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상 필수 부품인 포토마스크 10세대급 라인 투자를 검토 중이다.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019년 가동 예정인 경기도 파주 P10 라인에 포토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LG이노텍으로서는 부담스런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LG디스플레이가 외부에서 포토마스크를 수급하는 것도 불가능해서 그룹 차원의 결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LG디스플레이의 파주 P10 공장 가동에 맞춰 10세대급 포토마스크 생산라인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토마스크는 노광기에서 회로 패턴을 새길 때 자외선(UV)이 닿지 말아야 하는 부분을 가려주는 데 쓰인다. 감광액을 바른 유리기판 위에 포토마스크를 씌어 놓고 UV를 7~8초간 쬐어 주면 박막트랜지스터(TFT)용 패턴이 형성된다. 포토마스크가 일종의 사진 원판 기능을 하는 것이다.


포토마스크는 기판 사이즈와 1대 1로 대응하기 때문에 10세대급 디스플레이 라인에는 10세대급 크기의 포토마스크가 필요하다. 현재 LG이노텍 포토마스크 라인은 8세대(2200mm X 2500mm)가 최대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LG이노텍 외에 호야⋅PKL 등으로부터도 포토마스크를 구매했지만, 현재는 LG이노텍에서만 포토마스크를 수급하고 있다. 포토마스크가 디스플레이의 핵심인 TFT 회로 패턴 정보를 담고 있는 만큼, 기술 유출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급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LG이노텍이 10세대급 포토마스크 라인에 반드시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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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마스크를 이용한 노광 공정 예시. /LG이노텍 홈페이지 캡처



투자와 관련된 의사 결정은 늦어도 오는 3분기 안에는 이뤄져야 한다.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 투자가 늘면서 포토마스크 주요 장비들 납기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토마스크 생산 라인은 원재료인 블랭크마스크에 패턴을 그리는 과정이 핵심인데, 이 장비들의 납기가 14개월에서 최장 18개월 정도로 길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2분기쯤 10세대급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아직 LCD를 생산할 지, TV용 OLED를 생산할 지 결정하지 않았으나 포토마스크는 TFT 공정에 쓰이기 때문에 선행 투자가 가능하다. 고화질 TV용 LCD와 OLED 모두 TFT는 옥사이드(IGZO) TFT가 공통적으로 쓰인다.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1분기부터 서서히 시험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가정하면 LG이노텍도 이 때부터 포토마스크를 공급해줘야 한다. 따라서 투자 의사결정은 올해 3분기 안에 내놔야 한다.


문제는 투자금액이다. 10세대급 포토마스크 라인 1개를 짓기 위해서는 최소 3000억원이 필요하다. 포토마스크 사업이 속한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조87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89억원에 불과했다. 기판소재사업부는 포토마스크 외에도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스마트폰 메인기판, 반도체 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에 포토마스크 사업 매출은 2000억원~3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기판소재사업부 전체적으로는 최근 주 고객사인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하면서 연간 실적이 하락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뭉칫돈을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 더욱이 LG이노텍은 주력사업인 카메라모듈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투자 재원도 넉넉하지 않다.


디스플레이용 포토마스크 (사진=피케이엘 홈페이지)

▲디스플레이용 포토마스크. /PKL홈페이지 캡처



이 때문에 LG이노텍은 LG디스플레이측에 10세대급 포토마스크 라인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이 완공되면 어차피 LG디스플레이가 메인 고객사가 되는 만큼, 자금 부담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도 공장 내에 자체 마스크숍을 짓고, 블랭크마스크만 구매해 일부 포토마스크를 자체제작하기도 한다.


만약 LG이노텍이 10세대급 라인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LG디스플레이는 일본 SKE에서 10세대급 포토마스크를 구매해야 하는데 SKE는 샤프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여력이 많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투자 금액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결국 투자 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개발 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포토마스크를 외부에서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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