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양산 공급
TAC 대체 PET, 100% 일본에서 수입

SKC가 트리아세틸셀룰로오스(TAC) 대체용 폴리에스터(PET) 필름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TAC은 디스플레이용 필수 광학소재 중 하나인 편광판에서 보호필름 역할을 한다. 그동안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는 TAC 대체용 PET를 일본 업체 한 곳에서 전량 수입해왔다. 

PET 업력이 40년이 넘는 SKC지만, TAC 대체용 PET는 특허장벽과 기술 난이도가 높았다.

편광판의 구조. TAC 대체용 PET은 PVA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 /자료=LG화학
편광판의 구조. TAC 대체용 PET은 PVA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 /자료=LG화학

12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다음달부터 국내 편광판 업체 A사에 TAC 대체용 PET를 양산 공급한다. 우선 모니터용으로 공급을 시작하고, 점차 TV 등 대면적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모델을 늘려갈 계획이다.

SKC가 공급하는 PET는 편광판용 보호필름으로 사용된다. 편광판은 크게 편광 기능을 수행하는 폴리염화비닐(PVA)과 PVA를 보호하는 보호필름으로 나눠진다. LCD 패널 1개에는 편광판이 2장씩 들어가기 때문에 PVA도 2장, 보호필름은 앞뒤로 총 4장이 사용된다.

2015년 이전에는 PVA를 보호하기 위해 TAC을 앞뒤로 붙여줬다. 2015년 이후에는 아크릴⋅PET⋅사이클로올레핀폴리머(COP) 등으로 보호필름 종류가 다양화되는 추세다. TAC이 습기에 약하고, 수축하는 성질 때문에 55인치 이상 대형 TV용 편광판에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TAC 수급을 일본 후지필름⋅코니카미놀타에 크게 의존해야 한다는 점도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TAC을 기피하는 원인이었다. 

그러나 TAC을 대체하기 위한 소재들 역시 일본 의존도가 높다. SKC가 공급할 TAC 대체용 PET는 그동안 한 일본 업체가 100% 공급했던 필름이다. PET 업력이 40년 넘는 SKC지만, TAC 대체용 PET는 워낙 광학적인 측면에서 규격이 까다로워 올해 들어서야 양산에 성공했다. 기존 선발 업체가 다수의 특허 장벽을 높여 놓은 것도 피하기 어려운 난제다. 

SKC 천안사업장 직원이 생산된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C
SKC 천안사업장 직원이 생산된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C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섰다는 점에서 SKC의 TAC 대체용 PET 국산화는 의미가 더 각별하다. TAC은 그동안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수차례 사업화를 시도했던 품목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TAC 필름 양산 체제를 갖추면서 후지필름의 아성에 도전했다. 그러나 끝내 양산 채택되지 못하고 2015년 1300여억원의 손실을 남긴채 사업을 정리했다. 사업을 매각해 새 주인을 찾는 작업도 실패했다. 

효성은 지난 2009년 TAC 양산에 들어간 뒤 2013년 제 2공장까지 완공했다. 그러나 아직 사업 전반적으로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점유율이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TAC 보다 PET나 아크릴이 적용된 편광판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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