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연의 특허는 전략이다]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
[신무연의 특허는 전략이다]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
  • 신무연 기율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 승인 2019.05.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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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5일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지구 지방법원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미국 1차 소송). 두 공룡기업간의 특허전쟁의 시작이었다. 며칠 후인 2011년 4월 21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한국, 독일, 일본에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2011년 4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방법원에 애플을 특허침해로 제소했다. 한편, 2012년 2월에 애플은 다시 삼성전자를 특허 침해로 제소했다(미국 2 차 소송).

그리고 애플은 2011년에 독일, 일본, 네덜란드, 한국, 호주에서 삼성전자를 특허침해로 제소했다. 이처럼 두 기업 간의 특허전쟁은 시작된 그 해에 이미 전 세계로 확대됐고, 2013년 10월 기준 소송은 9개국에서 63건에 달했다. 미국에서의 승패가 곧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전쟁의 승패가 될 것이므로, 양사는 2014년 7월에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는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위의 소송이 계속되는 중 2011년에 애플이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삼성전자를 제소했고 2013년에 결론이 났다.

위 분쟁들은 현재 기준으로 모두 종결됐지만, 그간 미국 소송들을 정리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1. 미국 1차 소송 – 2011년부터

2011년 4월 15일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캘리포니아주 북부지구 지방법원에 침해 소송 제기했다(1심). 구체적으로 애플은 삼성이 3개의 기술특허(7469381, 7844915, 7864163)와 4개의 디자인특허(D504889, D593087, D618677, D604305), 트레이드 드레스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며, 삼성은 애플을 미국 특허 번호 7675941, 7447516, 7698711, 7577460, 7456893의 특허들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1심 (캘리포니아주 북부 새너제이 지방법원)

1심은 삼성은 애플에 총 9억 3,000만 달러 (약 1조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이 애플의 트레이드 드레스를 침해했고(3억 8,200만 달러 - US3470983, US3457218, US3475327), 애플의 특허(7469381(일명 바운스백), 7844915(일명 스크롤링), 7864163(일명 탭투줌)를 침해했으며(1억 4,900만 달러), 애플의 디자인특허(D618677(둥근 모서리), D593087(둥근 모서리에 베젤 추가), D604305(검은 화면에 아이콘 16개 배치))를 침해(3억 9,900만 달러)했다는 것이다.

◇2심(연방순회항소법원)

삼성전자는 곧바로 항소했고 1심의 결과를 일부 뒤집을 수 있었다. 항소심은 1) 삼성은 애플의 트레이드 드레스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2) 삼성의 애플 특허에 대한 침해 및 손해배상액을 그대로 인정했고, 3) 삼성의 애플 디자인에 대한 침해 및 손해배상액도 그대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서 삼성전자는 항소심의 디자인 침해와 손해배상액 인정에 대해 상고했다

◇상고심(연방대법원)

삼성전자는 연방대법원에 이송명령을 신청했고, 연방대법원에서 다시 심리가 열렸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항소심(2심) 판결이 사실상 최종적인 판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고허가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사 9명 중 4명이 찬성해야 상고심이 열린다. 상고된 사건 중 대법원이 심리하는 비율은 5% 정도이므로 상고심이 열린 것은 미국 소송 역사상 유의미한 일이다.

2016년 12월,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2심(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에서 디자인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산정이 잘못되었다고 판결했다. 2심은 디자인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완제품’을 기준으로 산정하였으나 연방대법원은 ‘부품’(케이스 등)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을 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2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2심으로 환송했다. 그리고 연방순회항소법원(2심)은 2017년 2월에 이 사건을 다시 1심으로 돌려보냈다.

◇다시 1심 (캘리포니아주 북부 새너제이 지방법원)

1심은 상고심의 판단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해야만 했다. 2018년 6월에 다시 진행된 1심 배심원 평결에서 총 배상액은 5억3900만달러(약 6000억원)이 되었다.

