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웅의 실크로드 경영학-3부] ⑩한민족이 단일 민족이라고?
[김정웅의 실크로드 경영학-3부] ⑩한민족이 단일 민족이라고?
  •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 승인 2019.02.13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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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역사기행을 같이 간 동료들은 여행기간 중에 몽골인과 한국인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몽골사람들과 생김새뿐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동질감을 느끼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수천년간 유목과 농경이라는 다른 환경에 살아온 두 민족이 이 정도의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몽골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공부해보니 한국사람들과 비슷하면서도 또 달랐다. 언뜻 외관만 보면 한국사람들과 비슷해서 구분이 잘 안가기도 한다. 몽골반점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공통점도 있고, 같은 알타이 어족으로 말도 서로 쉽게 배우고 문화와 풍습에서도 비슷한 면이 많다. 어떤 때는 외모로는 한국사람과 몽골사람을 구분하지 못하고 말하는 소리를 들어봐야 몽골사람인 것을 확인할 때도 있다. 외관은 몽골인이 유목문화로 육식을 많이 해서 한국사람들보다 체격이 크고 힘이 세보이는 차이 정도가 있었다.

이번 몽골 역사기행 중의 몽골가이드들도 몇 년 안되는 한국생활로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였다. 한국사람들이 일본말을 쉽게 배우는 것처럼 같은 알타이어족이라 말 배우기가 한결 수월한 것이다. 현지의 몽골 가이드들에게 물어보니 의외로 몽골 사람들은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산업화를 이룬 한국, 일본사람들에게 이질감을 많이 느끼고 독립 이후 줄곧 러시아의 영향 아래 있었던 역사적 배경때문에 러시아적, 유럽적 사고방식에 익숙하다고 한다.

경제적 통합요구를 내적동력으로 한 18세기 전후 서구의 민족적 국민국가 형성과정을 세계사적 보편성으로 간주하는 것은 과도한 서구 중심 발상이다. 필자의 DNA를 추적해보니 미국의 애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필자가 4만년전에 할아버지가 같았다는데, 인류역사와 DNA 관점에서 민족주의, 국가주의를 보면 허망하기까지 하다.

인간이 한반도까지 도착한 것은 100만년 전으로 본다. 이 시기의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 에렉투스라 우리의 조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중국의 베이징 원인이 70만~60만년 전 있었고, 이 시기의 빙하기에는 서해바다가 없었으니 한반도에도 베이징 원인과 비슷한 사람이 살았을 것이다. 북한 평양의 검은 모루 동굴은 40만~50만년 전 유적이라 추정되는데 원숭이, 코끼리, 물소 같은 짐승뼈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날씨가 더웠을 것이다. 6만년 전 동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을 출발한 호모 사피엔스는 중동, 중앙아시아, 중국 등으로 거주지를 확대해 나갔다. 재미있는 현상은 호모사피엔스가 도착하는 곳마다 원주민이었던 네안데르탈인, 호모에렉투스같은 다른 종류의 인간이 멸종됐다는 것이다. 호모사피엔스가 지금까지 6만년 동안 자연에 해왔던 행위들로 유추해보면 호모사피엔스가 다른 인간과 대형 표유류의 학살자였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DNA를 분석해보니 필자의 부계 조상은 5만년 전에는 이란, 4만년전에는 중앙아시아, 3만년 전에는 동남아 해안가, 2만년 전에는 중국의 남부로 이동하였다. 필자의 할아버지들이 스텝지대에서 유목을 하다 한반도로 들어왔는지 아니면 중국남부와 동남아에서 농사를 짓다가 한반도로 들어왔는지는 아직 DNA 추적은 아직 안되어 알 수 없는데 가까운 시일내에 밝혀질 것이다.

