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한국광기술원 박사
"까다로운 '리페어' 피하려면 에피 완벽해야"

멀티챔버 방식의 MOCVD. 에피웨이퍼 수율을 높이려면 싱글챔버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전망이다. /사진=비코
멀티챔버 방식의 MOCVD. 에피웨이퍼 수율을 높이려면 싱글챔버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전망이다. /사진=비코

“에피웨이퍼 공정 수율을 완벽에 가깝게 잡지 않으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의 원가절감(Cost Down)은 요원합니다. 이후 공정에서 아무리 높은 수율을 유지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김영우 한국광기술원 박사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플렉스코리아’ 튜토리얼에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양산 적용하기 위해서는 에피웨이퍼 공정부터 수율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피웨이퍼란 LED 기판인 사파이어웨이퍼 위에 질화갈륨(GaN) 층을 성장시킨 상태를 말한다. 에피웨이퍼를 직육면체로 잘게 쪼개면 LED칩이 되는데, 한 변의 길이를 100마이크로미터(μm) 이하로 자른 칩을 마이크로 LED라고 부른다.

그동안 마이크로 LED를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업계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전사(Transfer)’였다. 김 박사가 전사 보다 앞 공정에 속하는 에피웨이퍼 공정에 힘을 싣는 것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작시 뒤따라오는 ‘리페어’ 공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나중에 고치는 과정이 너무 힘드니 처음부터 양품의 LED만 화면 위에 올리자는 뜻이다.

예컨대 에피웨이퍼 공정이 99.9%의 수율을 유지한다고 하면, 잘게 자른 칩 1000개 중 한 개는 불량이다. 전사 공정에서 이를 100% 수율로 디스플레이 상에 옮긴다고 해도 TV 위 화소 1000개 중 1개는 불량화소다.

4K UHD TV 위에는 총 2500만개, 최근 출시된 8K UHD 위에는 1억개의 화소가 형성된다. 이를 감안하면 4K UHD 위에는 2만5000개, 8K UHD 위에는 10만개의 불량화소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마이크로 LED를 활용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KIPOST
마이크로 LED를 활용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KIPOST

이 날 세 번째 연사로 나선 김진모 한국광기술원 박사는 “불량화소 1개를 수리하는데 1분이 걸린다 치면 4K UHD TV 1대당 리페어에만 17일이 소요된다”며 “이런 속도로는 양산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리페어 공정이 필요한 불량화소를 최소화려면 에피웨이퍼 공정부터 수율을 사실상 100%로 유지해야 한다.

에피웨이퍼 공정 수율을 끌어올리자면 지금과 같은 멀티챔버 방식의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로는 불가능하다. 한개의 챔버 안에서 한 장의 에피웨이퍼만 성장시키는 싱글챔버 방식 장비로 교체해야 한다. LED 업계 선두인 일본 니치아가 싱글챔버 방식으로 에피웨이퍼를 성장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챔버 한 개에서 한 장의 에피웨이퍼만 성장시키면 그 만큼 생산성은 떨어진다. 에피웨이퍼 직경 자체를 늘릴 필요가 있다. 스몰 사이즈로 굽던 피자를 라지 사이즈로 구워 더 여러명이 나눠먹을 수 있을 것과 같은 이치다. 김 박사는 “6인치까지는 원가절감을 논하기 어렵고 8~10인치 이상으로 웨이퍼 사이즈를 키워야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웨이퍼 사이즈를 키우는 것도 현재로서는 기술적 난제다. 기판으로 쓰이는 사파이어웨이퍼는 MOCVD 안에서 고온(800~1000℃)에 의해 휜다. 휨(Bowing)의 정도는 기판 사이즈가 커질수록 심하다. 이 때문에 상용화된 LED 에피웨이퍼 크기는 현재까지는 6인치가 한계다.

김영우 박사는 “리페어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수천만개의 칩 중에 불량 칩을 잡아 내고 이를 양품으로 교체하는 과정이 극치 까다롭다”며 “에피웨이퍼⋅칩 단계에서 혁신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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