삼성은 배심원 평결에 불복해 2018년 6월 7에 재심을 요청했으나, 곧 본 소송의 종결에 합의했다. 삼성과 애플은 2018년 6월 27일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에 화해하고 모든 소송을 취하한다는 서류를 제출했다. 양사의 구체적인 합의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2. 미국 2차 소송 - 2012년부터

애플은 2012년 2월 8일 삼성이 채택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단어 자동완성(‘172) 등 다수의 특허들을 통해 아이폰 운영체제를 침해했다며 캘리포니아주 북부지구 지방법원에 또 다른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삼성이 단어 자동완성 특허(US 8,074,172), 데이터 태핑 특허(US 5,946,647), 밀어서 잠금해제 특허(US 8,046,721), 통합검색 특허(’959), 데이터 동기화 특허(‘414)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며, 삼성은 애플이 디지털 이미지·음성 녹음/재생 특허(’449), 원격 비디오 전송 시스템 특허(‘239) 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1심 (캘리포니아주 북부 새너제이 지방법원)

1심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은 애플 주장을 받아들였다. 1심은삼성이 애플의 밀어서 잠금해제 특허(’721), 데이터 태핑 특허(‘647), 단어 자동완성 특허 (’172)를 침해했다며 삼성에 1억 1,960 만 달러의 배상금을 부과했다. 또한 1심은 애플이 삼성의 디지털 이미지 및 음성기록 전송기술 (’449)을 침해했다고 하며, 애플에 15만 8,400달러의 배상금을 부과했다.

이 판결은 1차 소송의 1심 판결보다 삼성에 훨씬 유리한 것이다. 배상액이 낮으며 삼성도 일부 승소했기 때문이다.

◇2심 (연방순회항소법원)

삼성전자는 곧바로 항소했고 2심인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으로부터 1심의 판결을 뒤집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구체적으로, 항소심은 2016년 2월에, 애플 특허 3개를 삼성이 침해했다는 판결을 파기하였으며, 삼성의 특허 1개를 애플이 침해했다는 판결은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데이터 태핑 특허(’647)에 대해서는 침해가 아닌 것으로, 단어 자동완성 특허(‘172)와 밀어서 잠금해제 특허(’721)에 대해서는 무효로 보았다.

그러자 애플이 전원합의체 심리를 요구하여, 2016년 10월의 재심리에서 다시 결과가 뒤집혔다. 9인 재판부가 애플의 요청으로 다시 심리한 결과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대반전이었다. 이 결정으로 2차 소송을 다 이겨가던 삼성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3심 (연방대법원)

삼성전자는 2016년 3월에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연방대법원에 상고를 신청했으나, 대법원은 2017년 11월에 삼성전자의 상고 신청을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2차소송과 관련하여 애플에 1억1960만달러(약 1200억원)를 최종적으로 배상하게 되었다.

 

3. ITC 사건

위의 소송이 계속되던 중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서도 두 기업 간에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된 분쟁이 제기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1년 6월 28일 아이폰4S와 아이패드 등이 자사의 통신기술 표준특허 2건과 상용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ITC에 수입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애플은 삼성의 표준특허에 대해 FRAND와 특허소진론을 주장하며 반박했으나 ITC는 2013년 6월 4 일 애플이 삼성의 특허 4건 중 1건을 침해하였으므로 애플 제품의 수입을 금지한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ITC의 최종 결정에 대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6년 만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한편, 애플은 2011년 7월 5일 삼성제품이 자사 특허 6건을 침해 했다고 ITC에 제소했고, 2013년 8월 9일 삼성이 애플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수입금지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미국 행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수입금지가 확정됐다. 미국 행정부가 일방에 대해서만 거부권을 행사한 이 조치는 보호무역주의의 부활이라는 평을 얻었다. 다만, ITC가 삼성에 대해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침해대상 제품들은 구형 모델이나 단종제품 이어서 미국 내 매출에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의 아이폰의 혁신성과 소송이 미국에서 진행된 점을 고려할때, 처음부터 삼성에 유리한 분쟁은 아니었지만 분쟁이 종결되기까지 삼성은 큰 무리 없이 완주하였다. 홈그라운드가 아닌 미국 소송에서 우리 기업이 이 정도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과거 코닥과 폴라로이드의 특허 소송에서 코닥은 완패하여 700여명의 근로자를 해고하고 생산라인을 닫으며 손해액을 배상하는 등 총 30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 공장을 폐쇄하고 추가적인 제품을 만들 수 없었으므로 코닥이 받은 피해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반면, 삼성과 애플의 소송에서 이익을 얻은 것은 로펌 뿐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위의 분쟁에서의 코닥과 달리 삼성은 자신들의 제품을 계속 생산할 수 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애플과 충분히 겨룰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었으므로, 마케팅 부분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얻지 않았을까. 지금 삼성의 이미지는 처음 소송이 시작되었던 2011년과 비교해도 훨씬 커 보인다.

이 소송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특허분쟁을 대비해 기업이 반드시 특허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 분쟁에서 특허가 없는 기업과 있는 기업은 서로 상대가 되지 못한다. 특허를 가진 기업들끼리 싸울 경우에만 이들의 사례처럼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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