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과잉이 시작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선행 투자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진한 IHS마킷 이사가 디스플레이 시장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IHS마킷)

3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선 박진한 IHS마킷 이사는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중국 8.5세대(2200mm X 2500mm) 및 8.6세대(2250mm X 2600mm) LCD 생산라인이 속속 양산에 들어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통상 디스플레이 공급량이 수요량 대비 10% 이상 많으면 공급과잉으로 본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 4분기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공급량은 수요 대비 13% 정도를 초과한 상태다.

다만 박 이사는 여러가지 근거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공급과잉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우선 디지털TV 등장으로 구매량이 크게 늘어났던 2009, 2010년의 TV 교체주기가 곧 도래한다. TV는 보통 7~10년을 교체주기로 본다. 지난 2009년, 2010년은 디지털 TV의 등장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20% 판매량이 증가했다.

박 이사는 “당시는 중국 TV 시장 또한 급격히 성장한 바 있던 시기”라며 “최근까지 2년 연속 TV 구매량이 감소했지만 당시와 현재 판매되는 TV 화면 크기가 달라 더 넓은 면적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판매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IHS마킷은 2009, 2010년 40인치 미만 TV패널 판매량이 전체의 82%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내년부터 2020년까지는 40인치 이상 TV패널 판매 비중이 70%를 넘어 주류를 차지할 전망이다. 같은양의 TV를 판매해도 패널 사이즈가 늘어나면 업계 전반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 PC시장 변화와 의료 및 건축,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진한 이사는 “자동차 산업이 급격히 변화하며 여기에 필요한 디스플레이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예비 수요를 감안한다면 현재 디스플레이 공급과잉은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선행투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급과잉도 충분히 조절 가능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이사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적정 비중 대비 초과되는 디스플레이 공급량을 각각 700만⋅1600만⋅2700만㎡로 분석했다.

그는 “디스플레이 출하 면적 중 적정 초과 공급량의 비중은 각각 2⋅5⋅7%밖에 되지 않는다”며 “올해 전세계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가동률이 95%로 최대생산능력에 가까운 수준이었기 때문에 생산량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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