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탕정에 신설 중인 A5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신규 투자 규모를 놓고 내부서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일정 규모 이상 투자를 통해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쪽과, 고객사 OLED 채용 확대 여부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삼성디스플레이의 A5 첫 투자 규모는 장비 협력사들의 내년도 수주 실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업계 귀추가 주목됐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30K? 15K? 갈수록 줄어드는 투자 전망치



삼성디스플레이가 A5 공장 건설을 시작할 당시 고려했던 2018년 발주량은 증착장비 기준 6세대(1500mm X 1850mm) 월 3만장 규모다. 3분기 말과 4분기에 각각 한대씩의 증착장비가 일본 캐논도키로부터 입고되는 스케줄이다. 금액으로는 약 4조원 정도다.


6세대 원판 3만장은 5.8인치 디스플레이를 월 500만개(수율 60% 가정)씩 더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나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에 1개 라인(1만5000장분)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내후년으로 미루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초만 해도 3~4개 라인 투자 전망도 나왔으나 갈수록 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A3 공장과 A4(옛 L7-1)에 총 10개의 플렉서블 OLED 라인을 동시다발적으로 투자했던 지난 2년과 비교하면 사실상 ‘투자절벽’이다. 투자 결정권을 쥐고 있는 기획과 마케팅 부문에서 특히 공격적 투자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피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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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A5 공장 신설 부지. /네이버 지도 캡처



삼성디스플레이가 신공장 투자 규모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2019년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애플이 내년에 아이폰 3개 모델 중 2개, 2019년 3개 모델 전체에 OLED 적용할 예정인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플렉서블 OLED 최대 수요처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애플이 한 해 필요한 패널 규모는 정해진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가 부담스럽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용 OLED 물량을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에 넘기기를 시도하고 있다. 2019년까지 사실상 독점력을 유지한다고 해도 언제 빠질지 모르는 물량을 두고 추가 투자할 수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 3개 모델에 OLED를 적용하는 2019년 이후로는 대규모 수요 증가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 2년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다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보고 투자하는 방안은 그룹 전체적인 전략과 엇박자가 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화웨이⋅비보⋅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과의 확연한 차이를 내는 부분은 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브랜드에 플렉서블 OLED를 대규모로 공급하면,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에 밀려 중가 이하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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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삼성전자 제공



“구매팀만 안달복달”



이 때문에 내년에 새로 깔리는 OLED 라인의 용도 역시 오리무중이다. 당초 애플 전용 라인으로 구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향(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공급 라인은 기존 OLED 라인에 터치스크린 내재화 공정인 ‘와이옥타’가 추가된다. 애플은 와이옥타 대신 스스로 필름형 터치스크린(GF2)을 일본 닛샤에서 수급하기 때문에 따로 터치스크린 공정을 두지 않는다.


기존 A3 공장 내에 있는 9대의 증착장비 중 7대가 애플 전용 라인, 2대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라인이다. A4는 2개 라인 전량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향(向)이다. 전체적으로는 애플 전용 라인 7개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향 라인 4개가 가동 중인 셈이다.


업계는 애플 전용 라인 7개로 내년 물량까지 대응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7개 라인에서는 월 1750만개 안팎의 5.8인치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다만 내후년에 애플이 아이폰 3개 모델 전체에 OLED를 적용하고, 이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구매한다면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현재로서는 내년 3분기 말에 깔릴 신규 라인이 삼성전자 보다는 애플향 라인일 가능성이 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 협력사에 슬롯(Slot⋅할당)을 마련해야 하는 구매팀만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며 “기획과 마케팅 부문은 대규모 투자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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