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씩 시차 두고 3개 라인 입고
완공되면 중소형 OLED 생산능력 세계 2위

중국 BOE의 세 번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인 충칭 B12 구축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B12는 작년 연말 착공식 이후 현재는 공장 건설 작업을 진행 중이며, 주요 장비 업체들과 발주 및 반입 스케줄을 논의하고 있다.

B12가 완공되면 BOE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은 명실상부한 2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 BOE가 폴더블 OLED를 공급한다. /사진=화웨이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 BOE가 폴더블 OLED를 공급한다. /사진=화웨이

머뭇거리던 BOE, B12 투자 공세 전환

 

한 글로벌 OLED 장비 업체 대표는 “B12의 장비 성능평가가 오는 10월 예정되어 있다”며 “발주는 연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일부 납기가 긴 품목은 이보다 3~4개월 앞서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BOE는 앞선 B7(청두)⋅B11(몐양)과는 달리, 3개 라인에 대한 장비를 한번에 발주할 예정이다. B12 역시 3개 라인, 6세대(1500㎜ X 1850㎜) 원판투입 기준 월 4만5000장 규모로 구축된다. 앞서 B7⋅B11은 첫 번째 생산라인의 구축 상황과 수율을 봐가면서 투자를 진행했지만, B12는 3개 라인에 대한 장비를 일시에 PO(구매발주)를 내기로 했다.

역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GVO도 지난달부터 시작해 3개 OLED 라인에 대한 발주를 한 번에 내고 있다. BOE는 1~3번 라인을 각각 4개월씩의 시차를 두고 반입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각 라인에 대해 성능평가와 PO 작업을 제각각 수행할 만큼의 여유가 없다. 빠르면 내년 3분기 안에 첫 라인 반입을 시작해 1년 내에 모든 작업을 마친다는 심산이다.   

이 같은 BOE의 행보는 그동안 B12 투자를 놓고 좌고우면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BOE가 B12 투자를 검토했던 것은 2017년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 것도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공상은행이 8조원의 자금을 대기로 하면서 투자가 일사천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후 9개월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BOE B12 구축 예상 스케줄. /자료=KIPOST
BOE B12 구축 예상 스케줄. /자료=KIPOST

일각에서는 앞서 투자한 B7과 B11의 양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B12 투자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BOE 내부에서도 중소형 OLED 사업 지속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B7의 생산 실적이 쌓이고, B11 역시 곧 양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면서 BOE가 중소형 OLED 사업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BOE는 B7에서 생산한 OLED로 화웨이의 OLED 전략적 공급사로 등극했다.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화웨이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용 OLED도 BOE가 공급한다.

 

SDC 이은 2위 생산능력 확보 전망...LGD 애플 공급 6월 결정

 

BOE까 B12까지 완성하게 되면, 이 회사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은 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13만5000장까지 늘어나게 된다. 아직 삼성디스플레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LG디스플레이를 훌쩍 뛰어 넘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 E5와 파주 E6에 총 6만장 규모의 6세대 OLED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파주 AP2-E2 라인에 4세대(730㎜ X 920㎜) OLED 생산라인이 있다. 여기서는 대부분 애플의 ‘애플워치’용 패널을 생산한다.

BOE는 화웨이의 전략적 OLED 공급사로 등극했다. 사진은 화웨이의 'P20 라이트'. /사진=화웨이
BOE는 화웨이의 전략적 OLED 공급사로 등극했다. 사진은 화웨이의 'P20 라이트'. /사진=화웨이

단순 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출하 실적 역시 갈수록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이후 스마트폰 OLED 출하량에서 LG디스플레이를 넘어 섰고, 월 출하량을 100만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목표 출하량은 790만개, 연간 목표는 2000만개다.

지난해 글로벌 플렉서블 OLED 출하량은 1억5000만대 정도였다. 작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점유율 13% 정도를 차지하겠다는 심산이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로서는 올 가을 출시될 ‘아이폰Xi(가칭)’용 공급에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샘플 승인에는 성공한 상태이나, 아직 양산 품질에 대한 최종 퀄(승인)은 받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용 OLED 공급 여부가 6월 중순쯤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아직은 중소형 OLED 부문에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BOE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이엔드 시장을 제외한 중저가 OLED 시장은 후발 업체에 점차 내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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