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전문 자회사 노발레드가 지난해 30%가 넘는 순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소재⋅부품 업체가 10% 안팎의 이익률조차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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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가 들어간 갤럭시S7과 갤럭시S8(사진=삼성전자)


노발레드는 2013년 제일모직이 삼성전자, 삼성벤처투자와 함께 인수한 독일의 OLED 소재 업체다. OLED 핵심 소재 중 하나인 P도판트를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경쟁 관계인 LG디스플레이에도 공급한다. 2014년 제일모직 전자재료 사업 부문이 삼성SDI로 넘어와 삼성SDI 자회사가 됐다. 본사는 독일 드레스덴에 있으며, 국내 유통은 한국일리스엔지니어링이 맡고 있다.3일 삼성SDI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 노발레드는 지난해 매출 850억원, 당기순이익 2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8% 증가했고, 순이익은 25% 늘었다. 이익률은 지난해 32%에 이어 올해 31%를 기록했다.

 

노발레드가 타 OLED 재료 업체 대비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전 세계 P도판트 생산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HTL과 P도판트를 섞으면 전공주입층(HIL)이 되는데, HTL층과 별도 층을 구성한다. HIL은 OLED 구동전압을 낮춰 OLED 소비전력을 줄여준다. 이 때문에 P도판트는 주로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에 사용한다. 1g당 가격이 수십달러에 달해 ‘금보다 비싼 재료’로 통한다.

그러나 이처럼 부가가치 높은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독점구조를 깨기는 쉽지 않다. 우선 특허 문제다. P도판트는 에너지밴드갭이 굉장히 작은 분자구조를 가져야 한다. 에너지밴드갭은 전자가 존재할 수 없는 확률의 공간을 말한다. 노발레드는 이에 적합한 특정 분자구조와 관련해 특허를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는 개발비 투입 대비 낮은 경제성이다. 노발레드 특허를 피해 다른 분자구조를 만들 수 있지만 대규모 개발비에 비해 물질 소모량이 많지 않아 개발할 필요성을 크게 못 느낀다는 뜻이다.

업계는 대신 P도판트가 들어가지 않은 HIL을 개발하고 있다. P도판트를 사용할 경우 발광하지 않는 옆 픽셀에 일종의 간섭현상이 일어나 색번짐이 발생한다. 업계는 이를 대체할 HAT-CN타입 HIL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각 업체들마다 HAT-CN타입 HIL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중”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LG화학과, 삼성SDI는 덕산네오룩스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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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내부 구조(이미지=삼성디스플레이 블로그)


2017년 노발레드 매출성장률은 30%를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생산량은 2016년 대비 A2 14%, A3 281% 증가할 전망이다. 이중 가장 넓은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6세대 A3 생산라인 증가가 매출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노발레드 매출 증가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생산량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1년새 5.5세대(1300mm X 1500mm) OLED 생산라인인 탕정 A2 유리기판 투입량이 165만6000장에서 198만3000장으로, 6세대(1500mm X 1850mm) OLED를 생산하는 A3 기판 생산량은 9만9000장에서 25만2000장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비율로는 A2 20%, A3 155% 증가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첫 6세대 OLED 생산라인인 구미 ‘E5’가 양산에 들어간다. E5 역시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을 생산하는 만큼 P도판트를 노발레드에서 구매해 사용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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