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0 생산 라인 CIS로 전환… M15 클린룸 추가 및 M16 장비 반입 시기 재검토
2D 낸드 생산 능력도 전년 대비 15% 줄여… 올해는 물론 내년 투자액도 감소

SK하이닉스가 메모리 투자 및 생산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하락했고 쌓인 재고도 아직 소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대표 이석희)는 25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투자와 생산의 탄력적 조정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변수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2x나노 D램을 생산하던 M10을 하반기부터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이미지센서(CIS)로 전환하고, M15 클린룸 추가와 M16 장비 반입 시기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2차원(2D) 낸드 생산 능력(Capacity)도 전년 대비 10% 줄일 계획이었지만 이를 15%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 금액은 물론 내년 투자 금액도 올해 대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석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 상무는 “레거시(Legacy, 구 공정) 생산라인(Fab)은 고객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재고도 안정화하기 위해 (발표한 것 외에도) 추가로 축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개최한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 행사 전경./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개최한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 행사 전경./SK하이닉스

이는 상반기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고, 재고도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D램 출하량을 전 분기 대비 13% 늘렸지만 ASP가 전 분기 대비 24% 하락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낸드는 단품 판매까지 일시적으로 늘려 출하량을 40% 키웠지만 가격은 전분기보다 25% 떨어졌다. 

여기에 M15 초기 가동으로 인한 손실로 2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조4520억원을, 영업익은 같은기간 53% 감소한 6376억원을 기록했다.

재고 상황도 녹록치 않다. 2분기 말 SK하이닉스의 D램 재고는 기존 예상보다 늘었고 이에 따라 하반기 재고 감소 속도도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 재고는 전분기 대비 다소 줄었지만 연말께나 정상 수준에 접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고객사의 재고는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왔다. 

직전 메모리 슈퍼 사이클을 이끌었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들의 재고는 지난 2분기 말 평균 6주분으로 줄어들었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모바일 고객사들은 정상적인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낸드는 모든 산업군의 고객사가 평균 4~6주분의 재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김정태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 상무는 “하반기 수요 대비 판매를 감안하면 자사의 재고 수준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연말에는 정상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요 회복 시기는 하반기로 예상했다. 

2분기부터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하반기 서버 D램 감소분을 일정 정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 또한 PC에서 512GB 이상의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채용이 빠르게 늘고 있어 PC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봤다.

모바일은 상반기 하이엔드 제품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수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업계가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에 돌입하면서 64GB 이상 고용량 임베디드 멀티칩패키지(eMCP)의 채용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대외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내년에는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8~12GB 고용량 D램 채용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계의 수요는 당초 2분기 나아질 것으로 봤지만 아직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재고가 해소되는 연말께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이에 고용량·고수익 제품을 위주로 생산 및 판매 전략을 짜고 재고가 쌓여있는 제품은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20나노대 D램 비중을 축소하고 지난 2분기 40% 중반대를 차지했던 10나노대 D램 비중을 연말 80%로 높일 계획이다. 하반기부터 1y 나노 D램도 판매하기 시작한다. 

낸드 주력 제품은 현 72단 3D 낸드에서 하반기부터 96단 비중을 점직적으로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 PCIe SSD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96단 낸드는 주요 고객사의 인증을 받고 있다. 최근 발표한 128단 1TB 트리플레벨셀(TLC)은 내년 상반기 인증 등의 작업을 거친 후 내년 하반기 판매를 확대한다.

3분기 비트그로스(Bit Growth)는 D램의 경우 한 자릿수 중후반을, 낸드는 한자릿수 초반대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는 저조한 서버 수요로 D램은 10%를, 예상보다 출하량이 많았던 낸드는 40% 후반으로 전망했다.

김정태 상무는 “자사 128단은 96단과 주요 소자, 공정이 같아 96단에서 128단으로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테크 전환에 대한 투자 효율성도 우수해 적기에 전환 및 확대를 통해 낸드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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