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P 가격의 3분의1 수준… 진영글로벌-LS엠트론 상용화 추진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의 문제점 중 하나는 부품 단가다.

모뎀, 무선통신 프론트엔드(RFFE) 모듈, 안테나 등을 제공하는 업체는 늘어나고 있지만 기반 인쇄회로기판(PCB)은 여전히 대체재가 없다.

현재 상용화된 솔루션은 액정폴리머(LCP)로 기존 재료보다 20배 이상 비싸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가 나왔다.
 

5G PCB, LCP 대체재를 찾아라

5G 단독모드(SA)는 6㎓ 이하 주파수 대역과 24㎓ 이상 밀리미터파(㎜WAVE)를 모두 활용한다. 이 중 밀리미터파는 파장이 짧아 PCB 위 각 부품이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신호 크기가 급감한다.

이런 현상을 줄이기 위해 업계는 유전상수(Dk)와 에너지손실값(Df)이 낮은 PCB 재료를 찾아왔다. 요구 수준은 유전상수와 에너지손실값이 각각 2.9, 0.001 미만인 소재였다.

기존 PCB 소재인 FR4나 FPCB 소재 폴리이미드(PI)는 이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유일하게 이와 근접한 성능을 가진 소재가 LCP다.

 

▲5G 스마트폰용 기판 후보 재료 물성./업계, KIPOST 취합
▲5G 스마트폰용 기판 후보 재료 물성./업계, KIPOST 취합

문제는 가격이다. FR4 PCB 원판 가격은 2만원 정도지만, LCP 기판은 이보다 최대 20배 비싸다. 공급사도 무라타제작소,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으로 한정돼있다.

이에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LCP 대체재 개발에 돌입했다. 에스아이플렉스, 대덕GDS 등은 FR4 기반 저손실(Low-Df) PCB를, 아모텍은 저온동시소성세라믹(LTCC)  PCB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성능을 만족시킨 곳은 없다.

LCP 안테나를 처음 썼던 애플도 올해 출시하는 아이폰용 안테나로 LCP와 ‘변형 폴리이미드(MPI)’ 기반 안테나를 혼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모뎀 업체가 대부분 LCP를 레퍼런스로 삼고 있어 변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케이블 업체 진영글로벌, ‘PCT’로 스마트폰 시장 도전장

진영글로벌은 최근 5G 스마트폰용 PCT(poly-cyclohexylene dimethylene terephthalate) 기반 연성동박적층판(FCCL)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개발하고 LS엠트론과 함께 상용화에 나섰다.

PCT는 SK케미칼과 SKC가 개발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다. 고온·고습에 강하고 절연 효과를 시험하는 CTI(Comparative Tracking Index)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제로(0) 등급을 받을 정도로 안정성이 높다. 절연파괴전압도 7㎸로 높다.

PCT의 유전상수는 28㎓에서 2.6에 불과하다. 손실값은 0.02로 FR4와 유사하지만, 유전상수와 에너지손실값이 주파수 대역이 높아질수록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LCP 솔루션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가격도 LCP보다 저렴하다. PCT 소재 가격은 LCP 대비 3분의1에 불과하다.

 

▲‘오토모티브 테크놀로지 엑스포 2019’에서 진영글로벌의 부스에 기존 차량용 와이어 하네스와 진영글로벌의 PCT FFC가 나란히 전시돼있다./KIPOST
▲‘오토모티브 테크놀로지 엑스포 2019’에서 진영글로벌의 부스에 기존 차량용 와이어 하네스와 진영글로벌의 PCT FFC가 나란히 전시돼있다./KIPOST

PCT는 열 안정성이 낮고 빠르게 굳어버리는 특성 탓에 FPCB처럼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기 어려웠다.

양산 기술을 확보한 건 자동차 와이어링 하네스 업체 진영글로벌이다.

이 회사의 PCT 기반 연성평면케이블(FFC)은 이미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니로’의 전자식기어장치(E-shifter)용 배터리 시스템에 쓰였다. 포드(Ford) 등 굵직한 완성차 업체들도 진영글로벌의 PCT FFC를 활용한다. 

공급망(SCM)은 SK케미칼이 원료를 공급하고 SKC가 이를 가공해 진영글로벌에 납품하면, 진영글로벌과 협력사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구조다.

자동차 케이블 주문이 늘어나고 5G 스마트폰용 FPCB 개발을 시작하면서 진영글로벌은 한 번에 4000m 길이의 필름을 만들 수 있는 롤투롤 양산 기술까지 확보했다. 

현재는 PCT 필름에 PCB처럼 복잡한 회로를 그릴 수 있도록 금속 필름 인쇄(MoF)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경도 진영글로벌 신사업총괄 이사는 “연내 MoF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노펙스, 이노벡토리 등과 함께 만든 조인트벤처(JV) 제이에스아이를 통해 생산량(Capacity)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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