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디스플레이가 ‘갤럭시노트7’에 처음 적용한 와이옥타(Y-OCTA) 기술을 향후 출시될 신제품까지 확대 적용된다. Y-OCTA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공정 중에 터치스크린을 형성시키는 것이 핵심으로, 그동안 외부에서 구매했던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이 필요 없다.


Y-OCTA는 2010년 전후 거대한 후방산업을 형성했던 터치스크린패널(TSP) 산업에 내재화 종지부를 찍는 기술이어서 가뜩이나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TSP 업계에 주름살이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기존 TSP 업체들은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거나 제조 부문을 축소한 채, 터치칩 업체로 변신 중이다. 


▲지난 201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브라이언 버클리 삼성디스플레이 연구담당임원이 ‘윰(Youm)’ 디스플레이를 소개하고 있다. /KIPOST



삼성전자⋅디스플레이, Y-OCTA 적용 늘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탕정 A3 내 1개 라인(6세대 월 1만5000장)을 Y-OCTA 전용 라인으로 구축 완료했다. 이달 출시되는 갤럭시노트7용 OLED 패널은 이 라인에서 생산 중이며,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구축될 OLED 라인은 물론, 기존 OLED 라인에도 Y-OCTA 설비를 들여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Y-OCTA는 박막봉지(TFE)용 유기물과 편광판 사이에 알루미늄 메탈메시 센서를 패터닝 해 터치스크린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플렉서블 OLED용 터치는 ITO가 패터닝 된 필름형 터치센서를 커버유리에 부착하는 ‘GF2’ 방식으로 구현했다. Y-OCTA는 협력사 도움 없이 OLED 공정 중에 터치스크린을 형성할 수 있지만, 수율이 낮을 경우 손실이 커지는 게 단점이다.


삼성전자⋅디스플레이는 갤럭시노트7 생산을 통해 Y-OCTA의 수율과 성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고, 향후 다른 라인업에도 Y-OCTA를 확대 적용키로 했다.


삼성전자⋅디스플레이가 Y-OCTA 양산을 늘리는 것은 내년에 출시될 폴더블 스마트폰(프로젝트 밸리) 출시를 앞두고 ‘담금질’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 밸리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터치스크린용 소재로 사용해 본 적이 없는 메탈메시 소재를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ITO는 반복적인 굽힘에 쉽게 깨지기 때문에 폴버르 스마트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갤럭시노트7에서 메탈메시 소재를 미리 테스트하면, 폴더블 OLED 첫 양산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궁극적으로 Y-OCTA를 폴더블 OLED용으로 개발했다는 것은 Y-OCTA라는 이름에서도 추정할 수 있다. Y는 삼성디스플레이를 폴더블 OLED 브랜명인 ‘윰(Youm)’에서 따왔다.



TSP 협력사에 직격탄



삼성전자⋅디스플레이가 Y-OCTA를 확대 적용하면, 가뜩이나 업황이 부진한 터치스크린패널(TSP) 관련 업계에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역시 내년에 폴더블 OLED 양산을 앞두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역시 Y-OCTA처럼 디스플레이 일체형 TSP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Y-OCTA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선보일 폴더블 스마트폰에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분야는 ITO 필름 공급사와 후공정 업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알프스전자에서 ITO 필름을 공급받아 왔다. 이를 커버유리에 붙이는 후공정은 국내 업체인 에스맥이 담당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Y-OCTA 라인을 늘릴수록 신규 물량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기존 물량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애드-온(add-on) 타입 TSP 소재⋅부품 협력사들은 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다른 사업군으로 비즈니스를 재편 중이다. 


TSP 사업서 고질적인 적자 탓에 애를 먹던 시노펙스는 지난 1분기 관련 사업서 철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멜파스는 2014년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터치칩 팹리스 업체로 변신했다.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TSP 제조부문을 덜어낸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 181원 규모의 투자금을 받아 터치칩 분야 R&D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TSP 협력사로서 수익을 남기기는 더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며 “터치디스플레이 통합칩(TDDI) 등 터치칩 분야로 갈아타는 회사들만 살아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