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은 LCD 라인 조기 정리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에 8세대 LCD 라인 2개를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대형 LCD 업황이 반짝 반전에 성공했지만, 당장 4분기부터 다시 공급과잉 기조로 돌아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낮은 LCD 라인을 조기에 정리하면서 TV용 패널 사업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사업장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L8 내 2개 라인, QD OLED 전환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연말 QD-OLED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충남 탕정의 L8-1-1 라인과 L8-2-1 라인이다. 각각 8세대(2200㎜ x 2500㎜) 유리 기판 투입 기준 월 7만장 정도로 구축됐고, 현재는 추가 투자를 통해 최대 월 10만장씩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 생산 품목은 48⋅49⋅55인치 LCD TV용 패널이다. 

 

48⋅49⋅55인치 LCD는 중국 패널 업체들이 8세대 LCD 라인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면서 이미 수익성이 적자로 전환된 품목이다. 더욱이 8-1-1 라인의 경우, 세계서 처음으로 양산 가동된 8세대 LCD 라인이라는 점에서 하이엔드급 제품 생산에도 한계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1-1 라인과 8-2-1 라인을 QD OLED로 전환하면 8세대 기판 투입 기준 최소 월 3만장, 많게는 월 5만장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CD를 생산할 때 2개 라인을 합쳐 최대 월 20만장에 달했던 기판 투입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는 QD OLED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가 기존 비정질실리콘(a-Si)에서 옥사이드(산화물)로 바뀌면서 공정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옥사이드 공정은 마스크 공정 수가 a-Si 대비 2~3단계 더 많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QD OLED 라인에 다중모델생산(MMG) 기술을 조기 도입한다는 목표다. MMG는 한 개의 기판에서 다양한 크기의 패널을 절취해서 생산하는 것이다. 1개 라인에서 1개 사이즈 제품만 생산할 때 보다 버려지는 LCD 면적이 적어서 수익성이 높다. 통상 8세대 기판은 65인치 패널 3장과 55인치 패널 2장으로 자를 때 가장 효율적이다. 

 

▲QD-OLED의 구조.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만약 2개 라인을 합쳐 월 5만장씩 기판이 투입된다면, 65인치 패널 15만개와 55인치 패널 10만개를 매달 생산할 수 있다. 연간으로는 65인치 패널 180만개와 55인치 패널 120만개씩이다. 물론 수율을 감안하면 실제 생산량은 90%, 초창기에는 이보다 훨씬 적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최고급 TV 모델인 ‘Q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이 150만대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충분한 생산능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출하한 OLED TV용 패널이 170만대 정도”라며 “1단계 투자로 65인치 연간 180만대 정도면 생산량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증착 장비 완성도가 관건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검토하고 있는 이 같은 시나리오는 두 가지 중요한 가정을 배경으로 한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 OLED 제조공정의 안정화가 필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발광원이 되는 청색 OLED는 증착(Evaporation) 장비로, QD 컬러필터층은 잉크젯 프린팅 공정으로 구축한다. 문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OLED 증착 라인 구축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QD를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해 생산하는 공정도 처음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증착라인 장비는 일본 캐논도키가 제작을 맡았는데, 캐논도키 역시 8세대 증착 장비 제작 경험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캐논도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연말쯤 투자 결정을 내리면 바로 장비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 개발이 원활하지 않거나 캐논도키가 증착장비 생산이 더뎌지면 QD OLED 양산 스케줄도 순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QD-OLED의 수직구조(오른쪽). WOLED 방식 대비 증착 레이어 수가 적다. /유비리서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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