백두산의 흑요석은 그냥 쪼개도 날카로운 모서리를 만들 수 있어 현대에도 심장수술에 흑요석 메스가 사용될 정도이다. 백두산 흑요석은 3만년 전부터 석기시대의 반도체라 할 수 있을 만큼 도구와 무기로 사용되었으며 저 멀리 얄타이산 너머에서까지 석기시대 사람들의 손을 통해 퍼졌다. 구석기시대까지 이 땅에 살아왔던 사람들은 우리 한민족과 혈연적 동질성이 그리 높지 않다. 후기 구석기말, 동북아시아에 확산된 세석인(細石刃) 기술을 지닌 몽골계 집단이 기원전 1만년대 중반 무렵 한반도에 정착하게 되면서 문화적 차별화가 시작되었다 한다.

동아시아의 구석기 시대에는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었는데, 빙하기에는 한국, 중국, 일본이 육지로 모두 연결되어 있었고 서해바다도 없었으니 한반도 자체가 없었고 민족이라는 논의 자체가 전혀 의미가 없다. 1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이 높아져 한반도, 일본 열도 등 동아시아 지역의 현재 모습이 나타났다. 선사시대인 신석기 시대에는 남해안과 강변에 몇 만명 정도가 한반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청동기 시대에 도구가 발달해 관개시설 덕에 내륙에도 사람들이 살 수 있게 되면서 인구가 몇 십만 명 수준으로 늘었다.

▲몽골 브흐선수. 몽골의 전통 무술 브흐는 씨름과 비슷한데 몽골의 국기(國技)로 정착되어 있다. 체구가 건장한 청년들은 일본에 가서 스모 선수로 등단하여 종종 일본 스모의 최고등급인 ‘요꼬즈나’에 오르기도 한다. 몽골인들은 그리 키가 크지는 않지만, 육식위주의 식단으로 골격이 상당히 크고 우람하다. 몽골인들이 채소를 먹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몽골 브흐선수. 몽골의 전통 무술 브흐는 씨름과 비슷한데 몽골의 국기(國技)로 정착되어 있다. 체구가 건장한 청년들은 일본에 가서 스모 선수로 등단하여 종종 일본 스모의 최고등급인 ‘요꼬즈나’에 오르기도 한다. 몽골인들은 그리 키가 크지는 않지만, 육식위주의 식단으로 골격이 상당히 크고 우람하다. 몽골인들이 채소를 먹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한민족은 하이브리드 북방계 몽골로이드

이종호 박사는 ‘유전자로 본 한국인의 뿌리’에서 오늘날 북방계 몽골로이드에 속하는 대표적인 민족으로 몽골족, 퉁구스계의 소수 민족들, 중국의 신장 웨이우얼 지역부터 카자흐스탄을 거쳐 터키까지 퍼져 있는 투르크계(돌궐), 한국인, 일본인, 1만8천여 년 전 북방계에서 갈라져 미 대륙으로 진출한 북미의 인디안, 남미의 인디오를 꼽는다. 터키에서 한국, 일본, 아메리카 대륙까지 흩어져 있는 알타이 어족들은 언어가 비슷하다. 몇 년 전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처음보는 터키 사람들과 우즈벡 사람이 바로 대화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한국에 일하러 와서 석 달만 지나면 웬만한 한국말을 한다고 한다. 한국사람들이 일본말을 쉽게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칭기즈칸이 몽골족, 거란족, 여진족, 위구르족, 서하를 쉽게 통합하고 세계정복을 했을 때 초원의 언어들이 대부분 알타이어족 계열로 비슷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몽골제국이 위구르인들을 중용했던 것은 위구르인들과 말이 잘 통했기 때문일 것이고, 고려에서 수많은 공녀를 데려간 것도 초원의 거칠고 강인한 유목민 여인보다 상냥하고 애교 넘치는 농경민 여인이면서도 알타이 어족이라 말도 잘 통해서였을 것이다. 기황후나 박불화같이 한반도에서 성장해서 넘어간 공녀와 환관들이 몽골제국의 실권을 휘어잡을 수 있었던 것은 몽골족이 같은 알타이어족으로 말을 쉽게 배워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반도체 업계에 일하면서 유능한 알타이어족 한국, 일본 엔지니어들이 중국 티베트어족의 나라(중국, 싱가폴, 대만 등)나 인도유럽어족의 나라(미국, 유럽)에서 고위 임원직까지 잘 올라가지 못하는 것을 본다. 얼마전에 중국 메모리회사들이 한국 엔지니어들을 대거 뽑았다가 결국에는 기술적으로는 떨어지지만 말이 잘 통하는 대만 엔지니어들로 교체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대학만 졸업하면 몇 개국어를 한다고 부러워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같은 어족의 말을 배우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우리 한국인이 영어배우는 노력이면 미국인들은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인도유럽어족의 언어 대여섯 개는 쉽게 배울 것이다. 알타이어족 조상인 흉노, 몽골제국, 티무르제국, 청나라 등이 유목민이라서 싸움 잘하고 정복은 잘했지만 근대에 들어와서 총, 대포가 나오면서 강대국 반열에서 밀려나 힘이 쪽 빠지고, 영미 중심의 인도유럽어족이 세계를 쥐고 흔드니 우리가 이렇게 영어를 배우느라 고생을 하는 것이다.

