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올해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량을 100만대로 설정하면서 TV용 편광판 시장에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편광판은 LCD TV 시대 필수 소재였으나 OLED에는 LCD의 절반 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LG디스플레이는 편광판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TV용 OLED 패널도 개발 중이다. OLED TV 대중화는 장기적으로 편광판 시장자체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편광판, LCD에는 2장 - OLED에는 1장

 

 

그동안 LCD TV에 사용되던 편광판은 빛의 진동방향을 일정하게 배열하는 역할을 했다. 빛을 차단하거나 통과시키는 액정과 함께 화상을 구현하는 핵심 기능을 편광판이 담당한다.

 

그러나 OLED 내에서 편광판의 역할은 이와 다르다. 외부에서 비추어진 빛이 OLED 내부의 전극에 맞고 밖으로 재반사되는 것을 차단하는 게 OLED용 편광판의 기능이다. 

 

편광판이 없어도 OLED가 화면을 구성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거울처럼 보이는 탓에 낮에는 사용할 수 없다.

 

현재 상용화된 모든 OLED에 ‘원형 편광판(Circular Polarizer)’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이유다. 

 

 

원형 편광.png

▲원형 편광판의 작동원리. 녹색 부분이 원형 편광판으로, 들어오는 빛의 방향을 45도 틀어주는 역할을 한다. 45도씩 2번 틀어진 빛은 외부로 배출되지 않고 흡수된다. /자료=LG디스플레이

 

 

외부에서 OLED에 들어간 빛이 원형 편광판을 한 번 통과할 때 45도 꺾이고, TFT에 부딪힌 뒤 다시 원형 편광판을 만나면서 재차 45도 꺾인다. 두 번에 걸쳐 진동방향이 90도 꺾인 빛은 화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흡수된다. 사람 눈에는 반사된 빛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LG화학⋅삼성SDI 같은 편광판 업체 입장에서 불리한 점은 편광판 소모량이 OLED가 더 적다는 점이다. 

 

LCD에는 셀 앞뒤로 편광판이 한 장씩, 총 두 장이 들어간다. OLED는 발광층 앞에 한 장만 들어간다. 

 

한 장만 들어간다고 해서 OLED용 편광판이 LCD용 대비 부가가치가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모바일 OLED용 편광판(스미토모⋅니토덴코 공급) 가격은 5인치 제품이 1장에 0.5달러에 불과하다. OLED TV용 편광판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역시 패널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면발광 OLED TV에서는 편광판 아예 빠질 듯

 

 

 

여기에 더해 LG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전면발광(Top Emmision) OLED TV 패널 기술은 편광판을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방식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상업 생산 중인 TV용 OLED는 전량 배면발광(Bottom Emmision) 구조로, 발광층보다 커패시터⋅배선 등이 더 앞에 배치돼 있다. 화면 바깥의 빛이 반사되기 쉬운 형태다. 

 

이보다 진보한 기술인 전면발광은 빛이 향하는 방향 뒤쪽에 회로가 자리하기 때문에 빛 반사가 덜하다. 여기에 발광층 앞에 위치한 컬러필터에서 어느 정도 반사광을 흡수하기 때문에 거울처럼 보일 염려가 적다. 그래도 새어 나가는 빛은 반사방지필름(ARF) 한 장을 추가해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면발광 OLED는 일본 소니가 13인치 시제품을 개발한 적이 있지만, 아직 상용화 하지는 못했다. 유기물 위에 전극을 형성할 때 열에 의해 유기물이 손상될 우려가 큰 탓이다. 

 

 

▲배면발광 및 전면발광 OLED의 구조. 왼쪽이 배면발광, 오른쪽이 전면발광 OLED. /자료=소니

 

 

그러나 궁극적으로 TV용 OLED 패널의 진보 방향은 전면발광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편광판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 단순히 제품 원가를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OLED용 원형 편광판은 구현 원리상 TV의 휘도(밝기)를 절반 정도 감소시키는데, 이는 OLED TV 전력 소모량을 늘리는 주범이다. 

 

이는 각 가정의 전기 요금 뿐만 아니라 OLED 패널에 사용된 유기물 수명에도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인광재료가 개발되지 않은 청색(B) 유기물은 전력 소모량을 줄일수록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된 OLED TV 방식에서도 편광판 시장은 절반으로 축소된다”며 “향후 개발될 기술은 아예 편광판을 쓰지 않아 장기적으로 편광판 시장 축소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사업부(편광판 포함)의 매출액은 2조7640억원,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편광판 포함) 매출액은 1조6421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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