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마감 전 이례적 발표
반도체 대비 디스플레이 부문 낙차 클 듯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통상 삼성전자는 분기 실적발표 전 예상치를 시장에 공유하지만, 분기 마감이 채 되지도 않은 시점에 실적 전망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원인으로 메모리 반도체보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을 더 앞에 두었다. 전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만 놓고 보면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그 만큼 디스플레이 부문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삼성전자는 26일 공시를 통해 “당초 예상 대비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메모리 사업은 전반적인 판가 하락이 진행된데다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은 예상보다 낙폭이 훨씬 클 것으로 봤다.

디스플레이 업계 가동률. /자료=DSCC
디스플레이 업계 가동률. /자료=DSCC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올해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전망은 최소 7000억원 이상이었다. LCD 업황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에서 실적을 선방할 것으로 예상했다.

1~3월은 애플 아이폰용 OLED 생산물량은 줄어드나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와 중저가 라인업용 생산량이 회복되는 시기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이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들 대비 비교적 견조한 이유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갤럭시S용 패널 생산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용 물량이 급격히 빠지면서 가동률 40% 안팎에 그쳤다. 3월들어 다소 가동률이 회복된 것으로 보이지만, 1~2월 손실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 최대 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7000억원 흑자예상에서 같은 금액의 적자로 급전직하 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은 애플향 OLED 생산이 본격화되는 3분기는 되어야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이익 규모는 예년(2018년 3분기 1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6000억원선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 전망이 1억8000만~1억9000만대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또 있다. 지난해 완공한 A4 라인(옛 L7-1)은 올해는 어떠한 형태로든 양산에 들어가야 한다. 신규 라인이 양산을 타기 시작하면 설비 구축을 위해 들어간 투자금이 감가상각 비용으로 매분기 빠지기 시작한다. A4 라인은 6세대(1500㎜ x 1850㎜) 원판투입 기준 월 3만장 수준으로 구축됐다. 투자금액은 약 4조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성전자 전사적으로는 2분기부터 서서히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출시 예정인 인텔 ‘캐스케이드 레이크’ 신규 서버 CPU로 인해 데이터센터 고객들 투자 재개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인텔 PC용 CPU 생산능력 확대로 인해 PC 수요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전사 매출로 66조원, 영업이익 23조원 정도를 예상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은 다음달 5일 공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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