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환경에서 시인성 높이고
OLED 전력 소모 최소화

지난 3일(현지시각) 애플이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9)에서 공개한 ‘iOS13’이 디스플레이 관점에서 가장 크게 바뀐 건 ‘다크 모드(Dark mode)’ 추가다. 기존 운영체제(OS)의 바탕 화면이 기본 백색이었다면, 다크 모드는 검정색이 우선 적용된다.

다크 모드는 어두운 환경에서의 시인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크모드가 적용된 아이폰 화면. 기본색이 검정색이라 배터리 사용량이 줄어든다. /사진=맥루머
다크모드가 적용된 아이폰 화면. 기본색이 검정색이라 배터리 사용량이 줄어든다. /사진=맥루머

macOS 모하비에 이미 적용...아이폰 시계 기능에도
 

iOS13 하에서 다크 모드는 ‘설정’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지금처럼 기본 바탕을 백색으로 선택하고 싶다면 ‘라이트 모드(Light mode)’를, 반대로 검정색을 선호하면 다크모드를 설정하면 된다.

다크 모드는 애플이 지난해 mac(데스크톱PC)용 OS인 ‘모하비’에서 처음 선보였다. 지금 사용하는 아이폰에도 ‘시계’ 기능에 다크 모드가 일부 적용되어 있다.

다크 모드는 어두운 환경에서 시인성을 유지하면서도 눈의 피로도는 크게 줄여준다. 야간에 실내 조명을 꺼놓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화면 전반적인 밝기가 낮아지는데, 동시에 시인성까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화면 바탕은 물론 피사체 밝기까지 어두워져 화면이 또렷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또렷한 화면을 위해 밝기를 인위적으로 높이면 눈의 피로도가 증가한다.

다크 모드는 바탕화면 색상을 검정색으로 바꿈으로써 화면 전체의 휘도를 낮춘다. 덕분에 눈의 피로도는 최소화 하면서 시인성(또렷한 화면)은 유지할 수 있다.

다크 모드가 적용된 아이폰 화면. /사진=맥루머
다크 모드가 적용된 아이폰 화면. /사진=맥루머

배터리 사용시간도 연장
 

그러나 모바일 기기에 있어 다크 모드의 더욱 큰 장점은 배터리 사용 시간 연장이다. 특히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OLED가 적용된 기기라면 다크 모드 사용으로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다.

LCD는 화면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에서 사용하는 전력 사용량의 차이가 없다. 흰색과 검정색의 전력 소모가 동일하다는 뜻이다.

예컨대 LCD가 적용된 ‘아이폰XR’은 설사 다크 모드를 켠다고 해도 전력 사용량을 절감할 수 없다. LCD 구조상, 어두운 부분이나 밝은 부분 모두 백라이트유닛(BLU) 안쪽에서 빛을 켠 상태이기 때문이다. 빛의 밝기는 액정층에서 얼마 만큼의 빛을 통과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OLED의 발광 원리는 이와는 다르다. 애초에 필요한 만큼의 빛만 생산한다. 이 때문에 검정색 부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검정색을 표현하는 화소는 아예 전력 공급을 끊으면(오프) 된다.

애플워치 시리즈4. LTPO OLED가 적용됐다. /사진=애플
애플워치 시리즈4. LTPO OLED가 적용됐다. /사진=애플

애플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애플워치 시리즈4’는 OLED 중에서도 오프 상태에서 디스플레이의 전력사용량이 극히 적다.

아이폰 생산에 사용된 OLED는 화면을 구동하는 백플레인(TFT)으로 저온폴리실리콘(LTPS)가 사용된데 비해, 애플워치는 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LTPO)가 사용됐다.

백플레인은 어떤 방식으로 제조됐느냐에 따라 ▲비정질실리콘(a-Si) ▲LTPS ▲옥사이드 등 3개로 나뉜다. 그동안 중소형 OLED용 백플레인은 LTPS가 대세였다. 옥사이드 기술이 전력 효율에서 앞서지만, LTPS가 중소형 패널 화질을 높이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모두 LTPS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스플레이를 자사 제품에 채택했다.

백플레인(TFT) 별 전력소모량 비교 그래프. /자료=샤프
백플레인(TFT) 별 전력소모량 비교 그래프. /자료=샤프

애플이 애플워치에 처음 적용한 LTPO는 LTPS와 옥사이드의 장점만을 합친 백플레인이다. 전력효율과 고화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부품이다. 애플워치 시리즈4의 배터리 용량이 전작 대비 17%나 줄었음에도 사용시간은 동일하게 유지한 비결이다.

애플은 2020년 이후 아이폰에도 LTPS가 아닌 LTPO OLED를 채택할 계획이다. 올 가을 정식 출시될 iOS13의 다크 모드와 결합하면 향후 아이폰 배터리 사용 시간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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