유전학적으로 한민족은 70%는 북방계, 30%는 남방계가 섞인 민족이라고 하는데 이 수치도 연구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한다. 또한 북방계라 하더라도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몽골이나 바이칼에서 모두 내려온 것도 아니다. 근래의 유전자 연구는 북방계와 남방계의 혼합에 대해 매우 흥미 있는 설을 제시한다. Y염색체 유전형을 보면 북방 루트를 통해 온 사람(특히 남성)이 동아시아인의 주체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기원’ 저자 이홍규 박사는 아시아 지역의 미토콘드리아 유전형들이 거의 전부 남방 루트로 이동한 여성들의 것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동아시아 여성들이 가진 미토콘드리아 유전형은 거의 전부 남방 해안 루트를 거쳐 이동해온 사람들로 보이며 Y 염색체는 중앙아시아-시베리아를 거쳐 내려온 남자들의 것이 대부분임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자면 북방계 남자가 한반도에 먼저 자리잡고 살고 있던 남방계 남자를 몰아내고 남방계 여자들을 취하여 후손을 불려왔다는 것이다. 청동기, 철기 등 강력한 무기, 전투용 기마술, 농경기술을 가진 북방 몽골로이드 유목민들이 한반도에 먼저 자리잡고 있던 남방 농경계 남자들을 다 죽이고, 여자들만 거두어들이면서 한민족이 생긴 것이 아닐까? 이렇게 이루어진 동북아시아 사람들은 그 유전자 구성에서 한국, 중국 북부, 일본인이 모두 같다고 한다.

필자는 몽골이나 바이칼, 또는 카자흐스탄 등과의 혈연적, 문화적 유사성을 재미있게 공부하지만 이들이 우리 민족의 뿌리라는 표현은 좀 거북하다. 민족이란 개념자체가 근대에 들어서 유럽의 민족단위 국가주의(Naion-Statism) 통합에 의해 만들어진 혈연적, 문화적 공동체 개념이 뒤섞인 복합적 개념이고 이들 북방 아시아 사람들과는 2000~3000년 전 할아버지 조상이 같을 수도 있지만 그 사이에 다른 민족과 부족들의 피도 많이 섞였다. 역사서에 중국인들의 한반도 이주기록은 차고 넘친다. 한반도의 고인돌 밑에서는 서양의 켈트족 DNA를 가진 뼈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페르시아계 상인, 무인들의 흔적은 우리 역사기록 곳곳에 널려 있다. 유전자 정보를 들여다보면 남태평양 집단의 유전자들도 관련이 많다. 김해 김씨는 김수로왕과 인도공주 허황옥이 결혼하면서 생겨난 성씨이다. 혈연적 유전적 유사성이 강하기는 하지만 우리도 단일 배달민족이 아닌 혼혈 민족이고, 몽골인은 다양한 피가 더 심하게 섞인 혼혈 민족이다. 첨단 DNA 분석기술로 조상을 추적할 수 있는 21세기 이 시대에 단일민족 프레임으로 한민족의 고대 강역이 어마어마하게 넓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터키가 몽골까지 뻗친 모든 투르크족의 역사를 자기들의 역사로 만드는 것과 같은 억지가 아닐까? 혈연적 유사성이 많다고 몽골, 거란, 여진의 역사를 우리역사로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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