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탈탄소화… 전기차(EV) 외 수소차·연료전지 등

자동차 시장이 격변기를 맞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앞으로 5년간의 변화가 지금까지 일어났던 변화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내다본다.

완성차(OEM) 업계도 격변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유럽 미래 자동차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국, 유럽 완성차 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ECCK
▲‘한-유럽 미래 자동차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국, 유럽 완성차 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ECCK

에릭 요나트(Erik Jonnaert)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사무총장은 26일 열린 ‘한-유럽 미래 자동차 컨퍼런스’에서 “미래의 모빌리티(Mobility)는 탈탄소화와 새로운 서비스, 커넥티비티·자동화의 세 가지 축이 이끌어간다”며 “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힘을 합쳐야 이 같은 요소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가 주최한 ‘한-유럽 미래 자동차 컨퍼런스’에는 현대차, 다임러AG(Diamler AG), 만트럭버스(MAN Truck&bus) 등 주요 자동차 업체 관계자가 다수 참여해 각 사가 추진 중인 ‘탈탄소화’ 차량 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현재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전기차(EV)다. 국내에서 지난해 판매된 전기차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량보다 많은 3만2000여대를 기록했다. 인프라 투자가 뒷받침돼야하지만 전기차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요나트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만트럭버스에서는 순수 배터리로 움직이는 트럭, 버스 등이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전기차는 일정 거리를 주행하고 배터리를 충전시켜야한다. 때문에 정지해있는 시간이 많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일반 상용차보다 주행 거리가 길고 주기적으로 특정한 충전소에 정지하는 트럭, 버스 등에 적합하다.

문제로 지적됐던 주행거리도 매일 100㎞를 달려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배터리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200㎞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만트럭버스는 밝혔다.

배터리 가격도 지난 2010년 kWh당 1000달러(113만4000원)에서 5분의1인 200달러(약 22만7000원)대로 줄었다.

펠릭스 퀴베르트(Felix Kybart) 만트럭버스 대체수송부문 부사장은 “디젤 엔진을 기준으로 LNG, CNG, 듀얼퓨엘, 전기차, 연료전지(Fuel cell)를 모두 검토해본 결과 총 운영비용(TCO)과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있어서 전기차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다임러AG도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다임러AG는 사업 부문을 승용차, 트럭, 이동성 서비스 등 3개 분야로 분할했는데, 이 중 다임러트럭에서는 지난해부터 최대 88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전기차 버스를 생산 중이다.

특히 전기차로는 힘든 장거리 운전에 활용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도시, 지역 간을 오가는 트럭은 100~200㎞ 주행거리로 충분하지만 국가간을 오가는 트럭은 한 번 충전으로 600㎞까지 갈 수 있어야한다. 하지만 배터리로만 이를 구현하기엔 무게가 늘어난다는 부담이 있다.

 

▲세계 각국, 특히 유럽에서 내건 이산화탄소 규제 방안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한층 더 발전한 기술이 필요하다./자료=다임러AG
▲세계 각국, 특히 유럽에서 내건 이산화탄소 규제 방안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한층 더 발전한 기술이 필요하다./다임러AG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외하고 다임러트럭에서 유용하다고 본 건 재생가능한 연료전지와 가스, 디젤이다. 가스로는 물에서 추출한 수소(H2)와 이산화탄소에서 배출한 메탄(CH4)을 꼽았다. 작은 규모의 공장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라고 다임러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상용화는 아직이다. 폴커 하젠바르크(Volker Hasenberg) 다임러AG 자동차 규제 전략 담당 임원은 “현재 시생산을 할 수 있는 공장은 단 한 곳뿐이지만, 독일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막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는 수소전기차(FCEV)다. 처음으로 수소차를 상용화한 현대차는 지난해 2세대 FCEV ‘넥소(NEXO)’를 내놨다. 1세대 모델보다 시스템 효율성은 60% 높였고, 주행거리는 200㎞ 가량 늘렸다.

지난해 12월에는 ‘수소차 장기 로드맵(FCEV Vision 2030)’도 발표했다. 2030년까지 50만대의 수소차를 내놓고 연산 자동차 70만대 분량의 수소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당장 올해부터 5년간 1000대의 수소 전기 트럭을 스위스 자동차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구현하려면 공급망(SCM)을 키우고 인프라 투자까지 해아 한다. 세계적 표준화 작업도 추진해야한다.

서경원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 팀장은 “전기차와 수소차는 별개가 아니고, 전기차에서 수소차로 넘어가는 게 맞다”며 “수소차 시장을 키우려면 정부와 업계의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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