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LCD 생산능력 급증했는데 설비투자 제한적

LCD용 필수 광학필름 중 하나인 편광판이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수급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아크릴⋅폴리에스터(PET)⋅사이클로올레핀폴리머(COP) 등 편광판용 원부자재 역시 공급이 부족한 탓에 한동안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LCD용 편광판. /사진=LG디스플레이
LCD용 편광판. /사진=LG디스플레이

22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편광판용 아크릴⋅PET⋅COP 공급량은 수요 대비 13% 정도 부족할 전망이다. 3개 부자재는 이미 지난 2016년부터 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했으며, 2017년 이후로는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다.

최근 아크릴⋅PET⋅COP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은 그동안 편광판용 부자재로 쓰이던 트리아세틸셀룰로오스(TAC)를 이 필름들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TAC은 실제 편광 기능을 수행하는 폴리염화비닐(PVA)을 양쪽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2016년 이전까지 생산된 LCD는 대부분 TAC으로 만든 편광판을 사용했으나, 이후로는 TAC 대신 아크릴⋅PET⋅COP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BOE 등 선두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비(非) TAC 계열 편광판 도입 비중이 50%를 넘어선다.

TAC은 PVA 보호 기능은 뛰어나나 습기에 약한 게 단점이다. LCD 패널은 생산된 뒤 TV 세트 생산라인까지 길게는 한달여 간 배에 선적되어 운송되는데, 습한 바닷바람 탓에 습기를 머금게 되기 일쑤다. 습기를 머금은 TAC은 팽창했다가 건조되면서 수축한다. TV 사이즈가 65인치 이상 대형화할수록 TAC의 팽창⋅수축에 취약하다.

심할 경우 기판유리가 휘어지거나 깨지기도 한다. 65인치 이상 대형 TV일수록 아크릴⋅PET⋅COP 등으로 생산된 편광판을 도입하고 있는 이유다.

편광판 및 편광판용 부자재 수급 현황. 'Glut ratio'는 공급초과치를 의미하며, 통상 5~10% 선이 균형점이다. /자료=IHS마킷 제공
편광판 및 편광판용 부자재 수급 현황. 'Glut ratio'는 공급초과치를 의미하며, 통상 5~10% 선이 균형점이다. /자료=IHS마킷

문제는 LCD TV용 아크릴⋅PET⋅COP의 공급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아크릴은 도요코한⋅LG화학⋅스미토모 3사 정도만 생산하고, 최근 효성이 양산 가동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PET는 일반 PET 대비 광학 특성이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도요보만이 공급 가능하다. 여기에 SKC가 오는 3분기부터 양산 대열에 합류한다. COP는 제온이 2020년 2분기나 되어서야 새로 라인을 추가한다.

허은영 IHS마킷 수석연구원은 “필름 업체들이 일부 설비투자에 나서기는 했지만, LCD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워낙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아크릴⋅PET⋅COP 등 편광판용 부자재 공급부족 현상은 한동안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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