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 모듈 없이 카메라 플래시처럼 동작하는 방식
디자인 자유도 높고, 내구성 뛰어나

삼성이 차세대 고정형 라이다(LiDAR) 기술을 보유한 벤처 기업의 지분을 확보했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기 위해 장착하는 광학장치다. 기존 라이다는 360도로 고속 회전하는 구동부 탓에 무겁고 디자인에도 제약이 많았다.

센스포토닉스 플래시 라이다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감지한 모습. /사진=센스포토닉스
센스포토닉스 플래시 라이다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감지한 모습. /사진=센스포토닉스

미국 라이다 기술 전문업체 센스포토닉스는 삼성벤처투자⋅아카디아우즈⋅컨그루언트벤처스 등으로부터 2600만달러(약 308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금을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자동차⋅산업용로봇 등에 사용하는 차세대 라이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벨로다인으로 대표되는 기존 라이다 시스템은 세로로 정렬한 적외선 레이저를 빠른 속도로 회전시켜 주변 사물을 감지한다. 레이저 다이오드(LD) 혹은 수직표면광방출레이저(VCSEL)에서 방출된 적외선이 사물에 맞고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면 주변을 3차원(3D)로 스캐닝할 수 있다. 마치 문서를 빛으로 읽어들이는 스캐너를 수직으로 세워 회전시키는 것과 원리가 유사하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물리적으로 회전하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모듈 크기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또 회전모터의 내구성도 시간이 갈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벨로다인의 회전형 라이다. /사진=벨로다인
벨로다인의 회전형 라이다. /사진=벨로다인

센스포토닉스의 기술은 회전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주변을 3D로 인식한다. 물리적 동작이 없다는 점에서 ‘솔리드스테이트(Solid State) 라이다’로 분류한다.

혹은 스캐닝 없이 카메라 플래시처럼 적외선을 방출한다는 점에서 ‘플래시(Flash) 라이다’로 불리기도 한다. 센스포토닉스의 라이다 모듈은 마치 카메라 플래시처럼 수많은 레이저 줄기를 전방을 향해 동시에 방출한다.

1개의 모듈이 주변을 360도로 스캐닝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자동차 지붕 중간에 모듈을 장착할 필요도 없다. 헤드라이트에 적외선 방출부를, 내부 블랙박스 카메라 자리에 수신부를 둘 수도 있다. 단, 주변을 360도로 인지하려면 사방에 복수의 모듈을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 라이다 기술은 과거 우주항공 분야에서 먼저 상용화됐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정거장과 우주선의 도킹을 위해 플래시 라이다 장치를 사용했다. 당시 정밀도 높은 플래시 라이다는 미국 ASC(Advanced Scientific Concepts)사가 개발해 공급했다.

센스포토닉스의 라이다를 장착한 모습. /사진=센스포토닉스
센스포토닉스의 라이다를 장착한 모습. /사진=센스포토닉스

이 같은 방식에도 난제가 있다. 한 줄의 레이저를 수백만개로 확장시켜주기 위한 스프레더(Spreader)와 이를 다시 수신할 수 있는 카메라를 만드는 기술이 까다롭다. 이 기술은 이스라엘 광학 전문업체인 오릭스비전과 독일 컨티넨탈, 벨기에 제노매틱스(Xenomatix) 등이 개발하고 있다.

센스포토닉스는 현재 한 상용차 회사와 플래시 라이다를 적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 연말쯤 첫 시연을 하는 게 목표다.

스콧 버로우스 센스포토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백만 줄기의 레이저를 방출하는데 대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연말 안에 이 라이다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를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플래시 라이다의 동작원리. /자료=ASC
플래시 라이다의 동작원리. /자료=A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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