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문제가 됐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출력은 양산에 적용할 정도로 개선된 상태입니다. 이제 펠리클 투명도와 포토레지스트의 민감도를 높이는 쪽으로 업계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23일 오혜근 한양대학교 교수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19’에서 “펠리클의 투명도를 9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펠리클은 EUV 노광 장비 안에서 마스크에 이물질이 끼는 것을 방지하는 투명막이다. EUV 빛이 마스크를 감싸고 있는 펠리클을 앞뒤로 두 번 통과하기 때문에 펠리클 투명도가 낮으면 빛 손실이 커진다. EUV 빛 손실이 크면 그만큼 웨이퍼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줄고, 공정 생산성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이 낮아지는 것이다.

EUV 노광장비. /사진=ASML
EUV 노광장비. /사진=ASML

현재 ASML이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는 펠리클의 투명도는 8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UV가 펠리클을 두 번 통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서만 EUV 손실이 30% 이상 발생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서는 EUV 노광장비 내 청결도를 극대화해서 아예 펠리클을 쓰지 않고 공정을 진행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진공 상태인 EUV 내부에서도 노광 10만번에 1개씩의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오염물질이 마스크 패턴을 가리면 그만큼 불량이 발생한다.

오 교수는 “결국은 펠리클을 쓰되 투명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며 “업계가 펠리클에 집중하게 된 것도 그나마 출력 문제가 많이 개선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EUV의 출력이 250와트까지 높아진 것은 주석에 CO₂ 레이저를 조사하는 방식이 확립되면서다. ASML 장비는 빠르게 낙하하는 주석 방울에 CO₂ 레이저를 약하게 한번 조사해 납작하게 만든 후 다시 한번 강한 레이저를 쏜다. 이때 주석 방울이 플라즈마 상태가 됐다가 EUV를 방출한다.

덕분에 250와트급까지 출력이 높아진 EUV 장비는 시간당 125~150장 정도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오 교수는 “펠리클 외에도 포토레지스트의 민감도 역시 EUV 성능을 극대화 할만큼 높지 않은 상태”라며 “아직 EUV 공정 여러 부문에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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