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자사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처음으로 공개해 중화권 반도체 업계의 화두로 등장했다. 빅데이터와 산업4.0 개념을 접목해 생산주기를 짧게 하면서 품질을 높이는 다양한 기법이 한 포럼에서 TSMC 임원진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됐다.

 

 

지난 5월 말 열린 대만기술포럼에서 웨이저자(魏哲家) TSMC 공동 CEO는 “TSMC가 이미 올해 화두인 빅데이터, 기계학습 기술, 제조관리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생산주기(Cycle Time)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TSMC의 장중모 회장은 앞서 중국 언론 톈샤(天下)와 인터뷰에서 “TSMC 내에서 생산주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가장 첨단 반도체의 경우 내부 구조가 겹겹의 1000층에 이르는 케잌에 비유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층을 만들 때 마다 쓰이는 시간의 평균을 생산주기라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TSMC의 스마트 제조가 이 생산주기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과 데이터를 동원한다는 것이다.

 

 

웨이 COO는 “약 15년 전 일찌기 180나노미터(nm) 시대에는 하나의 반도체 내부에 층이 25개 뿐이었는데 한 층을 생산하는 데 이틀씩 걸렸다”며 “최근의 첨단 10nm 반도체는 내부에 이미 80층이 들어가는 데 만약 한 층을 만드는데 이틀이 걸린다면 한 개의 반도체를 만드는 데 160일이 소요돼 반 년이 걸려서야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이 COO에 따르면 최근 TSMC의 10nm 생산주기는 1.1~1.2일 이다. 웨이 COO는 “꿈이 있다면 하루에 한 층씩 생산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늘리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생산주기는 이미 업계 생산성 향상의 주요 관건이다. TSMC 반도체를 쓰는 한 기업은 글로벌파운드리의 생산주기가 TSMC보다 30% 길다고 토로했다. 이에 TSMC가 30%의 매출을 더 가져갈 수 있으며 TSMC의 반도체를 쓰면서 커스터머 관점에서 제품 출시 시기도 1개월 가량 앞당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1개월이면 변화무쌍한 스마트폰 업계에서 생존을 결정하기도 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반도체의 크기가 물리적인 한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에 생산주기와 생산능력의 우위가 곧 기술의 우위가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예컨대 TSMC와 삼성전자가 7nm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TSMC의 7nm는 이미 지난달 시생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삼성전자가 최신 극자외선(EUV) 기술을 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언론 톈샤자즈(天下杂志)는 “일반적으로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역량은 TSMC와 대등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제조 관리 관점에서 TSMC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TSMC가 빅데이터와 기계학습 등을 통해 생산주기를 단축하고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TSMC 제공

 

 

최신 7nm 스마트폰 반도체의 경우 내부 구조가 100층에 달하며 일부 아키텍처는 복잡한 4P4E  리소그래피 기술을 쓰기 때문에 생산주기를 대폭으로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TSMC만 만들 수 있는 상태에서 수요처는 TSMC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삼성전자는 내년이 돼야 EUV 기술로 양산이 가능하고 가격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중국 업계의 예측이다.

 

 

이에 대해 TSMC의 12인치 기술위원회 황위펑(黄裕峰) 처장은 산업4.0 개념을 적용한 TSMC의 스마트 생산에 대해 “TSMC의 첨단 제조 환경은 이미 특유의 전문 시스템으로 조성됐으며 알고리즘과 신경망 자아학습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관리에 있어 10nm 생산라인에서 수집하는 로우 데이터는 과거의 40nm의 10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TSMC가 빅데이터와 기계학습 방식으로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추출하고 있는 것이다.

 

 

1달 30만 장의 웨이퍼를 생산해내는 공장으로서 공장 내 3000대의 장비가 있으며 매일 800만 차례의 생산 관련 명령이 내려진다. TSMC의 공장 관리 시스템은 1분 안에 가장 최적인 생산 배열 조합을 연산해낼 수 있다. 그 결과 납품 시간 준수율이 99.5%에 달하며 상품 생산 주기는 1~1.2일이다.

 

 

TSMC의 생산 정밀도 관리에 있어서,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작아질 수록 물리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지만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 원자 보다 더 작다. 10nm 세대와 28nm를 비교하면 제어 파라미터가 20배나 더 많아졌다.

 

 

이 때문에 매 생산 장비 마다 1000개 이상의 감측 장비가 있으며 TSMC는 이 정밀도를 더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장비 시스템 조정 기록과 빅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등 누적된 기록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장비 상황을 보면 온도와 에어 플로우, 전류 등 파라미터를 조절해 조합할 수 있다.

 

 

TSMC의 팹 매칭(Fab matching) 기술도 중요하다. 서로 다른 구역에서 생산되는 커스터머의 반도체에 대해 일정한 품질을 보장하는 것이다. 수시로 서로 다른 구역의 장비 파라미터를 제어하면서 생산 상황을 최적화 상황을 점검한다. 좋은 모델을 찾아내면 이를 학습하고, 학습한 이후에 새로운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라고 황 처장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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