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전력 소모량 한계 뛰어넘어… 셀룰러 기반 IoT 기술 우위

사물인터넷(IoT)이라는 말이 등장한지도 10여년이 넘었다. 조명, 온도 등을 스마트폰 하나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시스템도 등장했고, 센서가 부착돼 사람이 지나갈 때만 불이 들어오는 가로등 같은 스마트 시티도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IoT 시장을 이끌어온 건 정부다. 여전히 IoT 솔루션은 필요성에 비해 가격대가 높고, 영구적으로 쓸 수 없는 탓에 일반 소비자에게 외면 받고 있다.

 

▲지난해(2018년) 세계 이동통신 기반 RF 모듈 시장 점유율./Counterpoint
▲지난해(2018년) 세계 이동통신 기반 RF 모듈 시장 점유율./Counterpoint

세계 이동통신(Cellular) 기반 IoT 무선통신(RF) 모듈 시장 5위 텔릿(Telit)은 이같은 장벽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한국에 130여명 규모의 지사와 연구개발(R&D) 센터를 뒀다. 해외 RF 모듈 업체 중 이 정도의 규모의 국내 지사를 운영 중인 곳은 손에 꼽는다.

 

IoT가 끌고 - 준비는 끝났다… 시장 커질 일만 남아

 

▲김희철 텔릿 한국영업총괄 상무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텔릿
▲김희철 텔릿 한국영업총괄 상무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텔릿

김희철 텔릿 한국영업총괄 상무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IoT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가격 문제와 전력 소모량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며 “모듈 단가는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고 배터리 소모량을 줄이는 기술도 개발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IoT가 환영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IoT는 여러 기기와 시스템을 하나의 네트워크망에 연결, 제어해 작동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려면 RF 모듈을 그만큼 많이 사야한다. 모듈 가격이 저렴해야하는 이유다.

하지만 IoT RF 모듈, 그 중에서도 셀룰러 기반인 LTE-M, 초광대역(NB)-IoT RF 모듈은 3년 전까지만 해도 개당 30달러(약 3만3500원) 이상이었다. IoT 단말기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다른 부품까지 합치면 가격 부담이 상당했다는 의미다.

최근 셀룰러 기반 IoT RF 모듈 가격은 15달러(약 1만6800원)로 내려왔다. 비면허 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로라(LoRa), 시그폭스(Sigfox) 모듈보다는 여전히 갑절 정도 비싸지만, 대역폭이나 생태계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

 

▲IoT용 저전력광대역(LPWA) 무선통신(RF) 기술 비교./KIPOST
▲IoT용 저전력광대역(LPWA) 무선통신(RF) 기술 비교./KIPOST

게다가 이동통신사들이 품질을 책임지는 형태라 솔루션 업체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IoT RF 솔루션으로는 확실하게 우위를 잡았다는 평가다.

김 상무는 “로라 협회(LoRa Alliance), 시그폭스 협력사는 각각 수백개밖에 되지 않지만 셀룰러 기반 표준을 정하는 국제 기구 3GPP의 협력사는 수천여곳에 달한다”며 “NB-IoT 모듈은 10달러(약 1만1200원)짜리도 있을 정도로 가격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한계로 지적됐던 전력 소모량도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들이 개발돼 배터리 수명은 수년에서 수십년 정도로 늘어난 상태다.

LTE 기반 소물인터넷 기기에서 데이터 송신이 필요할 때만 RF 기능이 켜지도록 하는 초절전모드(PSM)와 기기를 대부분 대기(sleep) 모드로 해두고 주기적으로 RF 기능을 켜 소량의 데이터만 전송하도록 하는 확장형 비연속 수신(eDRX) 기술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베스트셀러인 NB-IoT 솔루션 ‘ME910C1-K1’의 장점은 심(SIM) 카드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SW) ‘심와이즈(simWise)’ 기술을 갖고 있어 여러 통신 규격 간의 전환을 원활하게 제어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설계 변경 없이 RF 모듈을 다른 RF 제품으로 바꿀 수 있는 핀투핀(Pin-to-Pin) 호환성도 높다.

김 상무는 “원격 검침기, 키오스크 등 RF 기반 결제 시스템, 물리 보안 시스템 등의 확산으로 국내 IoT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SK텔레콤, KT 등 NB-IoT를 지원하는 국내 이동통신사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5G는 밀고 - IoT도 5G로… 내년 1분기 5G 모듈 출시

 

▲마르코 콘텐토(Marco Contento) 텔릿 기술 부문 총괄(Technology&Pre-sales) 부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KIPOST
▲마르코 콘텐토(Marco Contento) 텔릿 기술 부문 총괄(Technology&Pre-sales) 부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KIPOST

IoT가 텔릿을 정상으로 이끌어주는 사업이라면, 이제 막 시작된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은 텔릿이 밀고 있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다.

텔릿은 퀄컴의 5G 솔루션으로 5G 모듈을 만든다. 모바일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받은 퀄컴은 5G로는 무선통신 프론트엔드(RFFE) 부품부터 모뎀, 안테나에 이르기까지 전 제품군을 갖고 있다. 그만큼 안정성이 높다는 얘기다.

내년 1분기 업계 처음으로 출시할 5G IoT 모듈 ‘FM980’은 기가비트 LTE와 밀리미터파(mmWAVE)를 지원하는 5G 뉴라디오(NR) 규격을 지원한다. 최대 대역폭은 800㎒다. 위성항법위치추적(GNSS) 9세대도 담았다.

안테나와 연결하는 포트는 12개(예정)로, 이 중 3분의1은 LTE에, 3분의2는 5G에 연결하는 용도다. 5G 안테나는 어레이(Array) 형태로, 일본 업체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은 mPCIe 규격을 적용하고 차후 리드그리드어레이(LGA) 타입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3GPP의 5G IoT 기술 발전 로드맵./텔릿, KIPOST
▲3GPP의 5G IoT 기술 발전 로드맵./텔릿, KIPOST

마르코 콘텐토(Marco Contento) 텔릿 기술 부문 총괄(Technology&Pre-sales) 부사장은 “밀리미터파까지 지원하는 FM980은 중계단말기(CPE)나 게이트웨이, 라우터용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5G는 IoT에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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