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로 안팎 변화 예고… SW 강화 의지 엿보여

이석희 SK하이닉스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11일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취임사에서  향후 1년간 회사 전략과 조직개편 방향을 엿볼 수 있다.

 

‘기술’의 의미 재정의의 뜻

 

▲이석희 SK하이닉스 신임 CEO./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신임 CEO./SK하이닉스

일단 반도체 업계 CEO가 재료 전공 출신이 됐다는 것은 제조의 축이 설계·공정에서 소재로 확대됐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 대표는 사업총괄(COO) 때부터 설계·공정이 아닌 소재·장비를 강조했었다. 이는 반도체 패러다임이 변했기 때문인데,  SK하이닉스 역시 소재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AI⋅빅데이터 강조

또한 이 대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SK하이닉스의 먹거리인 동시에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와 빅데이터를 SK하이닉스의 주요 전방 산업이자 공정 효율화의 원천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내년에는 산업용IoT(IIoT)와 빅데이터 솔루션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제조/기술 부문과 정보화 담당을 분리하고 장비 내부에 CCTV를 달아 상황을 파악하는 것 정도만 했을 뿐이다. 삼성전자가 5G 투자를 준비하고 있고,슈퍼컴퓨터를 대대적으로 도입하면서 자동화에 신경 쓰는 동안 SK하이닉스는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 (주)SK와 함께 그룹 차원에서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도 진행했지만, SK하이닉스 제조라인의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엇박자가 났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신임 대표가 이 분야에 힘을 실어주면서 SK하이닉스의 스마트팩토리 도입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조직 통폐합도 예상해볼 수 있다.

조직 효율성을 강조한만큼 SK그룹 인수 이후 우후죽순 생긴 각종 태스크포스(TF)를 정리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메모리가 솔루션을 책임진다

시스템 반도체 업계가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묶어 판매하듯, 메모리 반도체도 대세는 ‘솔루션’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고객사 요구사항(스펙)에 맞추는 게 아닌 전방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기술을 선제 개발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게 가능하려면 우선 기술적으로는 컨트롤러, 펌웨어 등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SW 인력 보강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수요 기업의 기술과 제품에 대한 고도의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획·마케팅(기술 및 인텔리전트) 부문의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HBM에 적용된 실리콘관통전극(TSV)처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후공정 기술 투자도 더욱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사 말미에서 이 대표는 “우리는 수많은 우려를 뒤로 하고 세계 3위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섰다”며 “이미 최고의 기업(Best in Class Company) 반열에 올라서려는 움직임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SK하이닉스를 메모리 1위 기업 삼성전자와 비등한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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