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한상범 부회장.(사진=LG디스플레이)

“2020년 초에 10.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양산하는 게 목표입니다. 박막트랜지스터(TFT) 및 증착장비를 검증하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경기도 파주 P10 공장의 10.5세대(2940mm X 3370mm) OLED 라인 양산 시점을 못박았다. 한 부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TFT를 제조하는 옥사이드 공정의 균일도(Uniformity)’를 높이고, 증착장비를 검증하고 나면 2020년 초쯤 10.5세대 OLED를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업계가 10.5세대 라인 양산 스케줄로 잡고 있던 2019년 2분기와 비교하면 1년 가까이 늦은 시점이다. 10.5세대 라인 투자 핵심인 노광장비가 2018년 6월 입고될 예정인데, 이 경우 2019년 2분기면 양산 준비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2분기 이후 10.5세대 LCD를 일부 생산하다가 2020년 OLED 생산 기술이 완성되면 생산품목을 OLED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TV용 OLED와 고화질 LCD는 동일한 TFT를 장착하기 때문에 생산품목 전환이 용이하다.

한 부회장은 “P10 10.5세대 라인은 처음부터 OLED 생산에 초점을 맞춰 공정(레이아웃)을 구축하고 있다”면서도 “옥사이드 TFT 베이스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LCD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열린 LG디스플레이 컨퍼런스콜에서 김상돈 전무 역시 “P10 10.5세대 라인은 LCD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절대 아니다”며 “다만 대면적 OLED 생산 기술이 안정화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LCD 생산에 투입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8세대(2200mm X 2500mm) OLED를 성공적으로 양산한 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OLED 생산에 다소 긴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발광 방식 변경 때문이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운영한 8세대 OLED 라인은 모두 배면발광(Bottom Emission) 방식이다. 배면발광은 OLED에서 나온 빛이 TFT 방향으로 발산하는데, TFT를 통과하면서 휘도(밝기)가 낮아진다. 기껏 만들어 낸 빛이 TFT에 가려 나오지 못하는 탓에 소비전력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이는 패널 내 유기재료 수명도 단축시킨다.

전면발광 및 배면발광 구조 비교. (자료=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P10 10.5세대 라인 만큼은 반드시 전면발광(Top Emission) 방식으로 구축한다는 목표다. 배면발광과 달리 OLED 빛이 TFT 반대 방향으로 나아간다. 빛의 손실도 적고, 8K UHD 등 고화질 TV 제작에도 유리하다.

이 밖에 TFT로 쓰이는 옥사이드 균일도를 높이는 작업도 기존 8세대 공정 대비 매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10.5세대 원판은 기존 8세대와 비교하면 면적이 1.8배에 이른다. 한 부회장은 “8세대 기판의 옥사이드 TFT 균일도를 높이는데만 2년 가까이 소요됐다”며 “원판 면적이 넓어진 만큼 제조가 훨씬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OLED 투자와 관련한 부분은 말을 아꼈다. 오전 컨퍼런스콜에 이어 기자간담회에서도 구글⋅애플과의 장기공급계약에 대한 질문이 많았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한 부회장은 “중소형 OLED 라인은 워낙 투자금액이 크기 때문에 고객과의 사전 약속 없이는 진행되기 어렵다”면서도 “고객과 관련한 부분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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