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신형 스마트폰 ‘V30’을 공개한다. V30은 전작 ‘V20’과 달리 LCD가 아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디스플레이로 채택했다. LG전자가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는 2015년 ‘G플렉스2’ 이후 2년 만이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G6’에 OLED 모델을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OLED 공급 문제로 포기한 바 있다.



V30, 150만대 안팎 생산할 듯



▲LG전자 G플렉스2. PPI가 400으로, 현재 출시되는 스마트폰 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V30의 성공 여부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아직 중소형 OLED를 의미 있는 규모로 공급한 실적이 없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V30 품질을 앞세워 애플을 포함한 고객사에 생산 능력을 과시할 수 있다.


반대로 V30용 디스플레이 생산에 차질을 빚거나, 출시 이후 품질 문제에 시달린다면 중소형 OLED 사업에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V30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데 있어 가장 큰 난관은 1인치 당 픽셀 수(PPI)와 ‘번인(Burn in)’ 발생 억제다.


OLED는 LCD 생산에 없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증착 공정이 필수인데, PPI를 높일수록 수율이 극도로 저하된다. 특히 4.5세대(730mm X 920mm) 크기의 AP2-E2보다 6세대(1500mm X 1850mm)인 E5에서 고(高) PPI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게 훨씬 어렵다. 기판 면적이 넓어지면 섀도마스크 크기도 덩달아 커지면서 섀도마스크 가운데가 아래로 처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적색 유기물이 묻어야 할 곳에 청색 혹은 초록색이 묻어 패널 전체에 불량이 발생한다. 


2년 전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에 공급했던 OLED의 PPI는 400이었다. 5.5인치 크기에 가로 1080개, 세로 1920개 화소가 배열된 풀 HD급 화면이었다. 


그러나 이달 말 공개 예정인 V30은 이보다 PPI가 훨씬 높아야 한다. 최근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의 PPI가 대부분 550 안팎이라는 점에서 이 수준에 맞췄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PPI를 550 수준으로 맞추면서, 수율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FMM 증착 공정 예시. 기판 크기가 크고, PPI가 높을수록 수율 관리가 극도로 어렵다. /선익시스템 제공



LG전자가 G6가 아닌 V30을 본격적인 OLED 스마트폰 출시 모델로 잡은 것도 이 같은 고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직 6세대 공정에서 550 PPI급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많은 양을 쏟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LG전자 ‘G 시리즈’는 판매량이 400만~500만대 안팎이지만, ‘V 시리즈’는 최대 150만대 정도에 불과하다. LG디스플레이가 구글에 공급하는 ‘픽셀’ 스마트폰용 OLED 역시 100만대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V30용 OLED를 성공적으로 공급하면, 향후 G시리즈와 애플 ‘아이폰’ 향(向) 제품 생산까지 연착륙을 시도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PPI를 높이는 것 외에도 OLED의 고질병인 번인 현상을 억제하는 게 관건”이라며 “번인을 잡기 위해 휘도를 낮추면 화질에 대한 지적이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V30 성공이 SDC A4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V30, 특히 V30의 디스플레이 품질은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V30용 디스플레이를 성공적으로 생산하면, 그동안 독주 체제였던 중소형 OLED 분야에서 처음 경쟁자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외 대안 구매처가 없었던 스마트폰 업계로서는 LG디스플레이를 통해 OLED 구매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이는 애플이 가장 갈구하는 시나리오다.


따라서 V30의 성공 여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신설을 검토 중인 A4(가칭)의 건설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3분기 장비 입고를 목표로 A4 건설을 추진 중인데,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생산에 안착하면 A4 투자가 보수적 기조로 바뀔 수 있다. 


업계서는 A4 공간 계획을 최소 월 18만장은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A3(6세대 월 13만5000장)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LG디스플레이가 9월쯤 OLED 공급 시기와 물량을 최종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 규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A4 투자 기조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