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기업을 만들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대입니다. 특히 대한민국 주력 제조업은 전 세계적인 공급망과 수요처를 활용해 성장해 왔습니다. 과거에도 전 세계를 누비는 기업인들이 있었습니다. 해상, 육로를 통해 물품을 나르던 실크로드 무역상들입니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가 이들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여행이 ‘김정웅의 실크로드 경영학-3부’에 이르러 드디어 몽골에 닿았습니다. 전세계 반도체 중고장비 1위 업체 사장이 이번에는 칭기즈칸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통찰력 있게 풀어냈습니다.

 

중년 ‘아재’들 ‘초원의 나라’로 집단 가출하다

지난해 6월 실크로드 역사에 관심이 많은 중년 ‘아재’ 8명이 의기투합해 가정을 팽개치고 초원의 나라 몽골로 집단 가출을 하였다. 몽골 대통령 경제특보를 지냈던 최재후 교수와 함께 다들 십대 소년과 같이 들뜬 마음으로 4박6일간 짧지만 굵직한 일정을 함께 지냈다. 몽골의 대초원을 말달리며, 역사박물관과 유적지에서 몽골고원의 역사를 공부하며, 새벽까지 칭기즈칸 보드카를 바닥 내가며 현대 몽골과 한국, 유목민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열띤 역사 토론을 벌이기엔 너무 짧은 기간이었다.

▲몽골 역사기행을 같이 간 일행이 울란바토르의 중심에 발을 모으고 포즈를 취했다. 필자 일행은 역사에 관심을 가진50대 기업인 아재들로 이루어졌는데, 다양한 산업과 삶의 궤적을 가진 50대가 각자 자신들의 관점에서 실크로드의 역사와 몽골과 한국의 현대를 아울러 이야기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였다.
▲몽골 역사기행을 같이 간 일행이 울란바토르의 중심에 발을 모으고 포즈를 취했다. 필자 일행은 역사에 관심을 가진50대 기업인 아재들로 이루어졌는데, 다양한 산업과 삶의 궤적을 가진 50대가 각자 자신들의 관점에서 실크로드의 역사와 몽골과 한국의 현대를 아울러 이야기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였다.

칭기즈칸의 리더십, 몽골 군대의 전설적 무용담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기업정책에 대한 평가, 한국의 꿈을 잃은 젊은 세대, 제주도 개방, 고령화 저성장시대의 해법, 재벌 중심의 한국경제, 다문화사회로 변해가는 한국의 미래, 자본시장의 외국인 지배 등 난상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원의 여름 밤이 깊었다.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면서 수다스러워진 중년 아재들은 앞에 사람 말이 끊기자 마자 발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바로 말을 이어갔다.

 

몽골은 ‘몽골’이다

지금도 한국인 중에 몽골을 ‘몽고’로 부르는 사람이 많다. 필자도 “몽고”라고 했다가 몽골에서 일을 했던 후배에게 혼이 났다. 몽골은 원래 '용감한'이란 뜻을 지닌 부족어였으며, 칭기스칸이 몽골족을 만들면서 지금은 모든 몽골인과 몽골어를 지칭하는 표현이 되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몽고(蒙古)라는 이름은 옛날 중국 사람들이 몽골을 비하하기 위해 '우매할 몽(蒙)'과 '옛 고(古)'를 사용한데서 비롯되었다. 엄연히 몽골리아의 공식 국가명칭이 ‘MONGOLIA’이고 민족이나 민족어를 지칭할 때 ‘MONGOL’ 이라고 표기함으로, 몽고라는 표현 말고 몽골이라 써야 한다.

몽골은 인구 300만명의 절반인 150만명이 울란바토르 인근에 모여 살고 나머지 절반이 한반도 7배 면적인 몽골고원 곳곳에 흩어져 유목생활을 한다. 미국 국가정보원(CIA)자료를 몽골은 보면 1Km2 면적에 한두명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나라다. 우리 남한은 같은 면적에517명이 산다. 남한 전체로는 5000만명이 넘게 살고 있는데, 몽골은 같은 땅에 16~17만명만 산다. 경제규모로 따지면 몽골은 한국의 100분의1 정도 되는데, 의정부, 김포, 광명 정도와 비교할 수 있다.

6월의 몽골고원은 여행자의 눈으로 처음 봤을 때 그림같이 아름다운 초원이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여기저기 땅이 드러날 정도로 척박하다. 연 강수량이 500ml 이하면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200ml, 100ml 이하가 되면 사막이 된다. 몽골고원은 365일중에 300일이 맑은 날씨이니 높은 곳에 오르면 탄 트인 전망을 보기가 쉽다.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등산 트래킹을 하면서 내려다본 모습, 실제 몽골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초원과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등산 트래킹을 하면서 내려다본 모습, 실제 몽골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초원과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북쪽 산지에는 나무가 많지만, 남쪽은 보통 초원이나 사막이 펼쳐져 있다. 국립공원 테를지는 강과 산과 나무가 어우러져 경치가 매우 좋은 곳이다. 테를지 공원은 울란바토르와 두시간 거리로 가까워 외국인에게는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몽골사람들도 자주 찾는 곳이며 수 많은 전통 천막 ‘게르(Ger)’ 캠프가 있고 호텔도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하루 이틀 정도 지낼 수 있다.

▲나무를 찾아보기 힘든 몽골초원
▲나무를 찾아보기 힘든 몽골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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