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2 추가 수주전 기대 높여

선익시스템이 중국 BOE에 6세대(1500㎜ x 1850㎜)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증착장비(EV)를 공급한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에 6세대용 OLED 증착장비를 공급한 적은 있었지만, BOE 양산라인에 공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OLED용 EV 시스템


선익시스템이 BOE에 공급할 장비는 OLED 전공정에 속하는 증착장비(Evaporator)다. 증착장비는 고온의 열로 유기물질을 기화시켜 OLED 기판에 박막을 형성해준다. 자발광 원리인 OLED는 유기물질 자체가 화소(픽셀)가 되기 때문에 증착장비의 성능이 곧 OLED 품질에 직결된다.

선익시스템은 지난달 29일 BOE가 실시한 몐양(B11) 6세대 OLED 라인용 증착장비 입찰 성능평가를 단독으로 통과했다. 한두달 뒤 단가협상을 거쳐 최종 수주업체로 낙찰될 예정이다.


▲선익시스템의 OLED용 증착장비. /선익시스템 제공

6세대 OLED용 증착장비 시장은 그동안 일본 캐논도키가 석권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선익시스템의 수주는 의미가 크다. 2016년 시작된 중소형 OELD 투자 사이클에서 대부분의 패널 업체들은 캐논도키가 생산한 증착장비를 선택했다. 애플이 아이폰용 OLED 구매 조건으로 이 회사 증착장비를 사용하도록 제한한 탓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전용라인에 설치한 7대의 증착장비 모두 캐논도키 제품이며, 삼성전자용 라인에 설치한 4대도 모두 이 회사가 생산했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전용라인으로 꾸린 경기도 파주 E6 공장 내 증착장비 2대도 모두 캐논도키 증착장비다. BOE 역시 앞서 청두에 구축한 B7 내 증착장비 모두 캐논도키가 공급했다.

전 세계 6세대 OLED 양산 라인 중 캐논도키 제품이 아닌 증착장비가 도입된 곳은 LG디스플레이의 구미 E5와 중국 티안마의 우한 OLED 라인 정도 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의 E5는 고객사가 LG전자⋅샤오미 등이라 증착장비 브랜드에 제한이 없다. 티안마 우한 OLED 라인은 일본 알박의 증착장비가 도입되어 있다. 이 공장은 당초 지난해 연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수율 문제 탓에 올해 2분기 들어서야 양산에 착수했다.


B12에서 승부할 수 있을까


이번에 선익시스템이 BOE B11 증착장비를 수주하게 됨에 따라 향후 BOE가 추가로 구매할 증착장비 수주전도 주목된다. BOE는 B7과 B11⋅B12에 각각 기판투입 기준 월 4만5000장 수준으로 OLED 라인을 구축 중이다. 각 공장에 3대씩, 총 9대의 증착장비가 필요하다.

현재 B7은 대부분의 장비 발주가 끝났고, B11과 B12는 장비 발주 작업 중이다. 특히 충칭에 구축될 B12는 이제 막 발주 시작 단계다. 앞으로 최소 서너번 이상의 증착장비 발주가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이자 OLED 분야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BOE가 선익시스템 장비를 도입하는데 따르는 검증 효과도 적지 않다. 줄줄이 투자를 준비 중인 후발 주자들이 선익시스템 장비를 도입 검토할 여지가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선익시스템 장비는 LG디스플레이 E5 라인을 제외하면 아직 양산성을 검증할만한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BOE의 B11이라면 레퍼런스(공급사례)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BOE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총 79건의 장비를 발주했다. 선익시스템 외에도 AP시스템⋅SFA⋅원익홀딩스⋅비아트론 등이 수주업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AP시스템은 폴리이미드(PI) 기판을 캐리어글래스에서 떼어내는 데 사용하는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를 수주했다. SFA는 OLED용 편광판과 터치스크린 등을 합착해주는 장비를, 원익홀딩스는 박막봉지 공정용 질소정제기를 수주했다. 플렉서블 OLED는 박막봉지 공정을 질소챔버 안에서 진행하는데, 이때 질소 순도를 높여주기 위해 질소정제기가 필요하다. 비아트론은 PI용액을 굳혀 기판으로 만들어주는 큐어링 장비를 공급하게 됐다.

아래는 BOE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발주를 확정한 장비와 협력사 목록이다. ‘T/A’는 수주가 확정(Tender Awards)됐다는 뜻이다. ‘E/R’은 평가결과(Evaluation Result)를 1위로 통과했다는 의미다. E/R은 이변이 없는 한 1개월 정도 후 T/A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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