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4월5일

자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재건’을 기치로 출범했던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7년 만에 대만·중국 컨소시엄에 넘어간다는 소식이 지난주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과 중국 기업들의 ‘타이중(台中) 연합’ 컨소시엄이 600억~800억엔(약 6107억~8143억원)을 출자해 JDI의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컨소시엄에는 대만의 부품업체 TPK홀딩스와 푸방그룹, 중국 하베스트펀드매니지먼트 펀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JDI를 인수한 후 JDI 기술력을 활용해 중국 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일본 내 사업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타이중 연합의 JDI 지분 인수로 기존 최대주주였던 일본 관민펀드 INCJ(구 산업혁신기구)의 지분율은 25.3%에서 10%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조만간 정식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2016년 일본 샤프도 대만 훙하이(폭스콘)에 디스플레이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마지막 남은 일본의 자존심이자 보루였던 JDI마저 중화권 자본에 넘어가면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일본의 입지는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매각이 최종 완료될 때까지 변수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각국 규제당국 심사 과정에서 걸림돌을 만날 수도 있어서다. 특히 미국 대외무역투자위원회(CIFUS)가 중국 기업에 매각을 승인할 것인지가 미지수다. 여기에 대만·중국 컨소시엄이 인수한 후에도 INCJ 지분은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경영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JDI는 지난 2012년 히타치, 도시바, 소니의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이 통합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당시만 해도 INCJ가 2000억엔을 투자해 지분 70%를 확보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한때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 22%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샤프(15%)와 삼성전자(12%)를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을 놓치면서 지난 2014회계연도(3월 결산) 이후 계속 적자에 허덕여 왔다. 올 초 내놓은 2018회계연도 실적에서는 영업손실이 200억엔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JDI는 고육지책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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