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IC⋅COF 등으로 비즈니스 확장
신이화(Sineva) 처럼 후방산업 잠식할 듯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소재⋅부품 수급을 위한 전문업체를 설립, 관련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마치 관계사 신이화(欣奕華, Sineva)를 통해 디스플레이 장비를 구매 대행한 것처럼, 향후 이 회사를 통한 소재⋅부품 수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BOE로 향하는 관문이 하나 늘었다는 점에서 ‘통행세’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에스윈이 BOE에 공급하는 D-IC는 동부하이텍이 생산한 제품이다. /사진=동부하이텍
에스윈이 BOE에 공급하는 D-IC는 동부하이텍이 생산한 제품이다. /사진=동부하이텍

동부하이텍, ESWIN 통해 D-IC 공급

 

지난 2016년 BOE는 에스윈(ESWIN)이라는 소재⋅부품 전문업체를 설립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에스윈의 설립자본금은 1561만1000위안, 약 26억원 정도다. 최대주주는 64.1% 지분을 가진 베이징유청테크놀러지다. 베이징유청테크놀러지는 몇몇 5명의 개인 주주가 100% 소유하고 있다. 

베이징유청테크놀러지의 1~2대 주주는 탕저둥(지분율 33.96%)과 왕자헝(18.87%)인데, 왕자헝의 경우 BOE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에스윈과 BOE의 관련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왕둥성 전 BOE 회장이다. 왕 회장은 현재 에스윈의 법인 대표자를 맡고 있다. 왕 전 회장은 이미 지난 7월 BOE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지만, 에스윈의 법인 대표 역할은 아직 지속하고 있다. 

현재 에스윈 매출의 상당 부분은 BOE에 디스플레이용 드라이버IC(D-IC)를 공급해서 벌어들인다. BOE는 에스윈을 통해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D-IC를 구매하고 있다. 다만 에스윈이 D-IC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는다. 생산은 국내업체인 동부하이텍이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윈이 D-IC 관련한 기술을 갖고 있는 건 아니고 동부하이텍이 생산한 제품을 받아서 마진을 남긴 뒤 BOE에 납품하는 브로커 형태”라고 말했다. 

D-IC와 COF의 구조. /자료=삼성디스플레이
D-IC와 COF의 구조.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최근 에스윈이 직접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품목은 ‘칩온필름(COF)’이다. COF는 D-IC와 디스플레이를 연결해주는 부품이다. COF 위에 D-IC를 본딩하고, COF와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면 디스플레이 모듈이 완성된다. COF는 형태를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기 때문에 베젤(테두리)이 얇은 TV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데 필수 부품이다.

이외에도 에스윈은 반도체 패키징 사업과 실리콘 웨이퍼(시안 에스윈) 사업도 추진 중이다. BOE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에스윈은 디스플레이에 소요되는 반도체와 그 주변부를 공략하고 있다.

 

장비 이어 소재⋅부품도 통행세

 

이처럼 특정 회사를 필두로 후방산업을 교통정리하는 작업은 BOE가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도 시도했다. 역시 BOE의 관계사인 신이화를 통해서다. 신이화는 지난 2016년 이후 BOE가 발주한 주요 OLED 투자 프로젝트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레이저탈착(LLO) 같은 핵심 설비를 직접 공급하는가 하면,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거간(居間)을 자처하기도 했다. BOE가 수십조 규모 장비를 발주한다는 점을 지렛대로 삼아 기술제휴를 사실상 강요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에 BOE 물량을 몰아주는 조건으로 식각장비 기술제휴를 제안했다가 무산된 적도 있다.

왕둥성 전 BOE 회장(사진 왼쪽)과 천옌쉰 신임 BOE 이사회 의장. /사진=BOE
왕둥성 전 BOE 회장(사진 왼쪽)과 천옌쉰 신임 BOE 이사회 의장. 왕 전 회장은 아직 에스윈의 법인 대표자를 맡고 있다. /사진=BOE

문제는 이 같은 BOE의 후방산업 진출이 일종의 통행세 관례를 만든다는 점이다. BOE와의 직접 거래할때와 비교하면 회사 하나를 더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장비의 경우, 신이화를 통해서 공급하는 제품이 BOE에 직접 납품되는 것보다 최소 10~15% 정도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BOE가 워낙 많은 설비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신이화에 일부 물량 발주를 맡기기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통행세를 내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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