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규모 증설 경쟁에서 가장 주목 받는 회사는 일본 캐논도키다. 선익시스템이 LG디스플레이 E5 라인에 증착장비를 공급하기 전, 사실상 6세대 증착장비 시장을 독점했다. 중국 내 후발주자들이 캐논도키 증착장비를 구매하지 못해 양산 투자 스케줄을 재조정할 정도다. 마치 2009년 LED용 금속유기화학증착장비(MOCVD) 공급을 글로벌 2개사가 과점하면서 수급난이 벌어졌던 것과 유사하다.


증착장비가 선익시스템 등장으로 독점 구조가 깨진 것과 달리 여전히 독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레이저어닐링(ELA)용 엑시머 레이저 소스다.



美 코히런트, 엑시머 레이저 시장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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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사용하는 엑시머 레이저 시장은 100% 미국 코히런트가 독점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디스플레이의 ELA는 AP시스템이, LG디스플레이의 ELA는 일본 재팬스틸웍스(JSW)가 공급하지만 핵심인 레이저 소스는 둘 다 코히런트 제품이다. 


최근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도 자체 ELA를 개발해 중국 업체에 양산 공급했는데, 여기 사용된 레이저 소스 역시 코히런트가 만들었다. ELA는 비정질실리콘(a-Si)을 저온폴리실리콘(LTPS)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OLED 및 LTPS LCD 백플레인 공정 필수 장비다.


코히런트는 점광원인 레이저를 넓은 선형으로 만들어주는 렌즈(Homogenizer)까지 레이저 소스와 함께 세트로 공급한다. ELA 업체들은 코히런트에서 구매한 레이저 소스와 렌즈를 장착할 본체, 운용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해 패널 업체에 공급하는 구조다.


특히 코히런트가 공급하는 부분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 사용하면 갈아끼워야 한다. ELA 업체 매출의 절반이 코히런트 매출로 잡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 향(向) ELA, LG디스플레이 향 대비 생산성 2배



이처럼 한 개 업체가 레이저 소스 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코히런트와의 협력 강도에 따라 투자 효율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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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히런트가 개발한 레이저 소스. /KIPOST



삼성디스플레이가 탕정 A3 라인에서 사용하고 있는 ELA와 LG디스플레이가 구미 E5 라인에 설치한 장비는 생산 효율이 큰 차이가 난다.


삼성디스플레이 향 장비는 ELA 레이저 너비가 1500mm다. 가로길이가 1500mm인 6세대 기판을 한번에 커버할 수 있다. 이에 비해 LG디스플레이 향 장비는 너비가 그 절반인 750mm다. 레이저가 최소 두 번을 왕복해야 기판 하나를 커버할 수 있다. 물론 어닐링을 완료하려면 레이저를 여러번 조사해야 하지만, 레이저 강도가 같다고 가정할 때 삼성디스플레이 향 장비가 2배 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 


두 장비의 생산성 차이는 코히런트가 공급하는 레이저 소스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코히런트가 삼성디스플레이⋅AP시스템과 1500mm 레이저에 대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이를 경쟁사에 공급할 수 없는 구조다.


예컨대 AP시스템이 중국 BOE 등에 공급하는 ELA 역시 레이저 길이가 750mm 짜리다. 이 장비로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생산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장비 구매 대수를 2배로 늘려야 한다. 이는 비용도 문제지만, 라인 공간 효율성도 떨어뜨린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OLED 업력이 긴 삼성디스플레이가 증착장비⋅레이저 소스까지 독점적으로 구매하는 구조는 후발 업체와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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