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성과 속도, 두 조건 충족해야
"현재는 과도기 상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는 한 변의 길이가 100마이크로미터(μm) 이하로 매우 작다 보니 기존 소자 산업에서 문제가 되지 않던 기술들도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테스트(평가) 공정도 예외가 아니다. 종전 백라이트유닛(BLU) 및 조명용 LED 테스트 방식이었던 전기발광(EL, Electroluminescence) 기술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탓에 대안 기술들을 검토 중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 사장이 마이크로 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이 75인치 TV 위에는 약 2500만개의 마이크로 LED칩이 올라간다.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 사장이 마이크로 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이 75인치 TV 위에는 약 2500만개의 마이크로 LED칩이 올라간다. /사진=삼성전자

정확한 EL, 빠른 PL

 

디스플레이의 적색⋅녹색⋅청색 화소로 쓰이는 마이크로 LED는 각 칩 간의 동질성(Uniformity)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각 칩의 빛 파장 오차가 2나노미터(nm)를 벗어나거나, 휘도(밝기) 격차가 2% 이상 벌어지면 육안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은 이를 불량화소로 판별한다. 

따라서 정확하면서도 규격에서 벗어난 칩들을 빠르게 판별해 골라내야 한다. 기존 EL 방식의 장점은 정확성이다. 칩이 만들어 진 뒤, 칩 위에 전극을 임시로 연결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한다. EL 기술은 그동안 조명용 LED 칩이나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공정에도 폭 넓게 사용되던 방식이다. 

다만 임시로라도 각 칩에 전극을 컨택(Contact)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단점이다. 현재의 기술로 5만5000개의 마이크로 LED를 평가하는데 EL 방식으로는 약 5초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4K UHD TV 한대에 약 2500만개의 화소가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번 테스트에만 2200여초, 약 37분이 걸린다. 테스트 공정은 마이크로 LED를 칩화 한 이후 뿐만 아니라 전사⋅조립⋅리페어 등 전 공정에 따라 붙어야 한다. 그때마다 일일이 EL 방식으로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된다.

마이크로 LED를 이용한 스트래처블 디스플레이. /사진=Flatpanelshd
마이크로 LED를 이용한 스트래처블 디스플레이. /사진=Flatpanelshd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 LED의 EL 테스트는 전도성 플라스틱(폴리머) 와이어를 이용해 훑고 지나가는 기술을 도입했다. 직접 칩 하나하나 컨택하는 것에 비하면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와이어가 물리적으로 빠르게 칩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오히려 불량을 일으킬 수 있고, 빠른 속도와 달리 정확성은 낮다는 단점이 있다.

광발광(PL, Photoluminescence) 방식은 EL 테스트의 느린 속도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해 낸 방법이다. 일본 도레이엔지니어링이 마이크로 LED 전용 EL 테스터를 출시했다. 대만⋅중국 등 마이크로 LED를 연구하는 업체들은 속도와 비용 문제 때문에 대부분 PL 방식 테스터를 대부분 적용하고 있다.

PL 테스터는 마이크로 LED 칩에 자외선(통상 248~405nm) 빛을 쬐어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웨이퍼 상에 한번에 빛을 쬐고, 광학적으로 불량을 판별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 LED는 외부에서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마치 전류가 인가된 것처럼 빛을 내는데, 그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연구주체마다 다르지만, 현재 PL 테스터로는 2인치 웨이퍼 1장을 평가하는데 채 1분이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인치 웨이퍼 위에는 약 500만개의 마이크로 LED칩이 만들어진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4K UHD TV 위에 올릴 2500만개의 화소를 평가하는데 이론상 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EL 방식과 비교하면 7분의 1이 안 되는 시간에 테스트를 완료하는 것이다.

PL 방식의 마이크로 LED 검사장비. /사진=도레이엔지니어링
PL 방식의 마이크로 LED 검사장비. /사진=도레이엔지니어링

PL은 속도가 빠르고, 마이크로 LED 칩에 컨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테스트로 인한 불량 발생 가능성도 없다. 그러나 정확성 면에서는 EL 테스터 대비 열세다. 실제 전류를 흘려 LED를 작동시켜 보는 것이 아니라, UV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만약 PL 방식의 오진단률이 1%만 나와도 4K UHD TV 화소 중 25만개가 불량에 노출된다. 이 1%는 양품을 불량이라고 판단하거나, 불량을 얌품 판단하는 사례다. 전자는 단순히 양품 폐기 비용 정도만 부담하지만, 후자는 이미 공정이 끝난 후에 리페어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아직 마이크로 LED의 리페어 기술은 정립되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만 단위가 넘는 칩을 리페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PL 기술의 정확성이 99.99%, 혹은 그 이상으로 높아지지 않는 이상 EL 방식과 혼합하거나, 다른 기술이 검토되어야 할 수 밖에 없다.

박준범 한국광기술원 마이크로LED 연구센터 박사는 “PL 테스트 기술의 정확성도 많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아직 세계적으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양산 중인 회사가 없기 때문에 어떤 테스트 기술이 더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 시장전망 자료. 2017년 기준. /자료=Yole
마이크로 LED 시장전망 자료. 2017년 기준. /자료=Y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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