰11 시리즈인지, 기존 아이폰XS 시리즈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큰 차별점을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역대 가장 따분한 아이폰 신제품 발표라는 혹평도 나왔다.

아이폰 신제품의 하드웨어는 발표 전 유출됐던 예상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 시리즈 ‘A13 바이오닉’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장착됐다. 아이폰11에는 듀얼 카메라가, 아이폰11 프로 시리즈에는 트리플 카메라가 각각 적용됐다. 

'아이폰11 프로' 시리즈. /사진=애플
'아이폰11 프로' 시리즈. /사진=애플

트리플 카메라는 광각⋅초광각⋅망원 렌즈로 구성됐으며, 모두 1200만화소다. 탭⋅드래그 등 제스처를 통해 렌즈를 교환할 수 있고, 동영상 촬영 중에도 렌즈 교환이 가능하다. 이 밖에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사진⋅동영상 품질을 실시간 개선할 수도 있다.

아이폰11 프로 가격은 999달러(64GB)부터, 아이폰11 프로 맥스는 1099달러부터다. 보급형인 아이폰11 가격은 699달러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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