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공장 생산 기여도 급증

삼성SDI의 중대형 2차전지 생산량이 이달부터 월 500만셀을 돌파할 전망이다. 울산, 중국 시안에 이어 헝가리 괴드 공장까지 생산에 본격 합류하면서 생산능력이 계단식 상향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 e골프 기존 모델의 파워트레인(배터리+전기모터). 각형 배터리지만 차량 하부에 배치된 형태다. /폴크스바겐 제공


헝가리 공장, 5월 생산 시작


삼성SDI가 지난 3월 협력사에 공유한 물량 계획에 따르면 삼성SDI는 울산⋅시안⋅괴드 3곳의 공장에서 6월 기준 중대형 2차전지 470만셀 정도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한대에 97개의 셀이 장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월 4만7000대분의 2차전지가 생산되는 셈이다.

6월 기준으로는 울산이 270만셀, 시안이 168만셀, 괴드가 39만셀씩을 담당하고 있다. 계획표에 따르면 헝가리 공장은 지난 5월 처음 20만셀 정도를 생산해 아직 물량 기여도가 높지는 않다.

다만 삼성SDI의 중대형 2차전지 생산능력은 여름이 시작되는 이달부터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사에 공유한 내용상에는 7월 처음 월간 생산량 500만셀을 넘어서고, 내년 3월에는 600만셀, 내년 5월에는 700만셀을 돌파할 것으로 시나리오가 마련됐다. 삼성SDI가 협력사에 공유하는 물량 계획은 매월 변화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올해 연말과 내년까지 시장 상황이 매우 양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내년에 헝가리 공장의 물량 기여도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헝가리 괴드 공장은 내년 1월 처음 월 100만셀을 돌파하고, 4월에는 생산량 200만셀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량에 있어서는 국내 울산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물량을 담당하게 되는 셈이다.

품목별로 보면 독일 폴크스바겐에 공급하는 37암페어(Ah) 용량 배터리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다. 이미 지난달 소량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 4월에는 160만셀, 내년 5월에는 200만셀 이상의 37Ah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사실상 괴드 공장은 폴크스바겐 전용 라인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에 공유한 물량 계획은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변화를 주기도 한다”면서도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 생산량이 늘면서 계획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단위=천셀 /KIPOST



3각축 중 헝가리 공장 역할 커질 듯



당초 삼성SDI는 울산 공장과 시안⋅괴드 공장을 3각축으로 중대형 2차전지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었으나 향후 괴드 공장의 영향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젤 게이트’로 난관에 빠진 폴크스바겐 그룹을 비롯해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중국보다 시장 전망이 더 밝기 때문이다.

중국 공업화신식부는 지난 7일 2018년 6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을 발표했다. 전기차 109개 업체 324개 모델, PHEV 8개 업체 24개 모델, 수소연료전지차(FCEV) 4개 업체 5개 모델 등이 새롭게 선정됐다. 이번에도 삼성SDI⋅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은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중국 업체들이 삼원계(NCM⋅NCA 양극재를 사용한 제품) 배터리 기술에서 한국산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올때까지 사실상 보조금 규제가 풀리기를 바라는 건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우선은 시안 공장은 가동률을 제고하는 수준에서 관리하면서, 괴드 공장의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전기차는 물론 신재생에너지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까지 더불어 성장하고 있다”며 “삼성SDI가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을 늘리거나 유럽 내 제 2거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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