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서블 OLED의 LLO 공정과 유사
"2시간 이내에 4K UHD TV 한대 전사 가능"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전사(Transfer) 공정 기술로 레이저를 활용한 전사 방식이 새롭게 부각됐다. 그동안 업계는 소위 ‘애플 방식’으로 불리는 정전기를 이용한 기술과 끈적한 폴리머를 전사체(캐리어)로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경쟁해왔다.

레이저를 이용해 마이크로 LED를 전사하면 속도가 빠르고, LED 칩에 주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어 기존 방식보다 양산성이 높다.

레이저를 이용한 마이크로 LED칩 전사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유니카르타
레이저를 이용한 마이크로 LED칩 전사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유니카르타

2시간 이내에 4K UHD TV 한 대 전사

 

레이저 방식 전사 공정 개발은 유니카르타(Uniqarta)라는 미국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서는 한국광기술원과 레이저 장비 업체인 AP시스템 등이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레이저를 이용한 전사 방식은 엑셀레프린트(X-celeprint)의 폴리머를 이용한 전사 방식과 전(前) 공정이 비슷하다. 우선 사파이어 웨이퍼 위에 성장시킨 LED 칩을 화소 크기에 맞게 자른 뒤, 이를 점성이 있는 캐리어필름에 붙인다. 

이후 디스플레이 전극 위에 캐리어필름을 올린 채 적⋅녹⋅청색 서브픽셀에 맞게 레이저를 쏴서 떨어뜨려 주면 전사가 마무리된다. 캐리어필름과 마이크로 LED 사이의 접촉면에는 레이저 빛에 반응하는 물질이 코팅돼 있다. 캐리어필름 자체는 투명해 레이저를 통과시키고, 경계면 물질만 부풀어 올라 LED가 탈락되는 방식이다.

레이저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다. 통상 1줄의 레이저로 1개의 마이크로 LED를 전사하는데는 1ms(1000분의 1초)가 걸린다. 1초면 1000개, 1분에 6만개의 마이크로 LED칩을 전사할 수 있다.

4K UHD TV 위에는 2500만개의 적⋅녹⋅청 서브픽셀이 올라간다. 이를 감안하면 1줄의 레이저가 420분, 약 7시간 정도면 4K UHD TV에 쓰일 마이크로 LED 칩을 모두 전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연구되는 것 처럼 4줄의 레이저를 동시에 활용한다면 2시간 이내에 전사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다.

레이저 전사를 설명한 자료. /자료=유니카르타
레이저 전사를 설명한 자료. /자료=유니카르타

레이저 방식의 또 다른 장점은 검사 공정을 거쳐서 통과된 마이크로 LED칩, 이른바 ‘굿 다이(Good Die)’만 선택적으로 전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엑셀레프린트사의 폴리머를 이용한 전사 기술은 속도는 빠르지만, 양품 판정된 마이크로 LED 칩만을 전사하는 게 어려웠다. 폴리머 위에 붙어 있는 마이크로 LED 칩 전체를, 빠짐없이 디스플레이 위에 그대로 옮겨 붙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레이저 전사는 일단 캐리어필름 위에 마이크로 LED칩을 옮겨 놓은 상태에서 검사 공정을 진행한 뒤, 휘도와 파장이 적절한 양품에만 레이저를 쏴서 떨어뜨려주면 된다. 레이저 빔이 조사되는 위치를 실시간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디스플레이가 완성된 후 불량화소가 발견됐을 때, 리페어 작업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이저 방식의 장점이 크다.

LED 칩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는 것도 타 방식 대비 양산성을 높여준다. 애플 방식으로 불리는 정전기 헤드를 이용한 기술은 정전기에 LED 칩이 손상을 입는 탓에 양산 기술로 채택되기 어렵다. 레이저 전사는 LED를 붙잡고 있는 경계면 물질에 LED를 조사해 LED 칩 자체에 주는 충격은 거의 없다.

이 같은 장점을 앞세워 유니카르타는 LEAP(Laser Enabled Advanced Placement)으로 명명한 레이저 전사 기술로 디스플레이 업체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AP시스템의 경우, 레이저 전사가 기존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레이저탈착(LLO) 공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 OLED 업체의 LLO 장비를 AP시스템이 공급했다.

레이저 방식 전사의 기존 개발방향(위)과 최근의 개발 방향. 레이저를 받은 경계면이 부풀어 올라 LED 칩을 밀어주는 방식이다. /자료=유니카르타
레이저 방식 전사의 기존 개발방향(위)과 최근의 개발 방향. 레이저를 받은 경계면이 부풀어 올라 LED 칩을 밀어주는 방식이다. /자료=유니카르타

AP시스템 외에도 필옵틱스⋅이오테크닉스 등도 LLO 장비를 양산 공급한 경험이 있다. 향후 레이저 전사 기술이 마이크로 LED 칩 양산 기술로 부각되면 장비 공급을 타진할 수 있는 셈이다.

 

캐리어 필름 개발이 관건

 

다만 레이저 방식의 마이크로 LED 전사 기술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안정된 성능을 가진 캐리어 필름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파이어 필름 위에 성장된 LED 칩을 떨어뜨리지 않을 만큼의 점성을 가지면서, 레이저를 쬐었을 때 LED를 잘 밀어줘야 한다.

기존에는 레이저를 받은 뒤, 경계면의 점성물질이 LED와 함께 탈락되는 방식으로 개발됐지만 현재는 경계면이 부풀어 올라 LED 칩 만을 밀어주는 방식이 고안되고 있다.

김진모 한국광기술원 박사는 “레이저 방식이 기존 두 개 경쟁기술과는 다른 유력한 양산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며 “레이저 방식의 전사 수율은 레이저 자체보다는 안정적인 성능을 가진 캐리어필름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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