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석현 KIPOST 기자:

오늘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중소형 OLED 설비 투자 동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동안 KIPOST 홈페이지를 종종 확인했던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수도 있는데요. BOE를 비롯해서 티안마, GVO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다시 한 번 OLED 투자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2016년 이후 작년까지는 BOE 혼자서 단독 드리블 하다시피 했었는데요. 올해 들어서는 티안마와 GVO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BOE도 추가 투자를 시작했죠.

 

티안마(Tianma, 천마), 스마트폰용 고화질 LCD 1위 

우선 티안마에 대해 좀 알아볼까요. 티안마는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회사입니다. 한자로는 천마라고 쓰기도 하고요. 영문으로는 티안마라고 적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무서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용 고화질 LCD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번 슬라이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티안마의 LTPS LCD 시장 점유율은 22%, 18%인 재팬디스플레이와 11%인 BOE를 크게 따돌렸습니다. 아쉽게도 국내 업체인 삼성⋅LG디스플레이는 순위 안에 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티안마가 초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중소형 OLED입니다. LTPS LCD 1위 여세를 몰아서 OLED 시장도 석권해보겠다는 야심이겠지요. 티안마는 우선 지난해 2월에 1개 라인 양산 가동에 들어갔고요, 이번에 두 번째 라인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보통 6세대 OLED 1개 라인을 투자하는데 2조원 정도가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써 4조원 정도가 들어갔다고 볼 수 있겠네요. 

 

비전옥스(GVO), OLED 라인 한번에 발주

처음부터 OLED 전문 디스플레이 업체를 표방한 GVO 역시 투자 속도가 무섭습니다. 이 회사는 현재 베이징 남쪽 구안현에 1개의 6세대 OLED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3개의 OLED 라인을 한 번에 발주내고 있는 중입니다. 앞서 계산대로라면 6조원 정도의 자금을 한번에 집행하고 있는 셈이네요. 이 3개의 새로운 OLED 라인 중 한 개는 기존 구안현에, 나머지 2개는 안후이성 허페이 공장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3개 라인의 장비가 반입되는 시기는 내년 1~2분기고요, 실제 양산은 내후년 초가 되겠네요. 

 

BOE, OLED 다시 시동

그동안 OLED 투자의 속도를 조절해와던 BOE 역시 다시 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구축했던 청두 B7과 몐양 B11 외에 충칭에 B12라는 이름의 OLED 공장을 새로 지을 예정인데요. B12 역시 앞선 두 개 공장과 마찬가지로 총 3개의 OLED 라인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한달에 6세대 원판 기준 총 4만5000장의 OLED를 생산하게 되는 셈이죠. 

B12에 들어갈 장비에 대한 발주는 오는 연말쯤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부 장비 업체들은 발주에 앞서 10월쯤 성능평가를 받는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그동안 실제 투자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많았던 B12도 구체화된다고 봐야겠죠. 

일단 BOE와 GVO, 티안마의 OLED 투자 재개는 국내 장비 업체들에게는 큰 호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지난해 이후 사실상 실종되다시피 하다 보니 그동안 장비 업체들의 실적 역시 좋지 않았죠. 이럴때 중국 업체들 발주 물량이 보릿고개를 지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공급과잉 우려

다만 좋은 면이 있으면 반드시 부정적인 측면도 있는 법이죠. 

이번에 중국 업체들이 투자한 OLED 신규 라인이 양산되는 시점에는 지금과 비교가 되지 않는 공급과잉이 초래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중소형 OLED를 사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회사는 애플, 삼성전자, 여기에 화웨이 정도 밖에 없습니다. 물론 비보, 오포 등도 일부 라인업이 있지만 그 양이 많지는 않죠.

이처럼 OLED를 사서 쓰는 회사는 소수인데, 내후년에 중국발 OLED 물량이 쏟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하이엔드 제품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한동안 독점체제를 구축하겠죠. 그러나 미들엔드, 즉 중저가 이하 시장은 가격 폭락이 불가피해 보이네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구축하는데 남은 시간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불고 있는 중국발 투자 소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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