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이어 ADAS도 표준화 진행 중… 이더넷·게이트웨이·UPS

올해부터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스마트폰처럼 무선 원격(OTA) 업데이트가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OTA 업데이트가 적용되면 운전자가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무선망을 통해 자동으로 최신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의 OTA 업데이트는 아직이다. 운전자가, 혹은 정비소에서 일일이 수동으로 업데이트를 해줘야 한다. 업계는 ADAS에 무선 펌웨어 업그레이드(FOTA) 기술이 적용되는 시점이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한 표준화 작업도 한창이다.

인포테인먼트와 달리 ADAS는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다.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OTA 업데이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OTA, 싸고 쉽고 빠르다

 

애플, 구글 등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제조사들은 기기에 내장된 펌웨어(Firmware)를 실시간 업데이트한다.

와이파이나 이동통신망을 통해 기기가 펌웨어 업그레이드 사항을 다운로드 받으면 스마트폰 화면에 알림이 뜨고, ‘업데이트 하기’를 누르면 기기가 알아서 수정 사항 및 추가 사항을 펌웨어에 반영, 최적화한다. 이 기능이 FOTA 업데이트다.

자율주행차에 OTA가 지원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자율주행 시스템은 운전자의 목숨과 직결돼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러 서비스 센터를 찾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든다.

OTA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지금은 각 완성차(OEM) 업체의 서비스센터나 딜러가 자동차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OTA를 도입하면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고객의 편의성도 높아진다.

소프트웨어를 최신으로 유지해 자동차 운행의 안전성도 높일 수 있고, 소프트웨어로 인한 리콜 사태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또 자동차 운행에 관한 로그(Log)를 수집, 저장, 분석해 파악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ADAS용 FOTA 업데이트, 표준화 방향은?

차량용 OTA 표준화 작업은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자동차 규제 포럼 WP.29가 만든 사이버 보안 및 OTA(CS/OTA) 태스크포스(TF)에서 진행 중이다.

현재 TF는 WP.29 산하 자동/자율·커넥티드 차량 실무그룹(GRVA)에서 만든 초안을 보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전기장치(SC32) 분과에서 최종 표준을 만들게 되고, 각국에서 법적 규제를 정하는 식이다.

 

▲WP.29 산하 CS/OTA 태스크포스(TF)에서는 왼쪽 진한 파란색 부분을 OTA로 규정하고 각 과정에 대한 사양을 정하고 있다./UNECE 

GRVA의 초안에 따르면 각 완성차 업체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해당 업데이트에 대한 규제 당국의 심사를 거치게 된다. 업데이트가 기존 시스템의 인증 및 승인에 영향을 준다면 규제 당국에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데이트 대상 차량을 식별할 수도 있어야 한다. OTA 업데이트는 기존 소프트웨어에서 바뀐 부분만 반영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제조사, 차종, 옵션별로 소프트웨어가 다르니 업데이트 범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도입한 FOTA도 해당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보를 서버로 올려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안전 및 보안에 대한 요구사항도 있다. 스마트폰은 OTA 업데이트 시 작동이 멈추지만, 자동차는 해당 ECU의 기능이 중단되면 안된다. 여기에 업데이트가 실패하거나 중단되더라도 빠르게 이전 버전으로 복원하는 등 차량을 안전한 상태로 유지시켜야 한다.

GRVA는 업데이트를 실행하기 전 차량의 어떤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운전자에게 알려줘야한다고 적시했다. 업데이트 실행이 차량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안전하게 업데이트하는 방법도 알려줘야한다.

여기에 차량이 업데이트 프로세스를 완료할 수 있는 충분한 전력이 있어야만 업데이트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구현하려면… 고성능 게이트웨이·고속 이더넷·UPS 필요

현대·기아자동차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도입한 FOTA 기술은 오픈 모바일 얼라이언스(OMA)의 기기 관리(DM) 프로토콜인 ‘OMA DM’ 표준에 기반을 두고 있다.

OMA DM 표준은 서버와 차량 내 커넥티비티 장치(CTU)를 LTE 통신망으로 연결, 소프트웨어 변경 사항을 추출·압축해 전송한다. 자동차에서 현재 적용된 펌웨어에 대한 정보를 서버로 올려보내면, 이를 서비스 운용자가 검토한 후 업데이트를 시작한다. 업데이트 여부는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결정한다.

 

▲현대자동차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한 OMA DM 기반 FOTA 기술 개념도./KIPOST
▲현대자동차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한 OMA DM 기반 FOTA 기술 개념도./KIPOST

ADAS용 OTA도 이와 비슷한 구조다. CTU가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고, 차량 내 각 시스템(하위 제어기)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식이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에서 커넥티비티 기능은 CTU 같은 별도 부품이 아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일부로 들어간다. OTA를 구현하려면 수많은 데이터를 단시간에 받고, 이를 각 제어기에 보내줘야해 충분한 컴퓨팅 성능이 요구된다. 게이트웨이 역할을 할 별도의 고성능 커넥티비티 모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CTU와 각 DCU는 고속 차량용 이더넷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CAN 통신으로 1MB짜리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21분 정도가 걸리지만, 이더넷으로는 7초만 있으면 된다. 업데이트를 수행하는 프로토콜도 코드 길이만 5000줄 이상인 기존 TCP/UDP보다 이더넷이 적합하다.

업데이트를 하는 동안 각 부품에 전력을 공급할 무정전전원장치(UPS)도 필요하다. 차량 이동 중 ECU 업데이트는 안전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CS/OTA TF에서는 운전자의 업데이트 승인 시 주차 후 시동을 끄면 내부 무정전전원장치(UPS)에서 전력을 받아 OTA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지훈 자동차부품연구원 박사는 “완성차 업계는 차량 관리와 인포테인먼트를 별도로 나눠 OTA를 진행하는 아키텍처를 연구개발 중”이라며 “이를 지원하는 전장 부품과 업데이트 기술도 발빠르게 개발돼야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