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5배 성능 개선… 메모리, 네트워크 등 부품 SW 최적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무어의 법칙을 이어간다. 이전 무어의 법칙은 하드웨어인 트랜지스터의 밀도를 높여 이를 구현했다. GPU가 이끄는 무어의 법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발전하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 해밀턴(Marc Hamilton) 엔비디아 솔루션 아키텍처 및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2일 ‘엔비디아 AI 컨퍼런스 2019’ 기조연설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무어의 법칙은 트랜지스터의 밀도가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내용으로, 인텔 등 CPU가 이를 증명해왔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공정 노드의 증가에 비해 성능 개선 정도가 줄어들었다. 

해밀턴 부사장은 “순수 GPU만으로 매년 1.5배씩 성능을 개선하고 있고, 2025년에는 초기 개발된 GPU보다 1000배 좋은 성능의 GPU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게 소프트웨어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특히 소프트웨어(SW)의 기술 발전을 강조했다. 하드웨어의 성능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 위에 올라가는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마크 해밀턴 엔비디아 부사장이 2일 '엔비디아 AI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KIPOST
마크 해밀턴 엔비디아 부사장이 2일 '엔비디아 AI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KIPOST

엔비디아는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언어 쿠다(CUDA)를 개발, 자사 GPU를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가 쓸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용 GPU부터 서버용 GPU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의 모든 제품은 ‘쿠다’로 통한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GPU와 연결되는 부품의 소프트웨어(SW)를 자사 솔루션과 맞게 최적화한다. 예를 들어 2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2)도 메모리 업체와 협력해 SW 스택을 최적화했고, 최근 인수한 네트워크 가속화 솔루션 업체 멜라녹스와도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이 기술이 적용된 게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서버 솔루션 ‘DGX 수퍼팟(SUPERPOD)’이다. ‘DGX 수퍼팟’은 ‘DGX-2H’ 서버 96개를 연결한 시스템으로, 단일 ‘DGX’ 서버로는 원하는 만큼의 성능을 낼 수 없다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CPU 서버로만 ‘DGX 수퍼팟’과 비슷한 성능을 내도록 구성하면 랙 3000~4000개 규모의 서버를 축구장만한 공간에 구축해야한다. 케이블 값만 해도 DGX 수퍼팟보다 비싸다고 그는 설명했다. 국내 첫 고객사는 현대모비스다.

헤밀턴 부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AI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AI를 구현하기 위해)필요한 규모로 투자하는 기업이 적다”며 “엔비디아의 솔루션은 슈퍼컴퓨터부터 하이퍼스케일, 그리고 그 중간의 성능과 사용자 수를 가진 데이터 사이언스까지 전 영역에 적용할 수 있어 활용처가 넓다”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 AI 컨퍼런스 2019’는 엔비디아가 미국에서 여는 연례행사인 GTC(GPU Technology conference)의 한국판 행사로, 지난 1~2일 개최됐다. 

올해 행사에는 총 3000여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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