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상반기 내 시작… PC 속 GPU가 서버 속으로

게임 스트리밍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국내에서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된다.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의 콘솔 버전./엔비디아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의 콘솔 버전./엔비디아

첫 주자는 LG유플러스(LG U+)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의 상반기 내 ‘RTX’ 서버를 구축하고 국내에서 ‘지포스 나우(Geforce Now)’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서비스 대상은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LG전자의 스마트폰과 IPTV다.
 

커지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 문제는 지연시간

게임 스트리밍은 클라우드에서 게임을 실행, 사용자의 기기로 실시간 전송하는 서비스다.

고가의 게이밍 PC 없이도 구형 PC, 스마트폰, TV, 태블릿PC 등 다양한 단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소니(플레이스테이션 나우), 엔비디아(지포스 나우)다. 구글이 '스타디아'를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 버라이존 등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는 여전히 로컬 PC에서의 게이밍 환경을 따라잡지 못한다. 클라우드와 기기가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생기는 지연시간(Latency) 때문이다.

3G에서 4G로 넘어오면서 백본(Backbone) 단의 지연시간은 50~100㎳에서 25㎳ 이하로 줄었다. 그럼에도 현재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의 지연시간은 100~200㎳로, 게이머가 약간의 렉(lag)을 느끼는 수준이다. 3G 때는 1초가 넘어가 게임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김선욱 엔비디아 이사는 “게임 참가자들이 순서대로 번갈아가면서 진행하는 턴제(Turn-based) 게임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1인칭 슈팅 게임(FPS)처럼 사용자와 실시간 반응해야하는 게임은 아직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연시간 줄이려면… 5G-서버 투자 필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의 지연시간은 서버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데이터 압축 및 압축 해제 속도, 네트워크의 속도에 영향을 받는다.

 

▲데이터센터의 서버./Pixabay
▲데이터센터의 서버./Pixabay

관건은 서버다. 고사양 게임을 할 때 PC를 바꾸거나 업그레이드하는 것처럼, 서버의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빨라져야 한다.

현재도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서버에서 서비스된다. 온라인 게임에서 퀘스트, 아이템 등 게임 진행 데이터를 저장, 처리하는 게 서버다.

이 게임 서버 1대에는 보통 4000~5000명의 유저가 배치되고 해당 서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서버용 PC가 많게는 수십대 필요하다. 여기에 서버가 다운될 사태에 대비, 서버를 한 대 더 둬야한다. 24시간 돌아가야하는 것은 기본이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는 여기에 화려한 그래픽까지 처리해야 한다. 게이머의 PC 안에서 그래픽을 처리하던 GPU가 서버에 적용되는 셈이다. 그렇게 최종 렌더링된 영상은 크기가 클 수밖에 없고, 이를 압축하는 인코딩 서버의 성능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네트워크 속도는 5G로 해결할 수 있다. 5G의 지연시간은 1㎳에 불과하다.

여기에 5G부터는 각 지역의 기지국에도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구현하기 위한 서버 투자가 진행된다. 서버와 게이머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지연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 사업자가 게임 업체나 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보다 유리하다.

LG유플러스, 버라이존, 소프트뱅크 등이 이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서버와 게이머 사이의 거리를 줄이려면 국내에 서버를 두는 게 최적의 방안”이라며 “당장은 계획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5G 기지국에 게임 스트리밍을 위한 서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버 투자, 얼마나 될까?

엔비디아는 ‘GTC 2019’에서 ‘지포스 나우’를 구현할 때 필요한 ‘RTX 서버’를 발표했다.

모듈러 형태인 블레이드 서버로 ‘RTX 서버’를 구축하면 서버(8U) 당 40개의 GPU를 넣을 수 있고, 이를 가상화해 320여명의 동시사용자(CCU)를 수용한다. GPU는 쿼드로(Quadro) RTX 6000 또는 RTX 8000가 쓰인다.

하지만 GPU만으로는 부족하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RTX 서버를 발표하면서 “RTX 서버 하나만으로는 원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저장장치와 네트워킹도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엔비디아가 제시한 게 ‘RTX 서버 팟(POD)’이다. ‘RTX 서버 팟’은 10개의 랙에 총 1280개의 GPU가 들어가고, 최근 인수한 멜라녹스의 고속 인커커넥트 기술로 저장장치와 연결된다. RTX 서버 팟 하나당 1만명 이상의 동시사용자를 수용한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RTX 서버 팟’을 발표하고 있다./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RTX 서버 팟’을 발표하고 있다./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RTX 서버 팟’으로 100만명의 동시접속자를 처리한다고 가정하면, 총 100대의 ‘RTX 서버 팟’을 구축해야 한다. ‘RTX 서버 팟’마다 1280개의 GPU를 갖추고 있으니 총 12만8000개의 GPU가 들어가는 셈이다.

이 GPU가 48GB GDDR6 D램 모듈을 내장한 ‘RTX 8000’이라면 16Gb GDDR6이 총 307만2000개 필요하다. 웨이퍼 한 장당 1000개의 D램을 만들 수 있다고 하면 총 3072장의 D램이 필요한 셈이다.

스토리지 투자도 불가피하다. 게이머의 PC에 저장되던 고해상도 그래픽과 무압축 오디오가 서버에 저장돼야한다. 게임 하나당 용량만 수십GB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에서는 500여가지의 게임을 제공한다. 게임 하나 당 30GB만 잡아도 15TB다.

5G는 별도다.(2018년 11월 19일자 KIPOST <[네버 엔딩 메모리]③5G가 메모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 참고)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서버 투자가 뒷받침돼야한다”며 “어떤 기기에서건 PC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잠재력으로 현재의 게임 시장은 물론 서버 시장까지 뒤흔들 기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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