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PI,, 내구성보다 공정온도 강조될 듯

LG전자가 공개한 ‘롤러블(둘둘마는)’ TV가 IT 업계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시제품이 아닌 올 연말 실제 시판할 제품을 선보이면서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에 이어 롤러블 TV까지 본격 판매되면 2019년은 플렉서블 OLED 기술 도약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롤러블 TV가 반쯤 감겨 있는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롤러블 TV가 반쯤 감겨 있는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곡률반경 100R 안팎으로 여유, 투명 PI 내열 온도가 핵심 키
 

이날 LG전자가 공개한 롤러블 TV는 리모컨을 켜면 65인치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직육면체 통 안에서 슬며시 펼쳐져 올라온다. 65인치가 모두 펼쳐지는데 불과 4~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TV 패널을 담고 있는 직육면체의 높이는 약 24㎝다. 따라서 롤러블 TV의 곡률반경은 100~120R 전후일 것으로 추정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목표 R값(패널이 접히는 원통 반경의 반지름)이 3R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여유로운 편이다. 아직 1세대 제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신제품 출시와 함께 R값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된다.

롤러블 TV는 기존 OLED TV와 비교하면 내부의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특히 패널의 가장 바깥쪽 유리를 대체할 투명 폴리이미드(PI)가 공정의 핵심 키다.

같은 투명 PI라도 폴더블 스마트폰에 쓰이느냐, 롤러블 TV에 쓰이느냐에 따라 주안점이 다르다. 폴더블 스마트폰용 투명 PI는 긁힘과 반복됨 굽힘에 대한 내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계속 손으로 만지고, 주머니나 가방 속에서 다른 소지품들과 부딪히기 때문이다.

롤러블 TV가 완전히 펼쳐진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롤러블 TV가 완전히 펼쳐진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그러나 롤러블 TV용 투명 PI는 공정 온도를 버텨내는 내열 온도가 중요하다. 스마트폰용 투명 PI가 OLED 완제품을 만든 다음 커버윈도로 씌우는 용도인 반면, 롤러블 TV는 투명 PI 자체가 공정용 기판이다. 투명 PI 위에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직접 올리고, 그 위에 OLED 층을 증착한다.

OLED TV의 TFT는 산화물(옥사이드) 공정이 적용되는데 진공장비 내 온도가 높게는 350℃까지 올라간다. 기존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투명 PI는 플라스틱이다.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SKC 등이 내놓고 있는 투명 PI의 내열성이 정확하게 이 한계치 근처다. 350℃에 잠깐 노출되는 것은 관계 없으나 지속적인 공정을 위해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한 필름 업체 관계자는 “기존 노란색 PI가 투명하게 바뀌면서 내열성은 약해졌다”며 “광학적으로 투명하면서 열에는 더 잘 버티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팅형 편광판, LG화학이 공급

 

이와 함께 기존 LCD TV에서 사용되던 필름 타입의 편광판은 코팅형 편광판으로 바뀔 전망이다. 원래 LCD TV에 쓰이는 편광판은 4~5장의 광학필름을 겹쳐서 만들었는데, 롤러블 TV용 편광판은 실물 필름 수를 줄이는 대신 코팅 방식으로 편광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TV 패널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패널 두께가 얇을수록 감을 때 패널 내부에 전해지는 응력(stress)이 적다.

편광판. 롤러블 TV 생산을 위해서는 실물 편광판 대신 코팅 방식 편광판을 써야 한다. /LG디스플레이 제공
편광판. 롤러블 TV 생산을 위해서는 실물 편광판 대신 코팅 방식 편광판을 써야 한다.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판매 중인 OLED TV도 편광판 일부 층을 코팅 방식으로 대체한 제품을 적용하고 있다. 코팅 방식 편광판은 LG화학이 개발해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하고 있다. 향후 롤러블 TV 양산 시점에는 대부분의 층을 코팅으로 대체한 제품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은영 IHS마킷 연구원은 “향후 편광판은 기능만 남고 ‘기제(機制⋅실물)’는 제거될 것”이라며 “이미 OLED TV 내부에는 코팅형 편광판이 일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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