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구글이 LG디스플레이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매를 추진하는 것은 ‘픽셀’ 서플라이체인관리(SCM) 안정화를 위한 방편이지만, LG디스플레이에도 더 없는 호재다.


애플이라는 초대형 고객사를 잡고 투자를 집행 중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아직 이렇다할 중소형 OLED 고객사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경북 구미 ‘E5’ 라인의 양산 조기 안정화 여부가 구글과의 최종 계약 성사를 가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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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대신할 고객사 구글



LG디스플레이가 아직 중소형 OLED 부문에 삼성디스플레이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지 못하는 것은 양산에 대한 자신감 부족과 함께 판로에 대한 고민이 큰 탓도 있다.


애플이 내년과 내후년 출시할 OLED 아이폰 물량을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한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아직 이렇다 할 대형 고객사를 잡지 못했다.


LG전자의 경우, 연간 스마트폰 6000만대 정도를 판매하는데 아직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델 출시 계획은 없다. 당초 내년 초 출시될 ‘G6(가칭)’에 OLED 버전 추가를 검토했으나, 최근 이 계획을 백지화했다. 


내년 연말쯤 ‘V30(가칭)’을 OLED 버전으로 출시한다고 해도 ‘V 모델’의 판매량 자체가 극히 제한적이다. 사실상 LG전자만 믿고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LG전자 G5. /LG전자 제공



이러한 상황에서 구글과의 OLED 공급계약에 성공한다면 향후 중소형 OLED 투자를 위한 마중물이 되어줄 수 있다.


구글은 LG디스플레이에 장기적으로 6세대(1500mm X 1850mm) 원판투입 기준 월 3만장 물량까지 소화해 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E5와 E6에 공식적으로 투자키로 한 물량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지난 10월 출시된 구글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픽셀과 가상현실(VR) 기기인 ‘데이드림’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향후 공급량 확대를 노려볼 수도 있다. 픽셀 판매량은 올해 연말까지 300만대, 내년 연말까지 8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픽셀은 전 모델 OLED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만 출시된다.



E5 양산 성공이 첫 고비



LG디스플레이 POLED장비반입식 (출처 = LGD)

▲LG디스플레이 E5 라인 장비 반입식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다만 LG디스플레이가 구글과의 협력 관계를 성공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E5 라인의 성공적인 양산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중에 E5의 첫 번째 라인을 양산 가동한다는 목표다. 업계서는 LG디스플레이가 첫 6세대 OLED 양산에 나서는 만큼 조기 안정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OLED 양산에서 가장 중요한 증착장비를 국내 업체인 선익시스템이 공급했는데, 선익시스템 역시 6세대 양산장비 공급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가 그동안 TV용 대형 OLED 양산 수율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려 왔지만, 중소형 OLED 생산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삼성디스플레이조차 크게 애를 먹었던 파인메탈마스크(FMM) 공정에서 얼마나 조기에 수율을 다잡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만약 LG디스플레이가 이른 시일 내에 E5 라인의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구글과의 계약에서도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FMM 공정은 아직 업계서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다년간의 경험이 쌓이기 전에는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A3 1라인 안정화에 8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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