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사업에 신규 진출한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이 아성을 구축한 국내와 달리, 이제 막 양산을 시작한 중국 패널 업계는 신생 OLED 재료 업체에 ‘기회의 땅’이다. 


올해와 내년 중국 업체들의 중소형 OLED 투자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신생 재료 업체들의 중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OLED용 TADF 재료. /Cynora




동진쎄미켐, CPL로 중국 공략



지난해 첫 6세대(1500mm X 1850mm) OLED 양산을 시작한 BOE는 정공수송층(HTL) 재료 공급사 선정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했다. HTL은 정공의 이동통로가 되는 소재로, 모든 발광층과의 정합성이 필수다. 최근 OLED 패널 업체들이  HTL을 두껍게 증착하면서 사용량이 늘고,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BOE는 첫 중소형 OLED 양산라인에 국내 업체인 덕산네오룩스 제품을 채택했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서 마지막까지 동진쎄미켐과 머티어리얼사이언스 제품 역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동진쎄미켐은 지난해 유한성 전자재료 개발 담당 전무를 디스플레이⋅에너지재료사업부장으로 임명하고, OLED 재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유 전무는 삼성SDI⋅덕산네오룩스 출신으로, 덕산네오룩스가 삼성디스플레이에 HTL 및 적색 호스트를 공급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비록 최종적으로 BOE가 HTL 공급사로 덕산네오룩스를 선정하기는 했지만, 동진쎄미켐 제품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동진쎄미켐은 최근 HTL 외에도 캐핑레이어(CPL)를 새로 개발해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CPL은 음극 형성에 쓰인 금속층을 보호하기 위한 재료다. CPL에 대한 특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는데, 동진쎄미켐은 삼성디스플레이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기술로 CPL을 개발했다.


특히 CPL 재료의 굴절률을 조절해 발광층에서 나온 빛이 흡수되지 않고 통과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 자외선(UV) 내성도 커 봉지공정 중 발생하는 UV 충격으로부터 OLED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머티어리얼사이언스, 일본 독점한 청색 도판트 시장 도전



▲OLED 재료 시장 전망. /IHS마킷



역시 B7 HTL 공급권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던 머티어리얼사이언스도 B11(몐양) 및 다른 중국 패널 업체들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반도체 장비업체 케이씨텍 대표 출신의 이순창 사장이 창업한 벤처회사다. 


비록 업력이 길지 않고, 규모도 작지만 최근 OLED 재료 업계에서 청색 도판트 개발로 주목 받았던 회사다. BOE가 B7 가동 전 파일럿 가동을 위해 만들었던 B6(오르도스)에 HTL을 공급하는 등 양산 경험도 풍부하다. 


청색 도판트는 일본 이데미츠코산이 워낙 촘촘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우회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안트라센(벤젠 고리 세 개가 차례로 접합된 화합물) 구조로 된 청색 호스트와 파이렌을 포함하는 청색 도판트가 조합하는 방식에 대한 특허를 독점하고 있다.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이데미츠코산 특허를 회피하면서도 발광 효율은 더 개선된 제품을 내놓았다. 기존에는 OLED의 효율⋅수명을 개선하며 진청색을 얻기 위해 강력한 전자 받개(electron acceptor)를 분자에 적용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왔다.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반대로 전자 주개(electron donor)를 분자에 도입하여 효율과 수명을 개선하면서 진청색을 구현했다. 


특히 주위의 극성에 따라 발광 파장이 변화되는 용매의존발색현상(solvatochromism)을 크게 감소 시킴으로 호스트의 극성에 따라 발광 파장이 변화하는 현상도 크게 줄었다. 이데미츠코산의 도판트는 워낙 고가인데다, 자사가 생산한 청색 호스트만 정합성이 맞는 점도 단점이다. 머티어리얼사이언스 청색 도판트는 호스트 제조사와 상관 없이 혼합해 쓸 수 있다.



대주전자재료, EBL 앞세워 중국행



LG화학, 日 소재 업체와 OLED재료 특허 협력 계약 체결

▲OLED 재료. /LG화학



중견 전자재료 업체인 대주전자재료는 전자방어층(EBL)으로 OLED 재료 사업 첫 발을 담궜다. EBL은 마이너스(-)극에서 출발한 전자가 발광층에서 오롯이 소비될 수 있게, HTL쪽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소재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를 프라임 재료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주전자재료 역시 일단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복수의 패널 업체에 샘플을 공급,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대주전자재료는 EBL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열활성화지연형광(TADF)’ 재료 개발까지 돌입한다는 목표다. TADF는 25% 안팎인 형광재료의 발광효율을 인광재료 수준으로 끌어올린 재료다. 현재 형광재료 밖에 개발되지 않은 청색 호스트에 TADF 기술을 적용하면 OLED의 수명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대주전자재료 관계자는 “국내 삼성⋅LG디스플레이는 양산 경력을 통해 검증된 업체만 차기 재료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며 “중국 패널 업체들은 비교적 공평하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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