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2일~7월26일

 

일본 반도체 산업의 자존심이자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2위 업체인 도시바메모리홀딩스가 연내 상장 계획을 접기로 했다. 도시바메모리는 당초 올 9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했다가 11월 이후로 한 차례 상장 일정을 늦춘 바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세계 반도체 시황이 악화된 가운데 좀처럼 실적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상장 연기의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교도통신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빠르면 오는 11월로 예정했던 신주 공모 방식의 도쿄증권거래소 제1부 상장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외신은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에 반도체 시황이 단기간내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장 준비절차도 늦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시바는 기업공개 준비를 이어가 내년 3월까지는 상장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메모리는 삼성전자에 이에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2위 업체로, 지난 1분기에는 284억엔(3095억원)의 영업 손실을 보는 등 실적 부진을 겪어 왔다. 지난 6월 중순에는 주력 생산거점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 일부 생산라인이 한달 가량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당시 정전 사고로 6엑사바이트에 달하는 웨이퍼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올 3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총 공급량 전망치의 7%에 달하는 수치다.

도시바메모리는 당초 기업 공개를 통해 조달한 신규 자금을 일본 내 제2 생산거점인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에 구축중인 신공장 설비 투자 등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연내 상장이 무산되면서 이같은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도시바메모리는 모회사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가 모태로 지난 2017년 출범했다. 경영 악화를 겪던 모회사 도시바가 지난해 6월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을 중심으로 한 한미일 컨소시엄에 도시바메모리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컨소시엄에는 애플, 델 등 미국 주요 IT 기업은 물론, 한국 SK하이닉스도 참여했다. 모회사 도시바도 약 3천500억엔(약 3조8천억원)을 재출자해 40.2%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지난 3월 도시바메모리홀딩스라는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뒤 올 10월부터는 사명을 ‘기옥시아홀딩스(Kioxia Holdings Corporation)’로, 사업회사인 도시바메모리의 사명은 ‘기옥시아’로 각각 변경할 예정이다. 기옥시아는 일본어의 기억(記憶)과 그리스어의 가치(價値)를 의미하는 악시아(axia)를 결합한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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