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터치스크린 공급사슬(SCM)을 3분화한다. 크게는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에 쓰이는 최고급 라인업과 애플 ‘아이폰’ 향(向),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에 각기 다른 SCM이 구성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와 기타 고객사 간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경쟁력 격차를 유지시키는 장치가 될 전망이다.

갤럭시 시리즈, 와이옥타+COP 본딩

 

삼성전자 갤럭시S8. 와이옥타+COP 본딩 방식으로 만들어 베젤이 최소화됐다. (사진=삼성전자)

앞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OLED에 적용할 터치스크린 SCM은 크게 3종류다.

우선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플래그십 모델에는 ‘와이옥타(Y-OCTA)’ 기술이 적용된다. 갤럭시노트7에 처음 사용된 기술인 와이옥타는 터치센서를 OLED 제조 과정에서 일체형으로 만든다.

박막봉지(TFE) 위에 화소가 없는 부분(Black Matrix)을 따라 터치 센서를 패터닝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전극소재는 알루미늄 메탈메시를 활용한다.

알루미늄 메탈메시는 터치 감도가 기존 인듐주석산화물(ITO) 대비 높고, 무엇보다 유연성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이 유연성은 ‘칩 온 폴리이미드(COP)’ 방식의 드라이버IC 본딩을 가능케 하는 열쇠다. ‘갤럭시S8’의 드라이버IC는 칩이 폴리이미드 필름 위에 직접 실장돼 있다. 원래 폴리이미드 필름 끝에 유연기판(투 메탈 COF)을 덧대고, 그 위에 칩을 실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제작 과정이 간단해진 것이다.

유연기판을 덧대는 공간을 확보할 필요 없이 바로 폴리이미드 기판을 구부려 뒤로 넘기기 때문에 화면의 베젤도 최소화 할 수 있다. 갤럭시S8의 아래⋅위 베젤이 역대 가장 좁게 구현된 것도 ‘와이옥타+COP 본딩’ 기술 덕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와이옥타 기술이 적용된 OLED는 오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만 판매할 계획이다.

 

본딩 기술 발전에 따른 베젤 넓이 변화. 오른쪽으로 갈수록 베젤 폭이 좁아진다. COP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와이옥타 OLED 모듈에서만 구현 가능하다. (자료=IHS마킷)

애플, GF2+COF 본딩

따라서 애플로서는 와이옥타가 아닌 자체 터치스크린 SCM을 구축해야 한다. 애플은 일본 닛토덴코의 폴리에틸렌(PET) 필름에 닛샤프린팅이 ITO 센서를 패터닝한 터치스크린을 OLED 모듈과 조립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GF2 구조인데, 기존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하던 GF2와 다른점이 있다면 PET 필름 양면에 센서를 만든다는 것이다. 즉 필름 한 면은 X축, 반대편은 Y축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GF2 터치스크린은 X⋅Y축을 한쪽 면에 모두 만들었다.

애플은 필름 양면에 X⋅Y축을 패터닝한 터치스크린과 관련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는 한 면에 X⋅Y축을 모두 그리는 것 보다 터치 감도가 좋고, 원가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애플의 방식은 ITO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판 자체를 구부릴 수 없다. 일정 각도 이하로 구부리면 ITO층이 깨진다. 따라서 아이폰의 베젤 영역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연기판을 OLED 끝에 덧대고, 이 위에 드라이버IC를 실장하는 COF 방식을 써야 한다. 이는 유연기판을 덧대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와이옥타+COP’ 방식과 비교하면 베젤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아이폰8(가칭)을 풀프런트(Full Front) 스크린으로 만들 계획인데, COF 방식으로 어디까지 베젤을 줄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허은영 IHS마킷 연구원은 “애플이 와이옥타가 아닌 자체 SCM을 구축하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향, GF2 SITO + COF 본딩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S’.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가 탑재됐다. (사진=화웨이)

화웨이⋅비보⋅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에 공급할 OLED의 터치스크린은 애플 방식과 유사하나 공급사와 기술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GF2 방식의 터치스크린을 쓰되, 필름 한 면에 X⋅Y 축을 모두 패터닝하는 SITO(Single-sided ITO layer) 기술을 사용한다. 기판이 되는 필름 소재도 애플이 PET인 반면, 중국향은 시클로올레핀폴리머(COP) 필름이 사용된다.

터치스크린이 놓이는 위치도 다르다. 애플의 GF2는 편광판과 커버유리 사이에 놓이지만, 중국향 모델의 GF2 SITO는 편광판과 OLED 사이에 위치한다.

이 GF2 SITO 필름은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내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알프스전자가 맡는다. 터치스크린과 OLED를 조립하는 후공정은 에스맥이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GF2 SITO 역시 기판 자체를 구부리면 ITO 층이 깨진다. 따라서 베젤 영역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연기판을 덧대고 그 위에 드라이버IC를 본딩하는 COF 기술이 사용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기술 경쟁력이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다 보니 디스플레이 SCM에 따라 스마트폰 업체의 경쟁력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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