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교수 연구팀,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
2진법 반도체 누설전류 역이용… 현 생산라인에 활용 가능

삼성전자가 3진법 반도체 구현을 검증한다. 현재의 반도체는 0과 1, 즉 2진법으로 신호를 구분한다. 3진법 반도체 구현이 가능해지면 하나의 반도체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록 교수 연구팀이 초절전 '3진법 금속-산화막-반도체(Ternary Metal-Oxide-Semiconductor)'를 세계 최초로 대면적 실리콘 웨이퍼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15일(영국 현지시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발표됐다.

 

앞열(왼쪽부터) 김우석 연구원, 최영은 연구원, 정재원 연구원,박지호 연구원, 뒷열(왼쪽부터) 이규호 교수, 김성진 교수, 김경록 교수, 장지원 교수./삼성전자
앞열(왼쪽부터) 김우석 연구원, 최영은 연구원, 정재원 연구원,박지호 연구원, 뒷열(왼쪽부터) 이규호 교수, 김성진 교수, 김경록 교수, 장지원 교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김경록 교수팀 연구지원을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 팹(FAB)에서 미세공정으로 3진법 반도체 구현을 검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를 2017년 9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로 선정해 지원해왔다.

반도체 업계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대규모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단위면적당 집적도를 높여 왔다.

문제는 이로 인해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이 커져 누설전류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는 곧 소비전력 증가로 이어진다.

3진법 반도체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인 저항메모리(ReRAM)와 위상변화메모리(PCRAM)도 3진법을 활용한다.

김경록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3진법 반도체는 0, 1, 2 값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3진법 반도체는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줄어 계산 속도가 빠르고 그에 따라 소비전력도 적다. 또한, 반도체 칩 소형화에도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숫자 128을 표현하려면 2진법으로는 8개의 비트(bit)가 필요하지만 3진법으로는 5개의 트리트(trit, 3진법 단위)만 있으면 저장할 수 있다.

김경록 교수 연구팀은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으로 발생하는 누설 전류를 역으로 활용했다. 누설전류의 양에 따라 정보를 3진법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현재 업계에서 쓰고 있는 반도체 공정에서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경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의 2진법 반도체 소자 공정 기술을 활용해 초절전 3진법 반도체 소자와 집적회로 기술을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대면적으로 제작돼 3진법 반도체의 상용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532개 과제에 6826억원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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