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 BOE의 몐양 B11 양산 가동 계획이 확정됐다. B11은 BOE가 청두 B7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한 6세대(1500㎜ X 1850㎜)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이다. 공장 설계부터 애플 아이폰용 OLED 공급을 목표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향후 BOE의 OLED 사업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BOE가 개발한 폴더블 OLED. /BOE 제공



24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다음달 B11 첫번째 생산라인의 장비 반입을 마무리하고, 12월 첫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통상 장비 반입 후 수율 안정화를 거쳐 양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넘게 걸리는데 BOE는 양산목표를 매우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B11은 6세대 OLED 원판 투입 기준 월 4만5000장 규모로 건설 중인데, 첫 생산라인의 양산능력은 월 1만5000장 수준이다. B11에 앞서 가동을 시작한 B7 역시 원판투입 기준 월 4만5000장 규모로 설계됐으나, 현재는 3분의 1인 월 1만5000장 규모의 1개 라인만 가동 중이다. 


B11이 B7과 다른 것은 B11은 가동 시작부터 최신 유기재료 세트인 ‘L6’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BOE는 유기재료 구성이 새로 개발될 때마다 알파벳 ‘L’에 숫자를 붙이고 있으며, B7 공장에서는 ‘L5’를 사용하고 있다. L6는 B11 공장 가동과 동시에 처음으로 양산 라인에 적용된다.


유기재료는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수명과 효율이 개선되는데, BOE는 L6의 목표를 ‘애플에 공급가능한 수준’으로 잡았다. 최고 품질의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을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뜻이다. L6 공급업체는 기존 L5 공급업체나, 삼성디스플레이 A3 공장에 유기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적색 프라임(R`, EBL)층 공급사만 LTMS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B11은 BOE로서는 애플 아이폰용 OLED 공급사 지위를 획득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설이다. 소량이라도 B11에서 아이폰용 OLED 공급에 성공한다면, 현재 계획하고 있는 B15(푸저우)⋅B16(청두) 건설을 위한 정부 지원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그 반대라면 B15⋅B16 건설 계획은 예상보다 지체가 불가피하다. 실제 중국 정부는 BOE가 올해 초 발표한 충칭 B12에 대한 자금 지원에 앞서 B7의 양산 수율과 제품 출하를 면밀하게 살폈다고 한다.


▲O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애플 아이폰X. /애플 제공



BOE가 B11의 양산 스케줄을 공격적으로 앞당긴 것도 애플 공급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매해 가을 출시되는 아이폰용 소재⋅부품 생산을 그 해 6월을 전후로 시작한다. 그러나 제품 개발과 공급사 선정은 웬만하면 전년 연말 안에 마무리한다. 


BOE가 B11 양산을 올 연말에 시작하더라도 내년도 공급은 사실상 어렵고, 내후년(2020년)에 출시될 아이폰 시리즈에 OLED 공급을 노려볼만 하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BOE 만큼이나 애플 역시 OLED 신규 업체 진입을 고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1~2년 내로 아이폰 전 기종을 LCD에서 OLED로 변경할 계획이다. 아이폰용 OLED 구매량이 기존 연간 7000만~8000만대에서 2억2000만대까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현재처럼 삼성디스플레이만이 애플의 눈높이에 충족한다면 이 같은 계획은 크게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올해부터 LG디스플레이가 300만대 안팎의 아이폰용 OLED를 공급한다고 해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B7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준을 보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BOE가 애플에 OLED를 공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내후년을 목표로 B11에서의 제품 개발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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