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경쟁사와 양강 구도

디스플레이용 본딩 장비 전문업체인 파인텍이 중국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본딩 장비를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국내서는 경쟁사에 밀려 저조한 실적을 올렸으나 중국시장에서 만큼은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파인텍은 지난달 중국 BOE로부터 OLED용 칩온필름(COF) 본딩 장비를 수주받았다. 관련 장비는 몐양 OLED 라인(B11)에 설치될 예정이다.

플렉서블 OLED. /LG디스플레이 제공
플렉서블 OLED. /LG디스플레이 제공

COF 본딩장비는 OLED와 인쇄회로기판(PCB)의 일종인 COF를 접합시켜주는 장비다. 패널과 COF 사이에 이방성도전필름(ACF)을 대고 열과 압력을 가하면 둘 사이가 접합된다. 통상 1개 패널과 COF를 접합하는데 6초 안팎 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빠른 처리 속도가 중요하다.

COF 본딩 장비 시장은 2015년까지만 해도 모두 국내 업체인 제이스텍⋅성진하이에크⋅세광테크 3사의 각축전이었다. 그러나 2015년 제이스텍이 성진하이에크를 인수하고, 파인텍이 세광테크를 인수하면서 제이스텍과 파인텍이 2파전을 형성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17년 삼성디스플레이가 베트남 V3 라인을 확장할 때, 어느 업체가 COF 본딩 장비를 더 많이 수주할지 관심이 모였다. 결과적으로는 제이스텍이 파인텍을 압도하면서 대부분의 물량을 쓸어갔다.

2016년 매출액 1507억원 정도였던 제이스텍은 2017년 57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만에 매출이 3배 이상 폭증해 OLED 투자 사이클이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파인텍도 2016년 871억원 매출에서 2017년 1222억원을 기록했으나 제이스텍에 비할 바는 아니였다.

절치부심하던 파인텍이 기회를 잡은 건 BOE의 B11 투자 덕분이다. BOE는 앞서 청두 OLED 라인(B7)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제이스텍의 COF 본딩 장비를 도입했다. 그러나 B11 투자와 함께 공급사를 파인텍으로 바꿨다. 파인텍이 2017년 또 다른 중국 OLED 제조사인 로욜⋅윤구로부터 COF 본딩 장비를 수주한 것도 BOE의 발주 결정에 도움을 줬다.

제이스텍도 B11용 장비를 일부 수주했으나 COF 본딩 장비는 아니고, 레이저 트리밍(손질) 장비들이었다. 이는 OLED 패널을 스마트폰 크기로 자른 뒤, 일부 잘못 잘린 부분을 후처리하는 장비로 추정된다.

COF 본딩장비. /사진=파인텍 홈페이지
COF 본딩장비. /사진=파인텍 홈페이지

BOE가 B11부터 COF 본딩 장비 공급사를 제이스텍에서 파인텍으로 바꾸면서 향후 투자에서 또 어떤 회사가 승기를 잡을 지 주목된다. BOE는 지난달 충칭 B12 라인 착공식과 푸저우 B15 투자 발표를 동시에 가졌다. B12⋅B15 모두 B11과 같은 6세대(1500㎜ x 1850㎜) 원판투입 기준 월 4만8000장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COF 본딩 장비는 라미네이션 장비와 함께 OLED 후공정 투자에서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한다”며 “B11에서 양산 검증만 잘 되면 이후 투자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OLED #BOE #COF #본딩장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