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에 아이트래킹(eye tracking) 기술 접목

[편집자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자칫 중요한 기술들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4500개의 업체를 나흘만에 돌아봐야 하는 탓에 벌어지는 불가피한 상황이죠. 이번 CES에서 미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주요 기술들을 꼽아봤습니다. CES 기간 중 CES 숏컷으로 짧게 소개했거나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업체들을 자세히 알아보세요.
토비의 아이트래킹 솔루션이 적용된 VR 기기. /사진=토비
토비의 아이트래킹 솔루션이 적용된 VR 기기. /사진=토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은 최근 몇 년간 CES의 화두였다. 10년 가까이 IT 산업을 이끌어온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VR⋅AR은 당초 기대와 달리 좀처럼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CES는 VR⋅AR이 저변을 넓히기 위해 어떠한 기술들이 추가될 수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장이기도 했다.

 

VR + 아이트래킹, 시너지 커

 

그동안 VR 시스템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는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장치에 불과했다.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디스플레이의 반응속도를 높이고, 1인치당 픽셀수(PPI)를 최대한 늘리려는 시도가 우선시 됐던 이유다.

토비(Tobbi)는 이처럼 디스플레이 기능만 하던 HMD에 입력장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회사다. 밀폐된 HMD 안에서의 입력 수단은 바로 인간의 안구다. 토비의 아이트래킹(eye tracking) 기술은 안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해준다.

VR 시스템을 이용해 FPS(1인칭 슈팅)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가정해보자. 화면 안에 무기를 바꿀 수 있는 버튼을 심어 놓으면, 단순히 그 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캐릭터의 시점을 앞당긴다던가, 가상세계 속의 객체를 시선만으로 터치할 수도 있다.

HMD를 장착한 채 시선을 좌우로 옮기기 위해서는 목을 오른쪽, 왼쪽으로 돌려야 했으나 앞으로는 시선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토비의 아이트래킹 솔루션. 소형화하면 VR 기기 내부에 장착할 수도 있다. /사진=토비
토비의 아이트래킹 솔루션. 소형화하면 VR 기기 내부에 장착할 수도 있다. /사진=토비

이밖에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인간의 무의식에 가까운 안구의 움직임을 추적한다는 점에서 마케팅 연구개발(R&D)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웹사이트가 열린 후에 사람이 어느 지점을 가장 먼저 바라보는지, 어느 지점을 가장 오래 바라보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과거에도 아이트래킹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토비의 아이트래킹 기술은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추적 속도와 소형화한 모듈이 특징이다.

 

레티널, 구글 글래스 뛰어 넘을까

 

토비의 아이트래킹이 VR의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기술이라면 레티널은 AR의 대중화 기술을 선보였다.

레티널의 AR 글래스는 겉에서 보기에 일반 안경 렌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라면 렌즈 한가운데 좁쌀만한 크기의 점이 여남은 개 찍혀 있다는 것이다. 이 좁쌀만한 점은 자세히 보면 초소형 거울이다.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렌즈 상단에 달린 프로젝터에서 이미지를 반사해 AR 이미지를 띄어줄 수 있다.

레티널의 AR 글래스가 기존 ‘구글 글래스’ 등에 비해 가지는 장점은 두 가지다. 우선 가볍다. 두툼한 프리즘 없이 초소형 거울만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착용에 불편함이 없다.

시선도 자유롭다. 구글 글래스는 AR 이미지가 맺히는 프리즘이 안경 우상단에 장착되어 있다. 프리즘이 시선을 가리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레티널의 초소형 거울은 안구 바로 앞에 있다. AR 이미지를 바라보기 위해 굳이 시선을 옮기지 않아도 된다.

CES에 출품된 레티널의 AR 글래스. /안석현 기자
CES에 출품된 레티널의 AR 글래스. /안석현 기자

레티널은 아직 풀HD급 정도의 이미지만을 AR 글래스에 띄우지만 향후 프로젝터가 개발되면 4K 동영상 역시 재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명석 레티널 책임은 “배터리 수명 문제를 고려하면 마이크로 LED를 프로젝터로 만들었을 때 가장 효율적”이라며 “아직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로 고화질은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R&D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