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5일~29일

삼성전자가 지난 26일 “사업 환경 약세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오는 4월 5일 잠정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리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실적을 예고한 것 자체가 삼성전자 창립 50년 사상 처음이다. 

이유도 적시했다. 반도체 부진과 함께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수요 감소가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은 LCD 패널의 비수기 속에 중국 패널업체 생산 능력(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면서 “플렉시블 OLED 대형 고객사 수요 감소 및 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 시장 예상 대비 실적이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실적 상승을 이끈 메모리 사업도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에 주요 제품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예고전만해도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7조원대로 바라봤으나 최근 6조원대, 심지어 5조원대를 예측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5조6422억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사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악화는 지난 연말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가 수요와 가격 하락 위기에 직면했고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 추세도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서버 투자에 나섰던 글로벌 IT기업들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를 줄이며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고, 또 이들이 미리 사들인 재고까지 갖고 있어 반도체 가격도 계속 내려갔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소형 패널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로 주거래 선인 애플이나 삼성전자, 오포 등의 수요가 대폭 줄었다. 또 TV용 대형 패널 역시 중국 BOE 등이 출하량을 늘리고 LG전자와 소니 등 OLED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관건은 실적 반등이 언제부터 가능할지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사업 반등과 실적 회복이 맞물릴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고,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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